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나13730 | 민사 대구고등법원 | 2024.11.13 | 판결 : 상고
원고(미성년자이므로 법정대리인 친권자 부 소외 1, 모 소외 2) (소송대리인 법무법인 큐브 담당변호사 이민정)
학교법인 ○○○재단 (소송대리인 법무법인 에스디지 담당변호사 변윤석)
대구지법 2024. 6. 25. 선고 2023가합206330 판결
2024. 10. 2.
1. 제1심판결을 취소한다.
2. 원고의 청구를 모두 기각한다.
3. 소송 총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1. 청구취지
가. 피고가 운영하는 △△고등학교의 성적관리위원회가 2023. 10. 18. 원고의 영어시험 및 정보시험 점수를 각 0점 처리하기로 한 결의는 무효임을 확인한다.
나. 피고가 운영하는 △△고등학교에서 2023. 10. 10. 실시한 2023학년도 1학년 2학기 중간고사 1교시 영어시험 및 2교시 정보시험에 관하여 원고의 영어시험 점수가 90점, 정보시험 점수가 100점임을 각 확인한다.
2. 항소취지
주문과 같다.
1. 기초 사실
가. 피고는 대구 수성구 (주소 생략) 소재 △△고등학교(이하 ‘이 사건 학교’라고 한다)를 운영하고 있는 법인이고, 원고는 이 사건 학교에 재학 중인 학생이다.
나. 원고는 2023. 10. 10. 이 사건 학교에서 실시한 2023학년도 1학년 2학기 중간고사 1교시 영어 과목, 2교시 정보 과목 시험(이하 각 ‘이 사건 영어시험’, ‘이 사건 정보시험’이라 한다) 등에 응시하였다.
다. 이 사건 학교는 부정행위를 방지하기 위하여 1학년 학생과 3학년 학생을 같은 교실에서 시험을 치르게 하였고, 1교시 시험 시작 전에 학생들에게 소지하고 있는 전자기기를 모두 제출하도록 하였으며, 이에 따라 원고도 휴대폰을 제출하였다. 또한 이 사건 학교의 교사 1명이 교실에서, 다른 교사 1명이 복도에서 각 시험 감독을 하였다.
라. 원고가 이 사건 정보시험을 치르던 중 교실 내 어디선가 휴대폰으로 추정되는 진동이 울렸고, 감독교사는 해당 사실을 교사본부에 보고하였다. 이에 연구부장을 포함한 감독교사들은 이 사건 정보시험이 끝난 후 위 교실로 들어와 시험지를 수거하면서 학생들에게 휴대폰 진동이 울렸음을 알리고 ‘반입이 금지된 전자기기를 가지고 있는 학생은 자진해서 나오라.’고 하였으나, 자진해서 나온 학생이 없었다. 이후 교사들은 위 교실 내에 있는 학생들의 가방을 전수조사하였고, 그 결과 원고의 가방에서 블루투스 이어폰이 케이스에 넣어진 채로 발견되었으며, 다른 1학년 학생에게서 전자담배가, 다른 3학년 학생에게서 태블릿PC, 블루투스 이어폰이 발견되었다.
마. 원고는 이후 이 사건 학교 휴게실에서 ‘가방에 블루투스 이어폰이 있다는 사실을 전혀 몰랐다.’는 취지의 자술서를 작성하였다.
바. 이 사건 학교의 성적관리위원회는 2023. 10. 18. ‘이 사건 영어, 정보시험 중 블루투스 이어폰을 지참한 원고의 행위가 2023년 △△고등학교 학업성적관리 규정(이하 ‘이 사건 규정’이라 한다)에서 정하는 부정행위에 해당한다.’는 이유로, 이 사건 영어, 정보시험 점수를 모두 0점 처리하기로 결의(이하 ‘이 사건 결의’라 한다)하였다.
사. 한편 이 사건 영어, 정보시험이 0점 처리되지 않았다면 원고가 받았을 점수는 영어 과목 90점, 정보 과목 100점이다.
아. 이 사건 규정의 주요 내용은 아래와 같고, 이 사건 규정과 관련된 법규 및 지침은 별지 기재와 같다.
Ⅳ. 교과학습발달상황 평가 및 관리 4. 평가 시행 및 관리 라. 평가의 시행 및 관리 2) 부정행위 예방 마) 부정행위의 유형은 다음과 같다.※ 부정행위 유형* 다른 수험생의 답안지를 보거나 보여주는 행위* 다른 수험생과 손동작, 소리 등으로 서로 신호를 하는 행위* 부정한 휴대물을 보거나 무선기기 등을 이용하는 행위* 대리 시험을 의뢰하거나 대리로 시험에 응시한 행위* 다른 수험생에게 답을 보여주기를 강요하거나 위협하는 행위* 시험 종료령이 울린 후에도 계속 답안지를 작성하는 행위* 한 시간에 2과목 이상의 시험을 실시하는 경우 선택과목 시간별로 해당 선택과목이 아닌 다른 선택과목의 문제지를 보거나 동시에 2과목 이상의 문제지를 보는 행위* 감독관의 본인 확인 및 소지품 검색 요구에 따르지 않는 행위* 고사실 반입금지 물품을 당일 고사 실시 이전에 제출하지 않고 소지하는 행위* 시험시간 동안 휴대금지 물품(책, 연습장, 메모지 등)을 책상 서랍 등 임의의 장소에 보관한 행위* 위에 명시되지 않은 경우, 위원회 심의를 거쳐 학교장이 결정한다. 바) 시험 기간 중 고사실에서는 반입금지 물품 지참을 금지하고, 이를 위반한 경우에는 부정행위로 처리한다.※ 고사실 반입금지 물품휴대전화, 스마트기기(스마트워치 등), 디지털 카메라, 전자사전, MP3 플레이어, 카메라펜, 전자계산기, 라디오, 휴대용 미디어 플레이어, 통신·결제기능(블루투스 등) 또는 전자식 화면 표시기(LED 등)가 있는 시계, 전자담배, 통신(블루투스) 기능이 있는 이어폰 등 모든 전자기기 사) 부정행위자와 부정행위 협조자에 대한 징계 여부 및 절차 등에 관해서는 학생선도위원회에 회부하여 학생선도위원회의 결정으로 정한다. 5) 0점으로 처리하는 경우 가) 부정행위자는 부정행위를 한 해당 고사의 해당 과목(단, 고사실 반입금지 물품 소지로 인한 부정행위는 해당 고사와 그 이전의 당일 모든 과목) 나) 부정행위 협조자도 부정행위자와 동일하게 처리 다) 기타 부정행위 관련 세부 기준은 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학교장이 정한다.
[인정 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2 내지 4호증, 을 제1 내지 7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원고의 주장
가. 원고는 이 사건 영어, 정보시험 당시 자신의 가방에 블루투스 이어폰이 있다는 사실을 인식하지 못하였고 이를 이용하여 시험의 공정성을 해치는 행위를 할 의사도 없었으므로, 원고가 가방 안에 블루투스 이어폰을 보관한 행위는 이 사건 규정에서 정한 ‘고사실 반입금지 물품 지참행위’에 해당하지 않는다. 따라서 이 사건 결의는 처분사유가 존재하지 않으므로 무효이다.
나. 설령 원고의 위 행위가 고사실 반입금지 물품 지참행위에 해당하더라도, 원고에게 시험의 공정성을 해치는 행위를 할 의사가 없었고 현실적으로 그러한 행위가 거의 불가능하였던 점, 이 사건 학교 측의 관리 소홀로 인해 원고가 블루투스 이어폰을 지참하고 시험에 응시하게 되었던 점, 이 사건 영어, 정보시험 과목이 0점 처리된다면 생활기록부에 영구적으로 기록이 남아 원고에게 심각한 불이익을 초래하는 점 등을 고려하면, 이 사건 결의는 재량권을 일탈·남용하여 무효이다.
다. 따라서 원고에게 이 사건 영어, 정보시험에서 실제 채점점수인 영어 과목 90점, 정보 과목 100점이 인정되어야 하므로, 이 사건 결의의 무효 및 위 각 점수의 확인을 구한다.
3. 판단
가. 관련 법규 및 법리
초·중등교육법 제25조 제1항 제5호, 같은 법 시행규칙 제21조 제1항 제5호에 의하면, 학교의 장은 학생의 교과학습 발달상황, 즉 ‘학생의 재학 중 이수 교과, 과목명, 평가 결과 및 학습활동의 발전 여부 등’을 학교생활기록으로 작성하여 관리해야 한다. 한편 이러한 학교생활기록 작성·관리에 관하여, 초·중등교육법 제25조 제1항은 교과학습 발달상황 등에 관한 자료의 작성 기준을 교육부령으로 정하도록 위임하고 있고, 같은 법 시행규칙 제25조는 같은 시행규칙 제21조부터 제24조까지의 규정에서 정한 사항 외에 학교생활기록 작성·관리 등에 필요한 사항을 교육부장관이 정하도록 하고 있으며, 교육부훈령인 학교생활기록 작성 및 관리지침 제15조 제1항 [별표 9] 제1호 (바)목에서는 각급 학교가 시·도교육청 학업성적관리 시행지침에 따라 학교별 세부적인 학업성적관리규정을 제정하여 활용하도록 정하고, (자)목에서는 부정행위 예방 대책과 부정행위자(협조자 포함) 처리 절차 및 처리 기준을 시·도교육청의 학업성적관리 시행지침에 따라 학업성적관리규정에 마련하여, 학기 초에 학생 및 학부모에게 안내하며 부정행위 적발 시 절차 및 규정에 따라 엄중히 처리한다고 규정한다.
부정행위는 시험의 공정성을 해하거나 해할 우려가 있는 시험에 관한 일체의 부정행위를 통틀어 지칭하는 것으로서, 그것이 시험 결과에 영향을 미치지 아니하였어도 부정행위에 해당할 수 있다(대법원 1991. 12. 24. 선고 91누3284 판결, 대법원 2006. 7. 13. 선고 2006다23817 판결 등 취지 참조).
나. 처분사유의 존부
1) 이 사건 규정 Ⅳ. 4. 라. 2)의 마)항 및 바)항은 블루투스 이어폰을 포함한 모든 전자기기를 고사실 반입금지 물품으로 정하고, 시험 기간 중 고사실에 반입금지 물품을 지참하는 경우 부정행위로 처리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국립국어원 표준국어대사전에 의하면 "지참"은 "무엇을 가지고서 모임 따위에 참여함"을 의미하고, 위 기초 사실에서 본 바와 같이 이 사건 영어, 정보시험이 끝난 후 곧바로 실시된 소지품 검사에서 원고의 가방 안에 있던 블루투스 이어폰이 발견되었는바, 이에 의하면 원고는 블루투스 이어폰을 가지고 이 사건 영어, 정보시험에 참여하였으므로 블루투스 이어폰을 ‘지참’한 것으로 볼 수 있다. 따라서 원고가 고사실 책상에 걸린 가방에 블루투스 이어폰을 보관한 행위는 고사실 반입금지 물품을 지참한 행위로서 이 사건 규정상 부정행위에 해당하므로, 원고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2) 이에 대하여 원고는, 원고가 시험 시작 전에 휴대폰을 제출하여 블루투스 이어폰이 있어도 시험의 공정성을 해치는 행위는 불가능하였던 점, 블루투스 이어폰이 케이스에 넣어진 채로 가방에서 발견된 점, 원고가 ‘가방에 블루투스 이어폰이 있다는 사실을 몰랐다.’는 취지의 자술서를 작성한 점 등을 고려할 때, 원고는 가방에 블루투스 이어폰이 있다는 사실을 인식하지 못하였으므로 반입금지 물품을 지참한 행위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원고 주장의 위 사정만으로 원고가 이 사건 영어, 정보시험 당시 가방 안에 블루투스 이어폰이 있다는 점을 인식하지 못하였다고 보기 어려울 뿐만 아니라, 이 사건 규정 관련 조항의 취지는 소지자의 주관적인 의도나 실제로 이를 사용하여 시험의 공정성에 영향을 미칠 만한 행위를 하였는지 여부와 상관없이 반입금지 물품의 소지라는 객관적 사실 자체를 부정행위로 간주하여 이를 둘러싼 분쟁의 소지를 차단함과 동시에 지필평가의 공정성을 확보하기 위한 것인바, 원고에게 블루투스 이어폰을 이용하여 시험의 공정성을 해치는 행위를 할 의도가 없었다거나 그러한 행위를 하는 것이 현실적으로 거의 불가능하였다고 하더라도, 원고의 행위는 이 사건 규정에서 금지한 반입금지 물품 지참행위에 해당한다고 봄이 타당하다. 원고의 위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는다.
다. 재량권 일탈·남용 여부
앞서 든 증거, 갑 제5호증, 을 제15 내지 17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가지번호 포함)의 각 기재, 이 법원의 대구광역시교육청과 한국교육과정평가원에 대한 각 사실조회 결과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해 인정되는 다음의 사실 내지 사정들에 비추어 보면, 원고의 블루투스 이어폰 소지의 태양 및 적발 경위, 원고가 이 사건 결의로 입게 되는 불이익 등 원고가 주장하는 사정들을 모두 감안하더라도 이 사건 결의가 재량권을 일탈·남용하였다고 볼 수 없다. 따라서 원고의 이 부분 주장도 이유 없다.
1) 이 사건 학교는 부정행위 유형, 고사실 반입금지 물품, 부정행위에 따른 성적 처리 기준 등을 포함한 이 사건 규정을 원고를 포함한 학생들 및 학부모들에게 사전에 수차례 반복하여 고지하였고, 원고는 2023. 4. 27. ‘블루투스 이어폰을 포함한 모든 전자기기 반입이 금지되고, 반입금지 물품을 당일 고사 실시 이전에 제출하지 않고 소지한 경우 부정행위로 처리되며, 반입금지 물품 적발 시 해당 시험 과목뿐만 아니라 그 이전 교시의 시험 과목이 모두 0점 처리된다.’는 내용이 포함된 ‘2023. 정기고사 응시 유의사항 안내’를 확인하고 이에 서명하였다.
2) 이 사건 학교는 2023학년도 2학기 중간고사에 앞서서도 2023. 9. 11. 모든 전자기기 소지 금지 등을 포함한 ‘2023학년도 2학기 영어듣기 시험 학생 안내자료’를 교실 게시판에 게시하였고, 2023. 10. 4. ‘2학기 중간고사 전 전자기기 반입금지 및 부정행위 처리 관련 중간고사 응시 유의사항’을 방송으로 안내하였다. 중간고사 기간 동안(2024. 10. 5.~10. 11.)에는 모든 전자기기 소지 금지 및 부정행위 처리 내용이 포함된 ‘시험 중 유의사항’을 칠판에 게시하였고, 1교시 예비령 시간에 ‘학생들은 담임선생님 조례시간에 미처 전자기기를 제출하지 못하였다면 1교시 감독 선생님께 반드시 제출바랍니다. 시험 중에는 전자기기를 소지하고 있는 것만으로도 부정행위로 간주됨을 유의하기 바랍니다.’라는 내용을 방송하였다. 또한 이 사건 영어, 정보시험이 있었던 2023. 10. 10. 당일에도 원고의 담임교사가 조례시간에 모든 전자기기를 제출할 것과 그 소지가 발견되는 경우 부정행위로 처리된다는 것을 설명하였고, 1교시 이 사건 영어시험 시작 전 감독교사가 재차 모든 전자기기 소지 금지 규정을 안내하고 제출하지 못한 전자기기가 있는지 확인하여 제출할 것을 안내하였다. 이 사건 영어, 정보시험 문제지 표지에도 ‘블루투스 이어폰을 포함한 모든 전자기기 반입이 금지되고, 반입금지 물품을 당일 고사 실시 이전에 제출하지 않고 소지한 경우를 위반할 시 적발 당시 해당 시험 과목뿐만 아니라 그 이전 교시의 시험 과목이 모두 0점 처리된다.’는 점이 명시되어 있었다.
3) 위와 같은 사정들에다가 ① 원고가 졸업한 □□중학교의 학업성적관리규정 역시 블루투스 이어폰 등 모든 전자기기의 고사실 반입을 금지하고 이를 위반할 시 해당 과목 성적을 0점 처리한다고 규정하고 있는 점, ② 이 사건 학교의 2023년도 1학기 기말고사에서도 전자기기(휴대폰) 소지가 적발되어 해당 교시 과목이 0점 처리된 사례가 있었던 점(원고가 입학하기 전인 2021학년도에는 블루투스 이어폰 소지로 인한 부정행위 처리 사례도 존재한다) 등까지 더하여 보면, 원고로서는 블루투스 이어폰 등 전자기기의 소지만으로도 부정행위에 해당하여 해당 교시 과목이 0점 처리되므로 시험 기간 중 전자기기 소지에 특히 유의해야 한다는 점을 충분히 인지하고 있었다고 할 것이고, 원고에게 시험 시간 중 전자기기를 소지한 행위에 대한 책임을 지우는 것이 현저히 부당하다고 볼 수 없다.
4) 이 사건 규정 중 부정행위자 처리에 관한 부분은 대구광역시교육청이 마련한 2023학년도 ‘고등학교 학업성적관리 시행지침’에 규정된 부분을 그대로 원용한 것이다. 대구광역시교육청은 고등학교 내신의 대학입학전형에서의 중요성 등을 고려하여 위 시행지침 중 부정행위 처리 기준에 관하여 대학수학능력시험의 부정행위 처리 기준을 따르고 있고, 대구 소재 대부분의 중·고등학교 특히 내신평가가 중요한 일반계 고등학교는 교육청의 위 시행지침을 그대로 따르고 있다.
이에 대하여 원고는, 대학수학능력시험의 경우 대학 입시의 당락을 결정하는 중요한 시험일 뿐만 아니라 1년에 1회 전국적으로 시행되는 반면, 고등학교 지필평가는 1년에 4회(중간시험 2회, 기말시험 2회) 시행되고 시험관리 방식에 있어서도 차이가 있으므로, 부정행위에 대한 경각심의 정도에 있어 고등학교의 중간·기말고사와 비교할 수 없는바, 고등학교 지필평가에서의 부정행위에 대하여 대학수학능력시험에서와 같은 기준을 적용하는 것은 부당하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2025학년도 대학입학모집인원 기준 수시와 정시의 비율은 약 79%, 21% 정도이고, 수시전형에서 고등학교 내신성적이 가지는 중요성을 고려할 때 이를 결정하기 위한 고등학교 지필평가의 중요성이 대학수학능력시험보다 떨어진다고 볼 수 없다.
5) 원고는 대구의 일부 중·고등학교에서 전자기기 소지에 따른 부정행위 처리에 대한 규정을 의무규정이 아닌 재량규정으로 두거나, 부정행위의 유형 및 상황 등을 검토하여 부정행위 해당 여부를 결정하거나, 금지물품 적발 해당 교시의 성적만 0점 처리하고 있다는 점 등을 들어 이 사건 규정이 모든 전자기기 소지행위에 대해 해당 교시 과목(적발 이전의 교시 과목 포함)을 0점 처리하도록 정하고 있어 부정행위의 내용, 정도에 비추어 부당하게 가혹하다고도 주장한다.
그러나 ① 날로 발전하고 고도화되는 전자기기들이 부정행위에 어떤 방식으로 활용될 지는 예측하기 어려워 그 소지행위 자체를 금지시킬 필요가 있는 점, ② 이 사건 규정은 반입이 금지되는 전자기기의 종류를 상세하게 명시하여 수범자인 학생들의 예견가능성을 충분히 확보하고 있는 점, ③ 전자기기 소지의 부정행위 해당 여부를 판단하는 데 있어 재량의 여지가 있는 경우 유사한 사안에서 부정행위 해당 여부 및 그에 따른 성적 처리 둘러싼 분쟁이 계속해서 발생하고, 그로 인하여 지필평가의 신뢰도와 공정성이 저해될 가능성이 있는 점(이 사건 결의 이후 2024년 1학기까지 이 사건 학교에서 총 14건의 전자기기 소지행위가 있었는데, 피고는 이 사건 규정에 따라 모두 부정행위로 보아 해당 교시 과목을 0점 처리하였고, 이에 대해 이의를 제기한 학생은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④ 다른 부정행위의 유형과 달리 전자기기 소지의 경우 1교시부터 행위가 계속되었다고 보아야 하므로, 이전 교시의 시험 과목이 모두 0점 처리된다고 하더라도 이를 부당하게 징계를 확장하는 것이라고 볼 수 없는 점 등을 고려하면, 이 사건 규정이 모든 전자기기 반입을 부정행위로 규정하고 해당 교시 이전의 과목도 0점 처리하는 것이 피고나 시험감독자의 행정편의만을 고려한 것이라거나 그 정도가 과도하다고 볼 수 없다.
6) 일선 교육현장에서 교과학습발달상황 평가는 상대평가로 이루어지는데, 부정행위와 관련하여 성적 부여의 객관성과 공정성이 훼손될 경우 제3자들에게까지 영향을 미칠 수 있어 엄정하고 획일적인 대처가 불가피하다.
라. 소결
위에서 본 바와 같이 이 사건 결의를 무효라고 할 수 없는 이상, 원고의 주장은 더 나아가 살필 필요 없이 모두 이유 없다.
4.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모두 기각하여야 한다. 제1심판결은 이와 결론을 달리하여 부당하므로, 피고의 항소를 받아들여 제1심판결을 취소하고 원고의 청구를 모두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별 지] 관련 법규 및 지침: 생략
판사 손병원(재판장) 남명수 이도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