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나23427 | 민사 광주고등법원 | 2024.06.05 | 판결
유한회사 ○○○ (소송대리인 법무법인 이우스 담당변호사 오세욱 외 1인)
△△구역 주택재개발정비사업조합 (소송대리인 법무법인 오현 담당변호사 황원용 외 1인)
광주지방법원 2022. 8. 18. 선고 2020가합53991 판결
2024. 5. 1.
1. 원고(반소피고)의 항소와 당심에서 확장 및 추가한 본소 청구를 모두 기각한다.
2. 항소비용 및 당심에서 본소 청구의 확장 및 추가로 인한 소송비용은 원고(반소피고)가 부담한다.
1. 청구취지
가. 본소
피고(반소원고, 이하 ‘피고’라고만 한다)는 원고(반소피고, 이하 ‘원고’라고만 한다)에게 13,840,702,000원을 지급함과 동시에 별지1 목록 기재 각 부동산에 관하여 2007. 10. 17. 약정을 원인으로 한 소유권이전등기절차를 인수하라(원고는 당심에서 금전청구 금액을 확장하면서 소유권이전등기절차를 인수하라는 청구를 추가하였다).
나. 반소
원고의 본소 청구가 인용되는 것을 조건으로, 원고는 피고에게 별지1 목록 기재 각 부동산에 관하여 2007. 10. 18. 합의를 원인으로 한 소유권이전등기절차를 이행하라(피고는 당심에 이르러 예비적 반소를 제기하였다).
2. 항소취지
제1심판결을 취소한다. 피고는 원고에게 1,000,000,000원 및 이에 대하여 이 사건 소장 부본 송달 다음 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 연 15%의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
본소와 반소를 함께 본다.
1. 기초 사실
가. 당사자들의 지위
원고는 부동산 매매업, 부동산 개발업 등을 목적으로 설립된 회사이고, 피고는 광주 □구△△동(지번 1 생략) 일대에서 주택재개발정비사업(이하 ‘이 사건 재개발사업’이라 한다)을 목적으로 설립된 주택재개발정비사업조합이다.
나. 소외인과 주택재개발사업추진위원회 사이의 약정 체결
소외인은 2007. 10. 18. △△재개발사업추진위원회(이하 ‘이 사건 추진위원회’라고 한다)와 광주 □구△△동(지번 2 생략) 대 456㎡, 같은 동 (지번 3 생략) 대 2,296㎡, 같은 동 (지번 4 생략) 대 495㎡, 같은 동 (지번 5 생략) 대 4,108㎡(이하 ‘이 사건 각 토지’라 한다)에 관하여 아래와 같은 내용의 약정(이하 ‘이 사건 약정’이라 한다)을 체결하였다.
약정서△△동 (지번 2 생략) 456㎡ 소유자 소외인△△동 (지번 3 생략) 2,296㎡ 소유자 소외인△△동 (지번 4 생략) 495㎡ 소유자 소외인△△동 (지번 5 생략) 4,108㎡ 소유자 소외인총 7,355㎡상기 토지는 일반 상업용지로서 소유자가 자체개발계획을 가지고 있는 토지임에도 불구하고, △△동 주택재개발사업을 진행함에 있어서 필수적 요건인 도로확장 등을 위해서는 상기 토지가 필요한 바, 지구지정에 편입하기로 하고 상기 토지의 소유자에게 아래 사항을 약속한다.?아 래1. 주택재개발사업을 위해 필요한 2,420.1㎡(전체 7,355㎡ 토지 중 주택재개발사업을 위해 필요한 면적임)는 2개 이상의 감정평가법인의 감정가의 평균으로 현금보상을 한다.2. 위 1호를 제외한 나머지 토지 4,934.9㎡는 구획정리를 완료한 다음 일반상업용지로 환지보상을 한다.3. 추진위원회와 합의한 내용이 원안 그대로 재개발조합으로 승계되고 시공사 측과도 무리 없이 이행되도록 추진할 것을 약속한다.
다. 피고의 설립 등
1) 이 사건 추진위원회는 2008. 4. 3.경 창립총회를 개최하여 ‘조합정관(안) 의결의 건’ 등을 각 의결하였는데, 피고의 정관 제67조에는 ‘조합설립인가일 전에 조합의 설립과 사업시행에 관하여 추진위원회가 행한 행위는 관계 법령 및 이 정관이 정하는 범위 안에서 조합이 이를 승계한 것으로 본다’고 정하고 있다.
2) 피고는 2008. 4. 30. 광주광역시 □구청장으로부터 조합설립인가를 받아 2008. 5. 6. 조합설립등기를 마쳤다.
3) 피고는 2016.경 사업시행인가를 위한 총회, 2018.경 관리처분계획인가를 위한 각 총회를 개최하였는데, 위 각 총회에서 이 사건 약정에 관한 안건은 상정되지 아니하였다.
라. 원고의 이 사건 각 토지 매수 등
1) 원고는 2019. 11. 20. 소외인으로부터 이 사건 각 토지를 매수하고, 2019. 12. 10. 소유권이전등기를 마쳤다.
2) 원고는 2020. 2. 19. 피고에게 ‘원고는 소외인으로부터 이 사건 각 토지를 매수함으로써 이 사건 약정에 따른 소외인의 권리를 승계하였으므로, 이 사건 추진위원회의 이 사건 약정에 따른 권리·의무를 포괄승계한 피고는 원고에게 이 사건 약정을 이행할 의무가 있다’는 취지의 내용증명우편을 발송하였다.
3) 이에 대하여 피고는 2020. 3. 4. 원고에게 ‘이 사건 약정 내용에 따라 빠른 시일 내에 분할측량을 의뢰할 예정이긴 하나 확정측량 후 분할측량을 진행해야 하고, 2개 이상의 감정평가사업자의 산술평균 금액인 종전자산평가금액을 토대로 현금보상을 할 것이며, 현금보상을 위해 약정서를 작성하여 제시하겠다’는 내용의 공문(이하 ‘2020. 3. 4.자 피고 공문’이라 한다)을 발송하였으나, 현재까지 현금보상은 이루어지지 않았다.
마. 현황측량 결과
이 사건 재개발사업 시행 후 이 사건 약정에 따를 경우 현금보상의 대상이 되는 토지(이하 ‘이 사건 보상토지’라고 한다)의 현황은 별지1 목록 및 별지2 도면 기재와 같다.
바. 관련 규정
이 사건 약정 체결 당시 시행되던 구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2007. 12. 21. 법률 제8785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구 도시정비법’이라 한다), 구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 시행령(2007. 12. 31. 대통령령 제20506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구 도시정비법 시행령’이라 한다) 및 구 정비사업 조합설립추진위원회 운영규정(2009. 8. 13. 국토해양부고시 제2009-549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중 이 사건에 관한 관련 규정은 별지3 관련 규정 기재와 같다.
[인정 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4, 6, 7호증(가지번호가 있는 것은 각 가지번호를 포함한다. 이하 같다), 을 제1, 2, 8 내지 10, 13 내지 15, 21호증의 각 기재, 제1심법원의 이 법원 한국국토정보공사 광주중부지사에 대한 측량감정촉탁 결과, 이 법원의 한국국토정보공사 광주중부지사에 대한 각 측량감정촉탁 결과, 변론 전체의 취지
2. 주장과 판단
가. 당사자들의 주장
1) 원고의 주장
피고는 이 사건 추진위원회가 행한 업무와 관련된 권리·의무를 포괄적으로 승계하였는바, 소외인의 권리·의무를 포괄승계한 원고에게 이 사건 약정에 따라 이 사건 보상토지에 대한 보상금 13,840,702,000원을 지급함과 동시에 이 사건 보상토지에 관하여 이 사건 약정을 원인으로 한 소유권이전등기절차를 인수할 의무가 있다.
2) 피고의 주장
가) 이 사건 약정은 관리처분계획 인가·고시 후의 보상계획에 관한 내용으로서 관련 법령에서 정한 추진위원회의 업무 범위를 벗어난 것이므로, 강행규정인 구 도시정비법 제14조를 위반하여 무효이고, 피고에게 포괄적으로 승계되는 대상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으며, 피고의 총회 결의를 거치지 아니하고 예산으로 정한 사항 외에 조합원의 부담이 될 계약을 체결한 경우에 해당하여 효력이 없다.
나) 이 사건 약정은 소외인이 피고의 조합원이 되어 토지에 대한 보상을 받는 내용인데, 소외인은 피고와 분양계약을 체결하지 않아 현금청산대상자가 됨으로써 조합원의 지위를 상실하였는바, 소외인이 피고의 조합원임을 전제로 한 이 사건 약정은 이행불능이 되었다.
다) 피고는 수용재결 절차를 통해 원고에게 정당한 보상이 가능하고, 분양신청기간 종료일의 다음 날인 2017. 9. 16.을 기준으로 보상금액을 평가하여 보상이 이루어져야 한다. 사업시행자가 분양신청을 하지 않거나 분양신청을 철회한 토지 등 소유자에게 청산금 지급의무를 부담하는 경우 토지 등 소유자는 권리제한등기가 없는 상태로 토지 등의 소유권을 사업시행자에게 이전할 의무가 있는바, 원고는 이 사건 보상토지에 대한 현금보상을 받음과 동시에 피고에게 이 사건 보상토지에 관한 소유권이전등기절차를 이행할 의무가 있다. 따라서 피고는 원고의 본소 청구가 인용되는 경우에 대비하여 예비적 반소로서 원고를 상대로 이 사건 보상토지에 관한 소유권이전등기절차의 이행을 구한다.
나. 본소 청구에 관한 판단
1) 이 사건 약정의 효력에 관한 판단
구 도시정비법 제13조 제1항, 제2항, 제14조 제1항 제3항, 구 도시정비법 시행령 제23조 제1항에 따르면, 시장·군수 또는 주택공사 등이 아닌 자가 정비사업을 시행하고자 하는 경우에는 토지 등 소유자로 구성된 조합을 설립하여야 하는데, 조합설립업무를 수행하기 위하여 추진위원회를 구성하고, 추진위원회는 조합을 설립하고 인가받는 데 필요한 정도의 기능 또는 업무만을 수행하도록 정하고 있다. 구 도시정비법 제14조 제1항 제4호, 제5호, 구 도시정비법 시행령 제22조 제2호에서 추진위원회의 업무로 ‘조합의 설립인가를 받기 위한 준비업무’, ‘토지 등 소유자의 동의서 징구’를 들고 있기는 하나, 조합 설립인가를 위한 토지 등 소유자의 동의서에 현금보상 및 대물보상 등 보상에 관한 내용이 포함되어 있지 않은 점(구 도시정비법 시행령 제26조 제1항), 재개발정비사업 시행을 위한 토지 등 소유자에 대한 보상은 사업시행인가의 고시가 있은 후 수용재결 절차에 따르거나(구 도시정비법 제40조) 분양신청 절차를 거쳐 현금청산을 하도록 되어 있는 점(구 도시정비법 제47조) 등에 비추어 보면, 토지 등 소유자 중 일부에 대하여 현금보상 및 현금보상에 관한 약정을 체결하는 것은 추진위원회의 업무 범위에 포함되지 않는다고 봄이 타당하다.
나아가 구 도시정비법 제24조 제3항에서 ‘정비사업비의 사용’ 및 ‘예산으로 정한 사항 외에 조합원의 부담이 될 계약’을 조합 총회의 의결을 거쳐 조합이 수행하여야 할 업무로 정하고 있고, 구 도시정비법 제85조 제5호에서는 제24조의 규정에 의한 총회의 의결을 거치지 아니하고 제24조 제3항 각 호의 사업을 임의로 추진하는 조합의 임원을 형사처벌 하도록 하고 있는 점, 사업시행자는 시행규정을 포함하여 사업시행계획서를 작성하여야 하는데(구 도시정비법 제30조), 토지소유자 등으로 구성되는 주민대표회의는 사업시행자가 ‘토지 및 건축물의 보상에 관한 사항, ‘정비사업비의 부담에 관한 사항’ 등에 관하여 시행규정을 정하는 때에 의견을 제시할 수 있는 점(구 도시정비법 제26조 제4항), 위와 같이 조합의 업무와 관련하여 총회 의결을 거치고 주민대표회의의 의견을 듣도록 한 취지는 조합원들의 권리·의무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사항에 대하여 조합원들의 의사가 반영될 수 있도록 절차적 보장을 하기 위한 것인 점, 추진위원회는 추진위원회가 행한 업무를 총회에 보고하여야 하며, 추진위원회가 행한 업무와 관련된 권리와 의무는 조합이 포괄승계 하는바(구 도시정비법 제15조 제4항), 추진위원회의 업무 범위를 명확하게 제한할 필요가 있는 점 등을 고려하면, 추진위원회가 수행할 수 있는 업무의 범위를 정한 구 도시정비법 제14조는 강행규정에 해당한다[서울고등법원 2021. 1. 29. 선고 2020나2015551 판결 참조(대법원 2021. 6. 10. 선고 2021다214876 심리불속행 상고기각 판결로 확정되었다)].
앞서 본 바와 같이 이 사건 약정은 이 사건 재개발사업 부지에 편입될 토지에 대하여 현금보상 및 현물보상 하는 내용으로, 구 도시정비법 제14조에서 정한 추진위원회의 업무 범위를 벗어난 것이다. 따라서 이 사건 약정은 강행규정인 구 도시정비법 제14조를 위반하여 무효이다[설령 이 사건 약정이 추진위원회의 업무 범위에 포함된다고 보더라도, 추진위원회가 수행하는 업무의 내용이 ‘토지 등 소유자의 비용부담을 수반하는 것이거나 권리와 의무에 변동을 발생시키는 경우에 해당하는 때’에는 그 업무를 수행하기 전에 대통령령이 정하는 비율 이상의 토지 등 소유자의 동의를 얻어야 하는데(구 도시정비법 법 제14조 제3항), 이 사건 추진위원회가 이 사건 약정에 대하여 관련 법령이 정하는 바에 따라 토지 등 소유자의 동의를 받았음을 인정할 증거가 없으므로, 이러한 점에서도 이 사건 약정은 효력이 없다고 봄이 타당하다].
2) 원고의 주장에 관한 판단
가) 피고의 이 사건 약정에 대한 추인 여부
원고는, 조합 창립총회에서 ‘조합설립인가 전에 조합의 설립과 사업시행에 관하여 추진위원회가 행한 행위는 관계 법령 및 이 정관이 정하는 범위 안에서 조합이 이를 승계한 것으로 본다(제67조)’는 내용이 포함된 정관에 대하여 승인 결의를 하고, 원고에게 이 사건 약정에 따라 보상하겠다는 취지의 2020. 3. 4.자 피고 공문을 보냈으며, 피고는 제1심에서 ‘이 사건 약정에 따라 주택재개발사업에 필요한 2,420.1㎡를 2개 이상 감정평가법인의 감정가 평균으로 현금보상 하여야 한다는 점’은 다툼 없는 사실로 정리하고(피고 2020. 9. 10.자 준비서면), 당심에 이르러서는 이 사건 약정의 효력이 있음을 전제로 원고를 상대로 소유권이전등기절차의 이행을 구하는 반소를 제기함으로써 이 사건 약정을 추인하였다는 취지로 주장한다.
그러나 앞서 인정한 사실, 앞서 든 각 증거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인정할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실 또는 사정에 비추어 보면, 원고가 제출한 증거 및 주장하는 사정만으로 피고가 이 사건 약정에 대하여 추인하였다고 인정하기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으므로, 원고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① 피고 정관 제67조의 내용은 구 도시정비법 제15조 제4항에서 ‘추진위원회가 행한 업무와 관련된 권리와 의무는 조합이 포괄승계한다’고 정하고 있는 것을 그대로 옮긴 것에 불과하고, 구 도시정비법 제14조를 위반하여 행하여진 추진위원회의 업무에 효력을 부여하는 의미는 아니다.
② 조합설립인가처분은 단순히 사인들의 조합설립행위에 대한 보충행위의 성질을 갖는 것이 아니라 구 도시정비법상 정비사업을 시행할 수 있는 권한을 갖는 행정주체(공법인)의 지위를 부여하는 일종의 설권적 처분의 성격을 갖는 것으로서, 조합설립인가처분을 받아 설립등기를 마치기 전에 개최된 창립총회에서 이루어진 결의는 주택재개발사업조합의 결의가 아니라 주민총회 또는 토지 등 소유자 총회의 결의에 불과한바(대법원 2012. 4. 12. 선고 2010다10986 판결 등 참조). 이 사건 추진위원회가 조합설립인가를 받기 전인 2008. 4. 3.경 창립총회를 개최하여 이 사건 약정에 대한 결의를 하였다고 하더라도, 이는 피고의 결의라고 할 수 없다.
③ 당사자가 이전의 법률행위가 존재함을 알고 그 유효함을 전제로 하여 이에 터 잡은 후속행위를 하였다고 해서 그것만으로 이전의 법률행위를 묵시적으로 추인하였다고 단정할 수는 없고, 묵시적 추인을 인정하기 위해서는 이전의 법률행위가 무효임을 알거나 적어도 무효임을 의심하면서도 그 행위의 효과를 자기에게 귀속시키도록 하는 의사로 후속행위를 하였음이 인정되어야 할 것인데(대법원 2014. 3. 27. 선고 2012다106607 판결 등 참조), 피고는 당심에서 새로 선임된 소송대리인에 의해 제출된 2023. 10. 19.자 준비서면을 통해 비로소 이 사건 약정의 무효를 주장하기 시작하였는바, 그 이전까지는 이 사건 약정이 무효임을 알았거나 의심하였다고 볼 수 없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사건 약정의 효과를 자기에게 귀속시키도록 하는 의사가 있었다고 할 수 없다.
④ 피고는 당심에 이르러 이 사건 약정이 무효라는 주장을 분명히 하고 있고, 다만 이 사건 약정이 유효임을 전제로 원고의 본소 청구가 인용될 경우에 대비하여 예비적 반소로서 이 사건 약정에 따른 이 사건 각 부동산에 관한 소유권이전등기절차의 이행을 구하고 있을 뿐이므로, 위와 같은 예비적 반소의 제기만으로 피고가 이 사건 약정을 추인하였다고 할 수 없다.
나) 이 사건 약정의 효력에 대한 자백 여부
원고는, 피고가 제1심에서 이 사건 약정의 효력이 있음을 자백하였다는 취지로도 주장한다. 그러나 민사소송법 제288조가 규정하고 있는 자백은 사실에 대한 진술에 한정되는 것이며, 소송물의 전제가 되는 권리관계나 법률효과를 인정하는 진술은 이른바 권리자백으로서 법원을 기속하지 아니하고 당사자도 자유로이 철회할 수 있는바(대법원 1982. 4. 27. 선고 80다851 판결, 대법원 1992. 2. 14. 선고 91다31494 판결 등 참조), 피고가 제1심에서 이 사건 약정의 효력을 인정하였다고 하더라도 이를 자유롭게 철회할 수 있고, 법원으로서는 이에 기속되지 않은 채 정당한 법률해석에 의하여 판결할 수 있다. 따라서 원고의 이 부분 주장 역시 이유 없다.
다) 이 사건 약정의 무효 주장이 신의칙에 반하는지 여부
원고는, 피고가 이 사건 약정의 효력을 인정하였다가 그 무효를 주장하는 것은 신의성실의 원칙에 반한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앞서 본 바와 같이 이 사건 약정은 강행규정인 구 도시정비법 제14조에 반하여 무효인 점, 피고가 당심에 이르러 이 사건 약정의 효력에 대하여 다투기 전까지 이 사건 약정이 무효임을 알았거나 알 수 있었다고 볼 만한 사정은 없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원고가 주장하는 사정만으로 피고가 이 사건 약정의 무효를 주장하는 것이 신의칙에 위반된다고 보기 어렵다. 따라서 원고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3) 소결론
따라서 이 사건 약정은 무효이므로 이와 다른 전제에서 한 원고의 이 사건 본소 청구는 나아가 살필 필요 없이 이유 없다.
다. 예비적 반소 청구에 관하여
피고의 예비적 반소는 본소 청구가 인용될 것을 조건으로 심판을 구하는 것으로서, 원고의 본소 청구를 배척하는 이상 피고의 예비적 반소는 당심의 심판대상이 될 수 없다(대법원 2006. 6. 29. 선고 2006다19061, 19078 판결 등 참조). 따라서 피고의 예비적 반소에 관하여는 따로 판단하지 않는다.
3. 결 론
그렇다면 원고의 이 사건 본소 청구는 이유 없어 이를 기각하여야 한다. 제1심판결은 이와 결론을 같이하여 정당하므로, 원고의 항소 및 당심에서 확장 및 추가한 본소 청구는 이를 모두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본소 청구가 인용될 경우를 대비하여 조건부로 반소 청구에 대하여 심판을 구하는 형태의 예비적 반소는 본소 청구 기각판결이 확정되면 해제조건의 성취로 인하여 소송의 계속은 소급적으로 소멸한다. 이러한 예비적 반소는 소송이 재판에 의하지 않고 끝난 경우에 해당하므로 당시의 소송계속 법원은 본안 재판에서 반소 비용에 관하여 판단할 필요가 없다(대법원 2018. 4. 6. 자 2017마6406 결정 참조). 따라서 피고의 예비적 반소에 대한 소송비용에 대하여는 따로 판단하지 않는다].
[별지1 부동산 목록 생략]
[별지2 도면 생략]
판사 이창한(재판장) 김경준 김수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