2023나18356 | 민사 대구고등법원 | 2024.10.30 | 판결 : 상고
원고 (소송대리인 법무법인 중원 담당변호사 이기광 외 1인)
주식회사 ○○○ 외 3인 (소송대리인 변호사 여인협 외 1인)
대구지법 2023. 11. 9. 선고 2023가합200486 판결
2024. 9. 11.
1. 제1심판결 중 아래에서 이행을 명하는 부분에 해당하는 원고의 피고 주식회사 ○○○에 대한 패소 부분을 취소한다.
피고 주식회사 ○○○은,
가. 원고로부터 별지 기재 부동산에 관하여 대구지방법원 등기국 2021. 10. 5. 접수 제138774호로 마친 근저당권설정등기의 말소등기절차를 이행받음과 동시에 원고에게 1,351,069,000원을 지급하고,
나. 원고로부터 위 부동산에 관하여 같은 등기국 2021. 10. 5. 접수 제138738호로 마친 소유권이전등기의 말소등기절차를 인수하라.
2. 원고의 피고 주식회사 △△, 피고 3, 피고 4에 대한 항소를 모두 기각한다.
3. 이 법원에서 추가한 피고 4에 대한 예비적 청구에 따라, 피고 4는 원고에게 57,800,000원 및 이에 대하여 2024. 5. 9.부터 2024. 10. 30.까지는 연 5%, 그다음 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연 12%의 각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
4. 원고의 피고 4에 대한 나머지 예비적 청구를 기각한다.
5. 원고와 피고 주식회사 ○○○ 사이에 생긴 소송총비용 중 10%는 원고가, 나머지는 피고 주식회사 ○○○이 부담하고, 원고와 피고 주식회사 △△, 피고 3 사이에 생긴 항소비용은 원고가 부담하며, 원고와 피고 4 사이에 생긴 항소제기 이후의 소송비용 중 90%는 원고가, 나머지는 피고 4가 부담한다.
6. 제1의 가.항 및 제3항은 가집행할 수 있다.
1. 제1심판결을 취소한다.
2. 피고 주식회사 ○○○은,
가. 원고로부터 별지 기재 부동산에 관하여 대구지방법원 등기국 2021. 10. 5. 접수 제138774호로 마친 근저당권설정등기의 말소등기절차를 이행받음과 동시에 원고에게 1,411,219,000원 및 이에 대하여 2021. 9. 7.부터 이 사건 청구취지 및 청구원인 변경신청서 부본 송달일까지는 연 5%의, 그다음 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연 12%의 각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고,
나. 원고로부터 위 부동산에 관하여 같은 등기국 2021. 10. 5. 접수 제138738호로 마친 소유권이전등기의 말소등기절차를 인수하라.
3. 피고 주식회사 △△, 피고 3, 피고 4는 피고 주식회사 ○○○과 연대하여 위 2.의 가.항 기재 돈에 대하여 2021. 9. 7.부터 이 사건 청구취지 및 청구원인 변경신청서 부본 송달일까지는 연 5%의, 그다음 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연 12%의 각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원고는 제1심에서는 피고 4에 대하여 불법행위에 기한 손해배상청구를 하였으나, 이 법원에 이르러 확약서에 기한 손해배상청구를 예비적으로 추가하였다. 한편 제1심판결 중 제1심 공동피고 2에 대한 부분은 원고가 항소를 취하함으로써 분리·확정되었다).
1. 기초 사실
가. 당사자들의 지위
1) 원고는 약사로서, 남편인 소외 1과 함께 약국을 운영할 목적으로 대구 수성구 (주소 생략) 지상 (건물명 생략) 제1동(이하 ‘□□타워’라 한다) 1층 (호수 1 생략)(구체적인 내역은 별지 기재와 같다. 이하 ‘이 사건 점포’라 한다)을 분양받은 수분양자이다.
2) 피고 주식회사 ○○○(이하 ‘피고 1 회사’라 한다. 대표이사는 제1심 공동피고 2이다)은 부동산 신축, 판매업 등을 영위하는 회사로서 □□타워를 분양·임대하는 사업자이다.
3) 피고 주식회사 △△(이하 ‘피고 2 회사’라 한다. 대표자는 사내이사인 피고 3이다)은 부동산 분양대행업 등을 영위하는 회사로서 피고 1 회사와 용역계약을 체결하고 □□타워의 분양·임대업무를 대행하였다.
4) 피고 4는 외과 의사로서 피고 1 회사로부터 □□타워(호수 2 생략), (호수 3 생략)을 임차한 임차인이다.
나. 피고 1 회사와 피고 4 사이의 임대차계약
1) 피고 1 회사는 2021. 8. 13. 피고 3(◇◇공인중개사사무소)의 입회 아래 피고 4와 사이에 □□타워(호수 2 생략), (호수 3 생략)을 각 보증금 5,000만 원, 차임 월 300만 원, 임대기간 2021. 10. 13.부터 2026. 10. 11.까지 60개월로 정하여 임대하는 내용의 임대차계약을 체결하였는데(갑 제7호증), 여기에는 아래와 같은 특약사항이 부가되어 있었다.
특약사항1. 계약이행의 조건은 계약금 지급 이후 2개월 안에 약국이 맞춰지는 조건이며, 이행이 되지 않을 경우 합의해제하기로 한다.2. 부가가치세 별도임, 렌탈프리 기간은 인도일로부터 6개월로 한다.3. 위 표시된 임대상가(호수 2, 호수 3 생략)는 병의원 시설 용도로 사용한다(연합내과로 개원 예정이며, 의사 2명 이상의 구성원으로 개원하기로 한다).4. 본 건물 관리, 이용은 첨부된 관리규약에 따르며, 임차인은 이 규약을 준수해야 한다. 이를 위반 시 발생하는 모든 책임 및 손해배상은 위반 당사자가 진다.8. 본 상가 인도일은 2021. 10. 18.로 결정한다(인도일은 임차인의 사정으로 당겨질 수 있다).16. 계약기간(66개월) 종료 전 임대인, 임차인은 재계약을 위해 쌍방 간에 협의를 한다.
2) 피고 1 회사와 피고 4는 2021. 9. 13. 위 임대차계약 중 (호수 3 생략)의 임대기간을 2021. 9. 13.부터 2027. 3. 12.까지 66개월로 일부 변경하는 계약을 체결하였다(갑 제18호증의 1).
다. 피고 1 회사와 원고 사이의 분양계약
1) 피고 1 회사는 2021. 9. 7. 원고와 사이에 이 사건 점포를 대금 1,351,069,000원(부가가치세 포함)에 원고에게 분양하는 계약(갑 제8호증의 2)을 체결하였다.
2) 원고는 이 사건 점포 분양계약에 따라 2021. 10. 5.까지 분양대금 전액을 지급하고 위 점포에 관하여 원고 명의로 소유권이전등기를 마치는 한편, 같은 날 농협은행 주식회사로부터 자금을 대출받으면서 그 대출금에 대한 담보로서 위 점포에 관하여 근저당권자 농협은행 주식회사, 채권최고액 1,200,000,000원으로 된 근저당권설정등기를 마쳐주었다.
라. 원고의 약국 개업 및 이후의 상황
1) 원고는 2021. 11. 11. 피고 1 회사로부터 이 사건 점포를 인도받아 ‘☆☆약국’이라는 상호로 약국을 개업하였다.
2) 피고 4가 임차한 □□타워(호수 2 생략), (호수 3 생략)에는 2021. 11. 23. 산부인과 전문의 소외 2 및 내과 전문의 소외 3 명의로 ‘(상호 생략)’이 개원하였으나, 2021. 12. 31. 폐업하였다.
[인정 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4, 8 내지 10, 14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 을가 제1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원고의 주장
가. 이 사건 점포 분양계약의 하자
피고 1 회사의 대표이사인 제1심 공동피고 2와 피고 2 회사의 대표자인 피고 3은 원고에게 ‘□□타워에 최소 내과 전문의 2명이 진료하는 연합내과가 입점한다.’고 거짓말을 하였고, 피고 4는 원고에게 ‘내과 전문의로서 □□타워(호수 2 생략), (호수 3 생략)을 임차하여 다른 내과 전문의와 함께 연합내과를 개원할 것이다.’라고 거짓말을 하였다. 원고는 위 피고들의 거짓말에 속았거나 적어도 위와 같은 내용으로 착오를 일으켜 이 사건 점포에 약국을 개설하면 충분한 수익성이 있다고 판단하고 피고 1 회사와 사이에 이 사건 점포 분양계약을 체결하고, 분양대금 1,351,069,000원, 취득세 59,800,000원, 인지대 350,000원 합계 1,411,219,000원을 지출하였다.
그런데 □□타워에는 산부인과 전문의 1명, 내과 전문의 1명이 의원을 개설하였을 뿐이고, 그마저도 얼마 지나지 않아 폐업함으로써 이 사건 점포에서 당초 예상과 같은 정도로 약국 영업을 할 수가 없었다.
나. 부당이득반환청구
이에 원고는 이 사건 소장 송달을 통하여 기망 또는 착오를 원인으로 이 사건 점포 분양계약을 취소하였으므로, 피고 1 회사는 원고로부터 위 점포에 마쳐진 근저당권설정등기의 말소등기절차를 이행받음과 동시에 원고에게 부당이득의 반환으로 분양대금 1,351,069,000원과 그 지연손해금을 지급하고, 원고로부터 위 점포에 관한 소유권이전등기의 말소등기절차를 인수할 의무가 있다.
다. 손해배상청구
또한 피고 1 회사는 대표이사 제1심 공동피고 2가 소속된 회사이고, 피고 2 회사는 사내이사인 대표자 피고 3이 소속된 회사로서 상법 제389조 제3항, 제210조에 따라, 피고 3, 피고 4는 불법행위를 실행한 사람으로서 서로 연대하여 원고가 입은 분양대금 등 손해 합계 1,411,219,000원과 그 지연손해금을 배상할 의무가 있다.
3. 기망을 원인으로 한 부당이득반환 및 손해배상청구에 대한 판단
다음과 같은 반대사정에 비추어 원고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제1심 공동피고 2 및 피고 3이 이 사건 점포의 분양업무 및 분양대행업무와 관련하여 원고 주장과 같은 기망행위를 하였다거나, 피고 4가 위 제1심 공동피고 2, 피고 3과 공동으로 원고 주장과 같은 기망행위를 하였다고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따라서 원고의 이 부분 주장은 나아가 살필 필요 없이 모두 이유 없다.
1) 피고 1 회사(대표이사 제1심 공동피고 2)는 피고 2 회사에 □□타워의 분양·임대 업무를 위탁한 후 피고 2 회사(피고 3)의 분양대행을 통해 원고와 이 사건 점포에 관한 분양계약을 체결하였을 뿐이고, 원고에게 □□타워 내 병원의 입점에 관하여 구체적인 언질을 준 바 없다.
2) 피고 3은 피고 1 회사로부터 □□타워의 분양·임대 업무를 위탁받은 피고 2 회사의 대표자로서, 이 사건 점포 분양계약 체결을 전후하여 원고에게 □□타워(호수 2 생략), (호수 3 생략)에 관한 임대차계약서를 보여주며 건물 임대현황을 알고 있는 대로 설명하였을 뿐이다.
3) 원고는 피고 3이 공인중개사로서 공인중개사법 제33조 제1항 제4호에 정해진 ‘해당 중개대상물의 거래상 중요사항에 관하여 거짓된 언행 그 밖의 방법으로 중개의뢰인의 판단을 그르치게 하는 행위’를 하였다는 주장도 하였으나, 피고 3은 이 사건 점포의 매매에 관하여 거래당사자 간의 행위를 중개한 것이 아니라 피고 1 회사의 위임에 따라 위 점포의 분양업무를 대행한 것에 불과하고, 나아가 피고 3이 거짓된 언행 등으로 원고의 판단을 그르치게 하는 행위를 하였다고 인정할 만한 증거를 찾아보기도 어렵다.
4) 이 사건 점포 임대차계약 체결 전에 피고 4가 원고 및 소외 1을 만난 사실이 있기는 하나, 당시 피고 4가 원고의 주장과 같이 ‘내과 전문의로서 다른 내과 전문의와 함께 연합내과를 개원할 것이다.’라는 내용으로 거짓말을 하였다고 인정할 만한 구체적인 증거가 없다.
5) 위 피고 등이 □□타워(호수 2 생략), (호수 3 생략)에 관한 임대차계약이 체결된 후에 □□타워 건물 외벽에 ‘연합내과 입점확정’이라 기재된 현수막을 걸어두었다거나 피고 4가 연합내과 개원을 목적으로 □□타워(호수 2 생략), (호수 3 생략)을 임차한 후 계획과 달리 조기에 폐업하였다는 사정만으로, 피고들이 병원 개설과 관련하여 원고를 기망하였다고 단정할 수 없다.
4. 착오를 원인으로 하는 부당이득반환청구
가. 관련 법리
동기의 착오가 법률행위 내용의 중요 부분의 착오에 해당함을 이유로 표의자가 법률행위를 취소하려면 그 동기를 당해 의사표시의 내용으로 삼을 것을 상대방에게 표시하고 의사표시의 해석상 법률행위의 내용으로 되어 있다고 인정되면 충분하고 당사자들 사이에 별도로 그 동기를 의사표시의 내용으로 삼기로 하는 합의까지 이루어질 필요는 없다(대법원 2015. 6. 24. 선고 2014다235219 판결 등 참조). 한편 동기의 착오가 상대방에 의하여 유발된 경우에는 표의자가 그 동기를 의사표시의 내용으로 삼을 것을 상대방에게 표시하였다고 볼 수 있다(대법원 1997. 8. 26. 선고 97다6063 판결 참조).
비록 착오가 미필적인 장래에 관한 불확실한 사실에 관한 것이라 할지라도 민법 제109조가 정하는 착오에서 제외되는 것이 아니다(대법원 2005. 1. 27. 선고 2004다53357, 53364 판결 등 참조).
법률행위 내용의 중요 부분에 착오가 있는 때에는 그 의사표시를 취소할 수 있으나 그 착오가 표의자의 중대한 과실로 인한 때에는 취소하지 못한다. 여기서 ‘중대한 과실’이란 표의자의 직업, 행위의 종류, 목적 등에 비추어 보통 요구되는 주의를 현저히 게을리 한 것을 말한다(대법원 2020. 3. 26. 선고 2019다288232 판결 등 참조). 이때 중대한 과실 유무에 관한 주장과 증명책임은 착오자가 아니라 의사표시를 취소하게 하지 않으려는 상대방에게 있다(대법원 2013. 2. 15. 선고 2012다25364, 2012다25371 판결 등 참조).
나. 취소권의 발생
1) 앞서 든 증거, 을나 제10, 12, 15호증의 각 기재 및 영상, 당심 증인 소외 4의 증언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을 종합하면, 원고는 이 사건 점포 분양계약 체결 과정에서 □□타워(호수 2 생략), (호수 3 생략)에 개원하는 의원의 규모나 전문의 구성, 운영기간 등을 오인함으로써 동기의 착오를 일으켰다고 인정되고, 나아가 원고의 위와 같은 동기는 위 분양계약 당시 피고 1 회사를 대리한 피고 2 회사(피고 3)에 표시되어 계약의 내용에 포섭되었으며, 만일 이러한 착오가 없었더라면 원고나 일반인의 입장에서 위와 같은 내용으로 분양계약을 체결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충분히 인정된다. 따라서 원고는 민법 제109조 제1항에 따라 이 사건 점포 분양계약을 취소할 수 있으므로, 원고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있다.
가) 의약분업 실시 이후 통상적인 약국은 매출과 수익에 있어 일반의약품을 판매하는 것보다 병원이 발행하는 처방전에 따라 처방약을 조제하는 비중이 훨씬 크므로, 특정 점포를 분양받아 약국을 개설하려는 사람에게 있어 같은 상가건물에 어떤 병의원이 입점(개원)하는지 여부는 분양계약 체결 여부를 결정하는 매우 중요한 요소로 작용한다.
나) 원고와 소외 1은 기존에 운영하던 약국을 옮길 장소를 찾던 중 제약회사 직원인 소외 4로부터 □□타워 내에 입점할 병원 현황을 설명 듣고, 같은 건물에 약국을 개설하기 위해 □□타워의 분양대행회사 대표자인 피고 3을 소개받았다. 이 사건 분양계약 당시 □□타워 건물 외벽에는 ‘연합내과 입점확정·약국분양문의’라는 현수막이 부착되어 있었다.
다) 원고 측은 피고 3에게 □□타워에 연합내과가 입점하는지 물었고, 이에 피고 3은 원고 측에 피고 4의 임대차계약서를 보여주었으며, 위 계약서에는 특약사항 제3호로 ‘연합내과로 개원 예정, 의사 2명 이상의 구성원으로 개원하기로 한다.’라는 문구가 기재되어 있었다. 피고 3은 이 사건 분양계약을 체결하기 이전 소외 5로부터 ‘의사혼자하면 땡땡내과 의사2인 이상하면 연합내과’라는 문자메시지와 함께 내과 전문의 및 대장내시경 전문의(내과 전문의) 프로필을 기재한 사진을 전송받았는바, 피고 3은 피고 4 이외에 내과 전문의 2인이 □□타워 건물에서 진료할 것이라고 알고 있었고, 이를 그대로 원고 측에게 설명하였다.
라) 피고 3은 원고 측이 □□타워의 병원 입점 상황을 확인할 수 있도록 피고 4와 직접 만날 수 있게 해주기도 하였다.
마) 이 사건 분양계약서에는 □□타워 건물 중 이 사건 점포만 유일하게 ‘약국’ 용도로 사용할 수 있음이 명시되어 있고, 위 계약서에 첨부된 확약서(이하 ‘이 사건 확약서’라 한다) 및 □□타워의 관리규약에도 같은 취지의 내용이 기재되어 있다.
바) 이 사건 점포의 평당 분양가는 85,000,000원으로 □□타워 건물 중에 제일 높게 책정되어 있었고, □□타워 1층의 다른 점포들과 비교하여 보더라도 위치나 접근성이 두드러지게 양호하다고 보이지 아니함에도 평당 분양가가 최소 2.42배에서 최대 2.47배까지 높은 수준이었다.
사) 그런데 □□타워(호수 2 생략), (호수 3 생략)에 내과 전문의 2명이 근무하는 연합내과가 개원하여 상당 기간 진료를 할 것이라는 원고의 당초 예상과 달리 내과 전문의 1명, 산부인과 전문의 1명이 2021. 11. 23. 위 호실에서 개원하였다가 약 한 달 만에 폐업하였을 뿐이고, 그 후로 예정된 규모의 의원이 개설되지 않아 원고로서는 위 약국을 정상적으로 운영하기 곤란한 상황이다.
2) 이에 대하여 피고 1 회사는, 원고가 이 사건 점포 분양계약서에 ‘연합내과 개원’에 관하여 기재하지 않았고 이에 관하여 분양주체인 피고 1 회사에 별도로 확인을 해보지 않았으므로 원고의 착오에 중대한 과실이 있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피고 2 회사는 이 사건 분양대행 계약에 따라 원래 피고 1 회사가 수행하여야 할 □□타워의 분양계약 등을 담당한 분양대행사로서 피고 1 회사를 위하여 선량한 관리자의 주의로써 위임사무를 처리하여야 하는 수임인에 해당함을 알 수 있다. 이러한 사정을 감안할 때, 원고가 피고 1 회사의 수임인인 피고 2 회사의 연합내과 입점 설명을 그대로 믿고 이를 이 사건 분양계약서에 적어달라고 요구하지 않거나 피고 1 회사에 이를 별도로 확인하지 않았다고 하더라도, 이러한 이유만으로 이 사건 착오가 중대한 과실로 인한 것이라고 볼 수는 없고, 달리 이를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다. 따라서 피고 1 회사의 위 주장은 이유 없다.
다. 부당이득반환의무의 발생과 범위
원고의 착오를 이유로 한 이 사건 분양계약 취소의 의사표시가 포함된 이 사건 소장이 2023. 1. 27. 피고 1 회사에 송달되었음은 기록상 분명하므로, 이 사건 분양계약은 2023. 1. 27. 적법하게 취소되었다. 따라서 피고 1 회사는 원고에게 부당이득반환으로 이 사건 분양계약에 따라 지급받은 분양대금 합계 1,351,069,000원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원고는 위 금액에 대하여 2021. 9. 7.부터의 지연손해금의 지급을 아울러 구하나, 매매계약의 취소에 따른 원상회복으로서 매도인의 매매대금 반환의무와 매수인의 소유권이전등기 등 말소의무는 동시이행관계에 있으므로, 피고 1 회사는 원고로부터 소유권이전등기 등 말소등기절차를 이행받음과 동시에 위 분양대금을 반환할 의무가 있는바, 원고가 피고 1 회사에 소유권이전등기 등 말소등기절차를 이행 또는 이행의 제공을 하였다는 점에 관한 주장·증명이 없는 이상 피고 1 회사가 분양대금 반환의무의 이행지체에 빠졌다고 볼 수 없으므로, 원고의 이 부분 청구는 이유 없다).
또한 원고는 이 사건 점포에 관한 소유권이전등기 명의로 인하여 세금 부과 등 사회생활상 또는 법상 불이익을 입을 우려가 있으므로, 피고 1 회사는 취소로 인한 원상회복으로 원고로부터 소유권이전등기 말소등기절차를 인수할 의무가 있다(대법원 2001. 2. 9. 선고 2000다60708 판결 등 참조).
라. 소결론
그렇다면 피고 1 회사는, 원고가 구하는 바에 따라 원고로부터 이 사건 근저당권설정등기의 말소등기절차를 이행받음과 동시에 원고에게 1,351,069,000원을 지급할 의무가 있고, 원고로부터 이 사건 소유권이전등기의 말소등기절차를 인수할 의무가 있다.
5. 확약서에 기한 청구(피고 4에 대한 예비적 청구)
가. 원고의 주장
피고 4는 이 사건 확약서 제4조를 통하여 □□타워에서의 임대차 기간 중 병원 영업의 중단 등으로 임대인 및 약국의 손해가 발생하는 경우 그 손해를 배상하기로 약정하였는데, 피고 4는 □□타워에서 병원을 개원한지 약 한 달 만에 폐업하였으므로 □□타워 건물의 약국 운영자인 원고에게 그 손해를 배상하여야 하며, 그 손해액은 합계 735,334,500원(= 이 사건 점포의 분양대금과 □□타워 건물 다른 점포의 분양대금과의 차액 675,534,500원 + 취득세 59,800,000원)이다.
나. 관련 법리
제3자를 위한 계약이라 함은 통상의 계약이 그 효력을 당사자 사이에서만 발생시킬 의사로 체결되는 것과는 달리 계약 당사자가 자기들 명의로 체결한 계약에 의하여 제3자로 하여금 직접 계약 당사자의 일방에 대하여 권리를 취득하게 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는 계약인바, 어떤 계약이 제3자를 위한 계약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당사자의 의사가 그 계약에 의하여 제3자에게 직접 권리를 취득하게 하려는 것인지에 관한 의사해석의 문제로서 이는 계약체결의 목적, 계약에 있어서의 당사자의 행위의 성질, 계약으로 인하여 당사자 사이 또는 당사자와 제3자 사이에 생기는 이해득실, 거래 관행, 제3자를 위한 계약제도가 갖는 사회적 기능 등 제반 사정을 종합하여 계약당사자의 의사를 합리적으로 해석함으로써 판별할 수 있다(대법원 1997. 10. 24. 선고 97다28698 판결 참조).
다. 판단
1) 피고 4는 피고 2 회사와 사이에 2021. 9. 13. 이 사건 확약서를 작성하였고, 그 확약서 제4조는 "피고 2 회사가 피고 4에게 지원금을 지급한 이후 병원 입점을 위한 공사의 중단, 공사로 인한 병원 입점의 지연, 임대차 기간 중 영업의 중단 등으로 인하여 상가건물의 분양주(임대인) 및 약국의 손해가 발생하는 경우 내과병원 임차인이 그 손해를 배상하여야 한다."라고 정한 사실, 피고 4는 2021. 11. 23. 소외 2를 개설자로 하여 □□타워 건물에 (상호 생략)을 개원하였으나 약 한 달 후인 2021. 12. 31. 위 병원을 폐업한 사실은 앞서 본 바와 같다.
위 인정 사실에 따르면, 피고 4는 피고 2 회사와 사이에 피고 2 회사로부터 인테리어 및 병원시설 비용 등의 지원금을 지급받는 대신 병원 임대차 기간 중 영업을 중단함으로써 이 사건 점포를 분양받아 약국을 운영하는 원고에게 손해가 발생한 경우 그 손해를 배상할 것을 약정하였으므로, 이 사건 확약서는 제3자를 위한 계약에 해당한다. 원고는 2024. 1. 15. 자 준비서면의 송달로 피고 4에게 직접 위 확약서에 기한 이행청구를 함으로써 이 사건 확약서의 이익을 받겠다는 의사를 표시하였다고 봄이 타당하므로, 원고는 피고 4에 대하여 병원 영업 중단으로 인한 원고의 손해를 배상할 것을 청구할 수 있다.
[이에 대하여 피고 4는 2021. 12. 21.경 소외 5와 사이에 ‘양도인 피고 4는 (상호 생략)에 대한 권리, 보증금, 시설, 비품 등의 모든 것에 대하여 소외 5에게 양도하였음을 확인한다. 향후 양도인은 위 병원과 관련한 모든 사안에 대해 민형사상 책임을 지지 않는다.’는 내용의 양도확인서를 작성하였으므로, 피고 4는 원고에 대하여 어떠한 의무도 없다는 취지로 주장하나, 제1심 증인 소외 5, 당심 증인 소외 4의 각 증언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 즉 ① 위 양도확인서는 피고 4와 소외 5 사이에 작성되었을 뿐이므로, 피고 2 회사와 피고 4 사이의 이 사건 확약서의 효력에 어떤 영향도 미치지 않는 점, ② 소외 5는 자신이 임의로 위와 같은 양도확인서를 작성 받았을 뿐, 위 양도확인서 작성에 관하여 피고 3으로부터 어떠한 위임이나 지시도 받은 적이 없는 점, ③ 위 양도확인서 작성 이후 이에 대하여 피고 2 회사 내지 피고 3이 동의하거나 승낙하였다고 볼 만한 어떠한 자료도 찾을 수 없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위 양도확인서 작성만으로 이 사건 확약서가 효력이 없다거나 위 확약서에 기한 피고 4의 의무가 소멸하였다고 보기 어렵다. 피고 4의 위 주장은 이유 없다.]
2) 손해배상의 범위에 관하여 보건대, 갑 제16호증의 기재에 의하면 원고가 약국 운영 목적으로 이 사건 점포를 분양받기 위하여 취득세 59,800,000원을 지출한 사실이 인정되고, 피고 4가 (상호 생략)을 개원한 지 약 한 달 만에 영업을 중단함으로써 결국 원고가 약국을 폐업하고 이 사건 소송을 통해 이 사건 분양계약을 취소하기에 이르렀으므로 위 취득세 상당액은 원고의 손해로 봄이 타당하다(원고는 이 사건 점포의 분양대금과 □□타워 건물 다른 점포의 분양대금과의 차액도 손해에 포함된다고 주장하나, 이는 피고 4의 병원 운영 중단으로 인한 손해라고 보기 어렵다).
라. 소결
따라서 피고 4는 원고에게 이 사건 확약서에 기한 손해배상으로 59,800,000원 및 이에 대하여 2024. 5. 9.(예비적 청구가 기재된 2024. 1. 25. 자 항소이유서의 피고 4에 대한 공시송달 효력 발생일 다음 날)부터 2024. 10. 30.(피고 4가 그 이행의무의 존재 여부나 범위에 관하여 항쟁함이 타당하다고 인정되는 이 판결 선고일)까지 민법이 정한 연 5%, 그다음 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이 정한 연 12%의 각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6.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피고 1 회사에 대한 청구는 위 인정 범위 내에서 이유 있어 인용하고 나머지 청구는 이유 없어 기각하며, 피고 2 회사, 피고 3에 대한 청구 및 피고 4에 대한 주위적 청구는 이유 없어 모두 기각하고, 피고 4에 대한 예비적 청구는 위 인정 범위 내에서 이유 있어 인용하고, 나머지 예비적 청구는 이유 없어 기각하여야 한다.
제1심판결 중 피고 1 회사에 대한 부분은 이와 일부 결론을 달리하여 부당하므로 위 인용 부분에 해당하는 부분을 취소하고 위 인용 부분의 이행을 명하며, 제1심판결 중 피고 2 회사, 피고 3, 피고 4에 대한 부분은 이와 결론을 같이하여 정당하므로 원고의 피고 2 회사, 피고 3, 피고 4에 대한 항소는 모두 기각하며, 이 법원에서 추가한 피고 4에 대한 예비적 청구는 위 인정 범위 내에서 이유 있어 인용하고 나머지 예비적 청구는 이유 없어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별 지] 생략
판사 손병원(재판장) 남명수 이도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