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다316820 | 민사 대법원 | 2024.07.11 | 판결
원고(반소피고) (소송대리인 법무법인 새반석 담당변호사 김영민 외 2인)
피고(반소원고) (소송대리인 변호사 방광호)
대구지법 2023. 11. 22. 선고 2022나312942, 303006 판결
원심판결 중 본소 예비적 청구와 반소 청구에 관한 부분을 각 파기하고, 이 부분 사건을 대구지방법원에 환송한다.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소멸시효 중단에 관한 제1 상고이유에 대하여
가. 이 부분에 관한 원심의 판단
1) 이 사건 아파트에 관하여 2012. 4. 23. 매수인을 피고(반소원고, 이하 ‘피고’라고 한다)로, 매도인을 원심 공동피고로 하는 매매계약서가 작성되었고, 원심 공동피고는 2012. 7. 24. 피고 앞으로 매매계약을 원인으로 한 소유권이전등기를 마쳐주었다.
2) 피고의 언니인 원고(반소피고, 이하 ‘원고’라고 한다)는 2012. 4. 23.부터 같은 해 6. 1.까지 이 사건 아파트 매매대금 9,200만 원 중 계약금, 중도금으로 합계 8,000만 원을 지출하였고, 2012. 7. 24. 매매대금 잔금 1,200만 원과 취득세, 교육세, 법무사 비용 등 부대비용 합계 2,306,780원, 부동산중개수수료 460,000원, 아파트관리비 선수금 90,000원을 지출하였다.
3) 이 사건 아파트에 관한 피고 명의의 소유권이전등기는 원고와 피고 사이의 계약명의신탁 약정에 따른 것인데 매매계약의 상대방인 원심 공동피고가 그 약정 사실을 알고 있었다고 볼 만한 아무런 증거가 없으므로, 명의수탁자인 피고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명의신탁자인 원고가 이 사건 아파트의 소유권 취득을 위하여 매매대금, 취득세 등으로 지출한 금액 상당의 부당이득을 반환할 의무가 있다.
4) 원고는 위 부당이득반환채권 발생일로부터 10년이 경과하기 전인 2021. 2. 24. 피고와의 명의신탁 약정이 무효임을 주장하며 원심 공동피고를 대위하여 피고 명의 소유권이전등기의 말소를 구하는 이 사건 본소를 제기하였다가, 2022. 7. 11. 위 청구를 주위적 청구로 하고 예비적으로 역시 위 명의신탁 약정의 무효를 주장하며 매수자금 등 상당의 부당이득반환을 구하는 내용의 항소이유서 및 청구취지 변경신청서를 제출하였다.
5) 위 소유권이전등기말소청구와 부당이득반환청구는 모두 원고와 피고 사이의 명의신탁 약정이라는 기본적 법률관계가 무효임을 기초로 하거나 그것을 포함하여 형성된 후속 법률관계에 관한 청구에 해당하여 이로써 명의신탁의 무효를 기초로 한 권리 실행의 의사를 표명한 것으로 볼 수 있으므로, 예비적 청구인 부당이득반환청구에 관한 소멸시효는 주위적 청구인 소유권이전등기말소청구의 소 제기로 중단되었다. 따라서 피고가 시효소멸을 주장하는 이 사건 아파트 매매대금 중 계약금, 중도금 합계 8,000만 원 상당 부당이득반환채권의 소멸시효가 완성되었다고 할 수 없다.
나. 대법원의 판단
1) 재판상의 청구가 시효중단의 사유가 되려면 그 청구가 채권자 또는 그 채권을 행사할 권능을 가진 자에 의하여 이루어져야 한다. 그리고 채권자가 동일한 목적을 달성하기 위하여 복수의 채권을 가지고 있는 경우 채권자로서는 그 선택에 따라 권리를 행사할 수 있으나, 그중 어느 하나의 청구를 한 것만으로는 다른 채권 그 자체를 행사한 것으로 볼 수 없으므로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그 다른 채권에 대한 소멸시효 중단의 효력은 없다(대법원 2014. 6. 26. 선고 2013다45716 판결, 대법원 2020. 3. 26. 선고 2018다221867 판결 등 참조).
2) 위 법리에 비추어 보면 원심의 판단은 다음과 같은 이유에서 수긍하기 어렵다.
가) 원심판결 이유에 따르면 이 사건 아파트의 매수인은 원고가 아닌 피고이므로 원고의 원심 공동피고에 대한 소유권이전등기청구권이 인정되지 않는다. 따라서 원고가 당초 원심 공동피고에 대한 소유권이전등기청구권을 피보전권리로 하여 원심 공동피고를 대위하여 피고를 상대로 소유권이전등기 말소등기청구의 소를 제기한 것은 이를 청구할 권리나 권능이 없는 자의 행위에 불과하므로(이러한 이유로 원심은 이 부분 소를 각하한 제1심판결을 그대로 유지하였다), 이로써 피고에 대한 소유권이전등기 말소등기청구권이 유효하게 행사된 것으로 볼 수 없다.
나) 원고가 원심 공동피고를 대위하여 한 소유권이전등기 말소등기청구와 원고의 피고에 대한 부당이득반환청구는 소송물이 다르고 기본적 법률관계도 다르므로, 원고가 피고를 상대로 채권자대위에 기한 소유권이전등기 말소등기청구의 소를 제기하였다고 하여 원고의 피고에 대한 부당이득반환채권의 소멸시효가 중단된다고 볼 수는 없다.
다) 이 사건에서 원고가 부당이득반환으로 구하는 계약금과 중도금은 2012. 4. 23.부터 2012. 6. 1.까지 지급되었고, 원고는 그로부터 10년이 지난 후인 2022. 7. 11.에야 부당이득반환청구를 하였으므로,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위 부당이득반환채권은 시효 완성으로 소멸하였다고 보아야 한다.
다. 이와 달리 원고의 이 부분 부당이득반환채권 소멸시효가 소유권이전등기 말소등기청구의 소 제기로써 중단되었음을 이유로 시효가 완성되지 않았다고 판단한 원심판결에는 소멸시효 중단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
2. 원고의 점유·사용 권리에 관한 제2 상고이유에 대하여
원심은 판시와 같은 이유로, 원고와 피고 사이에 원고가 이 사건 아파트를 무상으로 점유·사용하기로 하는 묵시의 약정이 있었으므로 원고에게는 그 사용대차계약이 종료될 때까지 위 아파트를 무상으로 점유·사용할 권리가 있다고 판단하였다.
원심판결 이유를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이러한 원심의 판단에 논리와 경험의 법칙을 위반하여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나거나 악의의 점유자에 관한 법리를 오해함으로써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없다.
3. 파기의 범위
원심은 원고의 본소 중에서 주위적 청구 부분의 소를 각하한 제1심판결을 유지하고 항소심에서 추가된 예비적 청구 중 매매대금, 부대비용, 부동산중개수수료, 아파트관리비 선수금에 대한 부당이득반환청구를 인정하는 한편, 항소심에서 제기된 피고의 반소 부당이득반환청구를 일부 인정하고, 나아가 이와 같이 인정된 원고의 채권액과 피고의 채권액이 상계에 의하여 대등액에서 소멸한 것으로 판단한 후 남은 원고의 채권 잔액에 대하여 피고의 지급의무를 인정함으로써, 결국 원고의 본소 예비적 청구 중 일부를 인용하고 피고의 반소 청구를 기각하였다.
그런데 원고의 예비적 청구 중 계약금과 중도금 부분에 관한 원심의 판단에 앞서 본 바와 같은 잘못이 있으므로, 원고와 피고가 서로 상대방에 대하여 가지는 전체 채권액을 다시 산정한 다음 상계로 인하여 소멸되는 채권액과 잔존액을 새로 판단할 필요가 있다. 따라서 원심판결 중 본소 예비적 청구와 반소 청구에 관한 부분이 모두 파기되어야 한다.
4. 결론
원심판결 중 본소 예비적 청구와 반소 청구에 관한 부분을 각 파기하고, 이 부분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도록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이흥구(재판장) 노정희 오석준 엄상필(주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