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나10914 | 민사 특허법원 | 2024.12.03 | 판결
○○○ 엘엘씨 (△△△ LLC) 외 1인 (소송대리인 변호사 원유석 외 2인)
□□□ 주식회사 (소송대리인 법무법인 그루제일 담당변호사 박창수 외 3인)
서울중앙지방법원 2023. 8. 10. 선고 2020가합591823 판결
2024. 9. 26.
1. 제1심판결을 취소한다.
2. 원고들의 청구를 모두 기각한다.
3. 소송 총비용은 원고들이 부담한다.
1. 청구취지
피고는 별지 1 목록 기재 각 제품을 생산, 양도, 대여 또는 수입하거나 양도 또는 대여의 청약(양도 또는 대여를 위한 전시 포함)을 하여서는 아니된다. 피고는 피고의 본점, 지점, 사업소, 영업소, 공장 및 창고에 보관 중인 별지 1 목록 기재 각 제품을 모두 폐기하라.
2. 항소취지
제1심판결을 취소한다. 원고들의 청구를 모두 기각한다.
1. 기초사실
가. 당사자의 지위
1) 원고 ○○○ 엘엘씨(△△△ LLC, 이하 ‘원고 ○○○’라 한다)는 아래의 특허발명(이하 ‘이 사건 특허발명’이라 한다)의 특허권자이다. 원고 ☆☆☆ 주식회사는 이 사건 특허발명의 전용실시권자이고, 이 사건 특허발명의 실시제품인 ‘▽▽▽13’이라는 ◎◎◎ 접합백신(이하 ‘원고 허가 백신’이라 한다)의 국내 품목허가권자로서 원고 ○○○로부터 원고 허가 백신을 수입하여 판매하고 있다.
가) 발명의 명칭: 다가 폐렴구균 다당류-단백질 접합체 조성물
나) 출원일 등
출원일2007. 11. 7.국제출원일2006. 3. 31.우선권주장일2005. 4. 8.등록일2013. 8. 13.등록번호(등록번호 생략)
다) 청구범위(특허심판원 2016정95 정정심판 절차에서 2017. 3. 21. 정정된 것)
생리학적으로 허용되는 비히클과 함께, 13개의 다른 다당류-단백질 접합체를 포함하고, 이때 각각의 접합체가 CRM197 운반체 단백질에 접합된 상이한 혈청형의 스트렙토코커스 뉴모니애(Streptococcus pneumoniae) 유래의 협막 다당류(capsular polysaccharide)를 포함하며 상기 협막 다당류가 혈청형 1, 3, 4, 5, 6A, 6B, 7F, 9V, 14, 18C, 19A, 19F 및 23F로부터 제조되는, 폐렴구균 백신으로 사용하기 위한 13가 면역원성 조성물(이하 ‘이 사건 제1항 발명’이라 하고, 나머지 청구항도 같은 방식으로 부른다).
제1항에 있어서, 애쥬번트를 추가로 포함하는 면역원성 조성물.
내지
(생략)
제1항 내지 제5항 중 어느 한 항에 따른 면역원성 조성물의 면역학적 유효량을 포함하고, 각 다당류가 환원적 아미노화에 의해 CRM197에 접합된 것인, 스트렙토코커스 뉴모니애 혈청형 1, 3, 4, 5, 6A, 6B, 7F, 9V, 14, 18C, 19A, 19F 및 23F의 협막 다당류 접합체에 대한 면역보호 반응을 유도하기 위한 13가 면역원성 조성물.
제6항에 있어서, 2㎍의 각 당류, 단 6B는 4㎍; 약 29㎍ CRM197 운반체 단백질; 0.125㎎의 알루미늄 원소(0.5㎎ 알루미늄 포스페이트) 애쥬번트; 및 부형제로서 염화나트륨 및 나트륨 석시네이트 완충액을 함유하도록 제형화된 단일 0.5㎖ 용량인 면역원성 조성물.
(삭제)
(생략)
백신으로 사용하기 위한 CRM197에 개별적으로 접합된 혈청형 1, 3, 4, 5, 6A, 6B, 7F, 9V, 14, 18C, 19A, 19F 및 23F의 폐렴구균 협막 다당류의 멸균 액체 제형.
제13항에 있어서, 0.5㎖ 용량 각각이 2㎍의 각 당류, 단 6B는 4㎍; 약 29㎍ CRM197 운반체 단백질; 0.125㎎의 알루미늄 원소(0.5㎎ 알루미늄 포스페이트) 애쥬번트; 및 부형제로서 염화나트륨 및 나트륨 석시네이트 완충액을 포함하도록 제형화된 멸균 액체 제형.
내지
(삭제)
제7항에 있어서, 백신으로 사용하기 위한 면역원성 조성물.
라) 발명의 주요 내용
이 사건 특허발명의 주요 내용은 별지 2 기재와 같다.
2) 피고(2018. 7. 2. ◁◁◁ 주식회사로부터 분할설립되었다. 이하 분할 전후를 불문하고 ‘피고’라 한다)는 의약품의 제조·판매 등을 영위하는 회사로, ‘(특허품목명 생략)’라는 ◎◎◎ 접합백신(이하 ‘피고 허가 백신’이라 한다)을 개발하여 식품의약품안전처장으로부터 품목허가를 받았다. 피고 허가 백신은 원고 허가 백신인 ▽▽▽13과 동일한 13개의 폐렴구균 혈청형(1, 3, 4, 5, 6A, 6B, 7F, 9V, 14, 18C, 19A, 19F, 23F)에서 유래한 협막 다당류가 운반체 단백질에 접합된 다당류-단백질 접합체를 포함하고 있고, 위 각 혈청형의 폐렴구균에 대한 면역원성을 지니고 있다.
나. 피고의 라이선스 계약 체결 및 그 이행
1) 이 사건 라이선스 계약의 체결
피고는 2018. 2. 27. 러시아 제약회사인 ▷▷▷ 엘엘씨(♤♤♤ LLC, 이하 ‘소외 1 회사’라 한다)와 사이에 피고 허가 백신에 관한 라이선스 및 공급 계약(이하 ‘이 사건 라이선스 계약’이라 한다)을 체결하였는데, 그 주요 내용은 다음과 같다.
가) 피고는 소외 1 회사에게 피고 허가 백신의 제조에 사용되는 것과 동일한 13종 폐렴구균 혈청형에 대한 각 다당류-단백질 접합체 원액[이 사건 라이선스 계약 Article 1.31. 등의 ‘모노벌크 제품’도 동일한 원액을 가리킨다. 이하 ‘13종 개별 접합체 원액’이라 하고, 13종 개별 접합체 원액을 제형화하여 인체에 주입할 수 있는 상태의 원액을 ‘최종 원액’이라 하며, 최종 원액을 프리필드 시린지(Pre-Filled Syringe, PFS)나 바이알(vial)에 주입한 것을 ‘완성 백신’이라 한다]을 제형화하고 피고 허가 백신과 동일한 성분을 지니는 13가 단백접합백신을 생산하는 기술 등을 이전하고, 소외 1 회사가 그 기술을 이용하여 러시아에서 13종 개별 접합체 원액으로부터 완성 백신인 13가 단백접합백신을 제조하는 것을 허락한다[Article 3.1.2.(b)].
나) 피고는 13종 개별 접합체 원액 및 완성 백신을 기술이전 공급, 임상 및 비임상 공급, 상업용 공급으로 나누어 제공하기로 한다(Article 5.1. 내지 5.3.).
다) 소외 1 회사는 피고로부터 이전받은 기술 및 13종 개별 접합체 원액을 이용하여 러시아에서 완제품을 제조하기로 한다(Article 5.4.).
이 사건 라이선스 계약개요각 당사자는 백신 제품의 연구, 개발 및 제조업에 종사하고, 피고는 다가 폐렴구균 접합 백신을 성공적으로 개발하였고, 피고는 ‘제품’에 관한 권한 및 노하우를 소유 및 통제하며, 소외 1 회사는 대상 지역 안에서 ‘제품’을 개발, 제조 및 상용화하기 위한 라이선스를 얻고자 하며, 이는 대상 지역 내에서 제품의 임상시험을 수행하고 품목허가를 받는 것을 포함하되 이에 제한되지 않으며, 당사자는 다음의 조건에 따라 대상 지역 내에서 ‘제품’을 개발, 제조 및 상용화하도록 하는 라이선스를 피고가 소외 1 회사에 허여하는 것에 관한 본 계약을 체결하는 것에 동의하였으며; 당사자는 대상 지역 내에서 제품에 관한 협력 범위를 확대하는 것에 대하여 선의를 가지고 논의할 의사를 가지고 있다.ARTICLE 1정의1.19. ‘완제품’은 모노벌크 제품을 포함하고 소외 1 회사가 적합하게 제조한 소비자가 사용할 수 있는(customer-ready) 제품을 의미한다.1.31. ‘모노벌크 제품’이란 완제품의 제형화에 사용할 수 있는, 벌크 형태로 피고가 제조한, 운반체 단백질 CRM197에 화학적으로 접합된 혈청형 1, 3, 4, 5, 6A, 6B, 7F, 9V, 14, 18C, 19A, 19F 및 23F 유래 13종의 폐렴구균 협막 다당류 접합체를 의미한다.1.35. ‘제품’은 피고가 개발한 ◎◎◎ 협막 다당류 접합 백신 프리필드시린지 0.5㎖/dose를 의미하고 ‘제품’의 정의에는 모노벌크 제품 및 완제품이 포함된다.ARTICLE 2라이선스 허여2.1. 라이선스의 허여. 본 계약의 효력발생일로부터 계약기간 동안, 피고는 협업기술(노하우 및 허가자료 포함)에 대한 피고의 권리, 권한 및 이익 하에 소외 1 회사에게 다음과 같은 사항에 대해 독점적이고 양도불가능한 라이선스를 허여한다: (중략) (iii) 피고로부터 구입한 모노벌크 제품을 사용하여 소외 1 회사 제조지에서 제품(모노벌크 제품 제외)을 제조하는 것; (iv) 대상 지역 내에서 모노벌크 제품으로부터 제조된 완제품의 입고 시 품질관리, 충전 및 마감, 2차 포장, 출고 시 품질관리 및 상용화를 수행하는 것.ARTICLE 3개발 및 책임3.1. 피고의 책임. 본 계약 하에서의 피고의 책임 및 의무는 다음을 포함한다.3.1.2. 기술이전 (a) 기술이전 계약. (가림) 내에 당사자는 기술이전을 용이하게 하기 위한 기술이전 계약(‘TTA’)을 체결하여야 한다. (b) 기술이전의 범위. 본 계약의 목적을 위한 기술 이전은 아래 상술한 바와 같이 피고에 의한 협업기술의 이전 및 소외 1 회사 생산지에서 소외 1 회사에 의한 협업기술의 실행을 의미한다. i) 모노벌크 제품으로부터 최종 원액 제형화(충전 공정에 사용할 수 있도록); ⅱ) 최종 원액으로부터 완제품으로의 충전; ⅲ) 1) 모노벌크 제품 및 2) 완제품 단계에서의 품질 관리 시험 (c) 기술이전의 방법. Article 3.1.1.의 개시에 더하여, 피고는 피고 또는 소외 1 회사 제조지의 설비에서 소외 1 회사의 기술자들에게 제품의 제형화, 충전 및 마감의 공정에 관한 기술이전을 위한 현장 훈련을 제공하여야 한다. 의문이 없도록 이러한 훈련은 노하우 및 기술이전의 실무적 부분을 구성한다. 소외 1 회사의 합리적인 요청 및 피고의 서면 동의가 있을 시, 피고는 합리적으로 실현가능한 범위에서 원격 자문 지원에 합리적으로 투입가능한 인력을 보유하고, 피고는 소외 1 회사가 합리적으로 요청하는 바에 따라 기술이전 및 완제품의 공정 밸리데이션 동안의 장애해결 자문 및 지원을 제공함으로써 소외 1 회사를 도울 수 있도록 소외 1 회사 제조지에 기술 직원을 보내야 한다. (후략)3.1.4. 제조 및 공급. 피고는 Article 5에 따른 상업적 협력 단계에서 당사자에 의해 정해진 별도의 공급계약(‘공급 계약’)(이에 관한 조건은 여기에 나와 있는 것들로 구성됨)에서 당사자에 의해 합의된 대로 모노벌크 제품 및 자체 표준품을 제조하여 소외 1 회사에 공급하며, 단 본 계약과 공급 계약 간의 해석상 충돌이 발생하는 경우, 본 계약이 우선한다.3.2. 소외 1 회사의 책임. 본 계약에서의 소외 1 회사의 책임과 의무는 다음을 포함한다.3.1.1. 기술이전. 소외 1 회사는 Article 3.1.2.에 따른 피고에 의한 협업기술을 소외 1 회사 제조지에서 실행할 책임이 있다.3.2.4. 제조 및 사용화. 소외 1 회사는 Article 5에 제시된 바에 따라 완제품을 제조하고 상용화해야 한다.ARTICLE 5제조 및 공급5.1. 기술이전 공급. 경우에 따라 피고의 제조능력 및 수량과 배송 일정에 대한 피고의 사전 서면승인에 의하여 피고는 3.1.2.에 규정한 기술이전의 목적 하에서만 사용되도록 모노벌크 제품 및 내부 표준품을 무상으로 소외 1 회사에 공급하는 것에 합의하되, 단 운송비용은 소외 1 회사가 부담한다. 기술이전을 위한 그러한 공급은 (가림) 리터 미만의 파일럿 제형 스케일에서 (가림) 배치에 요구되는 양을 초과하지 않는다. 기술이전을 위하여 배치의 크기 및 수를 변경할 필요가 있는 경우, 당사자는 기술이전에 추가로 요구되는 모노벌크 제품의 공급 가격에 관하여 선의를 가지고 논의해야 한다.5.2. 임상 및 비임상 공급. 피고는 소외 1 회사가 대상 지역 내 비임상 또는 임상시험을 위하여 완제품의 제조에 관하여 합리적으로 요구하는 경우 소외 1 회사에 모노벌크 제품을 제공해야 한다. 이러한 공급은 Article 5.11. 및 Appendix B에 규정된 운송 조건 및 공급 가격에 따라 운송된다. 위 규정에도 불구하고 피고는 Article 5.3.에 따라 피고가 제조한 완제품이 요구되고 당사자들 간에 합의가 있는 경우, 비상업적 기반으로, 대상 지역 내 임상시험을 위한 완제품 형태로 제품을 무상 공급해야 한다.5.3. 상업용 공급. 계약기간 동안 피고는 대상 지역 내 완제품의 상용화를 수행하는 데 있어서 소외 1 회사가 합리적으로 요구하는 바에 따라 소외 1 회사에게 모노벌크 제품을 공급해야 한다. 이러한 공급은 Article 5.11. 및 Appendix B에 규정된 운송 조건 및 공급 가격에 따라 운송된다. 당사자들이 피고가 제조한 완제품 형태로 제품을 공급하는 것이 Article 12에 따른 대상 특허의 무효 또는 회피에 따라 제3자와 분쟁이 발생하지 않는다고 판단하면, 소외 1 회사에게 피고가 제조한 완제품을 공급하기 위한 별도의 공급계약을 본 계약에 대한 수정계약으로 체결하여야 한다. 대상 지역 내의 허가당국에 의해 제품이 성공적으로 허가되고 기술이전이 완료될 때까지 피고는 제품을 1차 포장된 제품으로 제공하여야 하고, 소외 1 회사는 1차 포장된 제품을 구입하여야 하며, 입고시 품질관리, 2차 포장, 출고시 품질관리 및 제품의 최종적인 시장 출고에 사용한다. (후략)5.4. 완제품 제조. 소외 1 회사는 Appendix A에 명시된 완제품 규격 및 기술이전 동안 설정된 협업기술에 따라 피고에 의해 공급되는 모노벌크 제품으로만 완제품을 제조하여야 한다. 소외 1 회사는 대상 지역 내 GMP 규정을 만족하는 완제품 제조설비를 소외 1 회사 제조지에 완전히 갖추어야 한다. 소외 1 회사 제조지가 적합하게 갖추어질 수 있도록 피고는 소외 1 회사 제조지에 방문하고 추가적인 장비 및 기타 예상되는 변경의 목록을 제안하여야 한다.
2) 이 사건 라이선스 계약의 이행 등
가) 피고는 이 사건 라이선스 계약에 따라, 2019. 9.경 13종 개별 접합체 원액을 제조하여 2019. 9. 21.경 소외 1 회사에게 제공하였다.
나) 피고는 피고 허가 백신과 동일한 성분의 완성 백신을 생산하고 프리필드 시린지(PFS)나 바이알(vial)에 주입하여 아래 표 기재와 같이 2018. 11. 7.경부터 2020. 5. 27.경까지 소외 1 회사에게 이를 무상으로 제공하였다(이하 위와 같이 제공된 완성 백신을 차수에 따라 ‘제1차 백신’ 내지 ‘제4차 백신’이라 한다).
차수일자제공형태목적개수제1차2018. 11. 7.프리필드 시린지사람을 대상으로 한 임상시험 전 동물을 대상으로 한 비임상시험 2건, 동물에게 13가 완성 백신을 투여하여 안전성 및 면역원성 확인1,000개제2차2019. 6. 12.프리필드 시린지▽▽▽13과 피고 허가 백신의 안전성 및 유효성을 비교하는 임상시험100개제3차2019. 9. 21.바이알13종 개별 접합체 원액으로부터 완성 백신을 제조하는 기술이 제대로 이전되어 완성 백신이 제대로 제조되었는지 여부를 확인하기 위한 이화학적 분석시험450개제4차2020. 5. 27.프리필드 시린지영유아 대상 임상시험1,100개
다) 소외 1 회사는 2021. 7. 22. 러시아 당국으로부터 피고의 대한민국 소재 공장을 제조 장소로 하여 피고 허가 백신과 동일한 성분의 백신에 관하여 품목허가를 받았고, 2022. 9. 21. 소외 1 회사의 러시아 공장을 제조 장소로 추가하였다.
다. 원고들과 피고 사이의 분쟁 경과
1) 이 사건 특허발명에 대한 등록무효 사건
피고는 2013. 10. 7. 특허심판원에 이 사건 특허발명에 대한 등록무효심판을 청구하였고, 특허심판원은 2015. 6. 10. 위 심판청구를 기각하는 심결을 하였다(특허심판원 2013당2673). 피고는 위 심결의 취소를 구하는 소를 제기하였고, 특허법원은 2017. 11. 29. 기각판결을 선고하였다(2015허4613). 이에 대하여 피고가 상고하였으나, 대법원은 2018. 12. 13. 상고기각판결을 선고하였고(2018후10206), 그 결과 위 특허법원 판결은 그대로 확정되었다(이하 ‘관련 등록무효 사건’이라 한다).
2) 이 사건 제1항 발명의 특허권에 대한 침해금지 사건
가) 원고들은 2017. 8. 24. ‘피고 허가 백신 및 그 반제품의 생산 행위가 이 사건 제1항 발명에 대한 특허권(이하 ‘이 사건 특허권’이라 한다)을 침해한다’고 주장하면서, 피고를 상대로 특허권 침해금지 등을 구하는 소를 제기하였다(서울중앙지방법원 2017가합557878). 위 법원은 2019. 5. 21. 다음과 같은 화해권고결정을 하였고, 그 화해권고결정은 2019. 6. 13. 그대로 확정되었다.
1. 피고는 이 사건 특허발명의 존속기간 만료일 또는 위 특허를 무효로 한다는 심결의 확정일 중 먼저 도래하는 날까지 아래 가 및 나항 기재 각 물건을 생산, 양도, 대여 또는 수입하거나 양도 또는 대여의 청약(양도 또는 대여를 위한 전시 포함)을 하지 아니한다. 가. 피고가 "(특허품목명 생략)주"라는 제품명으로 식품의약품안전처장으로부터 품목허가 받은 ◎◎◎ 단백접합백신 의약품 나. 피고가 백신을 생산할 목적으로 제조한 반제품으로서 폐렴구균 혈청형 1, 3, 4, 5, 6A, 6B, 7F, 9V, 14, 18C, 19A, 19F 및 23F의 협막 다당류 각각이 운반체 단백질 CRM197에 개별적으로 접합된 형태인 접합체들 및 생리학적으로 허용되는 비히클의 혼합물(13가 벌크 용액).2. 원고는 이 법원 2017가합557878 사건 소를 취하한다.3. 소송비용 및 조정비용은 각자 부담한다.
나) 원고들은 2020. 6. 29. ‘제1차 내지 제3차 백신의 생산 및 양도 행위가 이 사건 특허권을 침해한다’고 주장하면서, 피고를 상대로 특허권 침해금지가처분을 신청하였다(서울중앙지방법원 2020카합21291). 위 법원은 2020. 12. 15. ‘피고의 생산 등 실시행위는 특허법 제96조 제1항 제1호의 특허권의 효력이 미치지 아니하는 경우에 해당하므로 피보전권리의 존재 및 보전의 필요성이 소명되었다고 볼 수 없다’는 이유로 위 신청을 기각하는 결정을 하였다. 원고들이 위 결정에 대하여 항고하였으나(서울고등법원 2020라21505), 위 법원은 2021. 11. 25. 위 항고를 받아들이지 아니하는 결정을 하였다. 이에 원고들은 2021. 12. 8. 위 가처분 신청을 취하하였다.
다) 원고들은 2022. 8. 12. ‘피고가 소외 1 회사에게 완성 백신을 공급하기 위하여 이 사건 특허권을 침해하는 제품을 제조·판매할 우려가 있다’고 주장하면서, 피고를 상대로 특허권 침해금지가처분을 신청하였다(서울중앙지방법원 2022카합21201). 위 법원은 2022. 11. 22. ‘피고가 이 사건 특허권을 침해할 우려가 있다는 점이 소명되지 않는다’는 이유로 위 신청을 기각하는 결정을 하였다. 원고들은 위 결정에 대하여 항고하였다가 2023. 1. 6. 위 가처분 신청을 취하하였다.
다툼 없는 사실, 이 법원에 현저한 사실, 갑 제1 내지 7, 22, 24, 38, 56호증, 을 제4, 5, 6, 20, 21, 27, 28, 30, 36, 37, 38, 57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각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당사자 주장의 요지
가. 원고들
아래와 같은 이유로, 피고에 대하여 13종 개별 접합체 원액(별지 1 목록 제1항 기재와 같다) 및 완성 백신(별지 1 목록 제2항 기재와 같다)의 생산, 양도, 대여 또는 수입하거나 양도 또는 대여의 청약(양도 또는 대여를 위한 전시 포함)의 금지 및 피고의 본점, 지점, 사업소, 영업소, 공장 및 창고에 보관 중인 13종 개별 접합체 원액 및 완성 백신의 폐기를 구한다.
1) 13종 개별 접합체 원액
가) 직접침해
이 사건 특허발명은 특정 13종 폐렴구균 혈청형에 대하여 모두 을 운반체 단백질로 선택하여 개별 접합체를 만들고 이들을 합쳤을 때 심각한 면역간섭 없이 위 혈청형 모두에 대하여 우수한 면역원성을 나타내도록 하는 13가 면역원성 조성물을 제공한 것에 그 기술적 의의가 있다. 피고는, 혼합하였을 때 13가 면역원성 조성물이 됨을 확인한 13종 개별접합체 원액을 생산하여 소외 1 회사에게 수출하였고, 이에 따라 소외 1 회사가 이 사건 13종 원액을 단순히 혼합하기만 하면 이 사건 제1항 발명의 실시제품이 완성된다. 이러한 사정을 고려하면, 피고의 13종 개별 접합체 원액의 생산 행위는 이 사건 제1항 발명의 실시제품을 생산한 것과 동일하게 볼 수 있으므로 이 사건 특허권에 대한 직접침해를 구성한다.
나) 간접침해
피고가 생산하여 소외 1 회사에게 수출한 13종 개별 접합체 원액은 경제적·상업적인 다른 용도 없이 이 사건 제1항 발명의 13가 면역원성 조성물의 생산에만 사용하는 물건이므로, 피고의 13종 개별 접합체 원액의 생산 행위는 이 사건 특허권에 대한 간접침해를 구성한다.
다) 성과 등 무단사용 부정경쟁행위
원고 ○○○는 상당한 투자와 노력을 들여, 심각한 면역간섭 없이 골고루 면역원성을 나타내는 특정 13개 폐렴구균 혈청형 및 운반체 단백질 구성을 확인하고 이를 구현하여 ◎◎◎ 백신의 개발이 가능하게 하였다. 이는 부정경쟁방지 및 영업비밀보호에 관한 법률(이하 ‘부정경쟁방지법’이라 한다) 제2조 제1호 (파)목의 ‘성과 등’에 해당하고, 피고의 13종 개별 접합체 원액의 생산 행위는 공정한 상거래 관행이나 경쟁질서에 반하는 방법으로 자신의 영업을 위하여 위 성과 등을 무단으로 사용한 것이므로 부정경쟁방지법 제2조 제1호 (파)목의 부정경쟁행위에 해당한다.
2) 완성 백신
피고는 제1차 내지 제4차 백신을 비롯한 완성 백신을 계속 생산하여 소외 1 회사에 수출하는 등으로 이 사건 특허권을 침해하고 있다.
나. 피고
1) 13종 개별 접합체 원액
가) 직접침해
원고가 전제하고 있는 법리, 즉 국내에서 모든 구성요소를 갖춘 특허발명의 실시제품이 생산되지 않아도 예외적으로 국내에서 생산된 것으로 볼 수 있다는 법리는 조립과 분해가 단순한 기계장치발명 등에나 적용될 수 있고, 이 사건 제1항 발명과 같이 매우 정밀한 과정과 첨단 기술이 요구되는 생물학적 발명에 대하여는 적용될 수 없다. 설령 위 법리의 적용이 가능하다고 하더라도, ① 피고가 생산한 13종 개별 접합체 원액은 대부분의 생산단계를 마쳐 이 사건 제1항 발명의 주요 구성을 모두 갖춘 반제품이라 할 수 없고, ② 13종 개별 접합체 원액의 생산만으로 이 사건 제1항 발명이 일체로서 가지는 작용효과를 구현할 수 있는 상태에 이르지 못하며, ③ 13종 개별 접합체 원액으로부터 13가 면역원성 조성물을 제조하는 공정이 극히 사소하거나 간단하지도 않으므로, 피고의 13종 개별 접합체 원액의 생산 행위는 이 사건 특허권에 대한 직접침해를 구성하지 않는다.
나) 간접침해
13종 개별 접합체 원액은 이 사건 제1항 발명의 실시 외에도 경제적·상업적 용도가 있을 뿐만 아니라, 피고가 생산한 13종 개별 접합체 원액은 수출되어 국외에서 혼합이 이루어 질 것이 예정되어 있으므로, 피고의 13종 개별 접합체 원액의 생산 행위는 이 사건 특허권에 대한 간접침해를 구성하지 않는다.
다) 성과 등 무단사용 부정경쟁행위
원고 ○○○의 ◎◎◎ 백신의 개발 등은 부정경쟁방지법 제2조 제1호 (파)목의 ‘성과 등’에 해당하지 않고, 설령 ‘성과 등’에 해당한다고 하더라도 피고가 이를 무단으로 사용하였다고 할 수 없으므로 부정경쟁행위가 성립하지 않는다.
2) 완성 백신
피고가 제1차 내지 제4차 백신을 생산한 행위는 특허법 제96조 제1항 제1호의 연구 또는 시험을 하기 위한 특허발명의 실시에 해당하므로 이 사건 특허권에 대한 침해를 구성하지 않는다. 또한 피고는 수출을 마친 제1차 내지 제4차 백신 외에 완성 백신을 생산하지 않았다.
3. 13종 개별 접합체 원액에 관한 침해금지 및 폐기 청구에 대한 판단
가. 이 사건 제1항 발명의 청구범위 해석
1) 문제의 소재
이 사건 제1항 발명은 ‘생리학적으로 허용되는 비히클과 함께, 13개의 다른 다당류-단백질 접합체를 포함하고, 이때 각각의 접합체가 운반체 단백질에 접합된 상이한 혈청형의 스트렙토코커스 뉴모니애(Streptococcus pneumoniae) 유래의 협막 다당류(capsular polysaccharide)를 포함하며 상기 협막 다당류가 혈청형 1, 3, 4, 5, 6A, 6B, 7F, 9V, 14, 18C, 19A, 19F 및 23F로부터 제조되는, 폐렴구균 백신으로 사용하기 위한 13가 면역원성 조성물’을 청구범위로 하고 있다.
이 사건 제1항 발명의 ‘폐렴구균 백신으로 사용하기 위한 13가 면역원성 조성물’의 의미에 대하여, 원고들은 면역간섭 현상으로 인한 심각한 면역저하 없이 13종 혈청형 모두에 대하여 골고루 면역원성을 나타내는 조성물을 의미한다고 주장하는 반면, 피고는 폐렴구균 백신으로 사용될 수 있는 일정한 기준을 넘는 유의미한 면역원성을 나타내는 조성물을 의미한다고 주장한다.
2) 관련 법리
특허발명의 보호범위는 청구범위에 적혀 있는 사항에 의하여 정하여진다(특허법 제97조). 다만 청구범위에 적혀 있는 사항은 발명의 설명이나 도면 등을 참작해야 그 기술적인 의미를 정확하게 이해할 수 있으므로, 청구범위에 적혀 있는 사항은 그 문언의 일반적인 의미를 기초로 하면서도 발명의 설명과 도면 등을 참작하여 그 문언으로 표현하고자 하는 기술적 의의를 고찰한 다음 객관적·합리적으로 해석하여야 한다. 그러나 발명의 설명과 도면 등을 참작하더라도 발명의 설명이나 도면 등 다른 기재에 따라 청구범위를 제한하거나 확장하여 해석하는 것은 허용되지 않는다(대법원 2012. 12. 27. 선고 2011후3230 판결, 대법원 2021. 6. 30. 선고 2021다217028 판결 등 참조).
3) ‘폐렴구균 백신으로 사용하기 위한 13가 면역원성 조성물’의 의미
가) 청구범위의 문언
(1) ‘다가 면역원성(Multivalent Immunogenicity)’이란 여러 종류의 병원체, 항원 등에 대하여 면역반응을 유도하는 능력을 말한다. 폐렴구균(Streptococcus Pneumoniae)은 하나의 종이나, 인체는 폐렴구균의 세포외막에 존재하는 협막 다당류(Capsular Polysaccharide)의 3차원적 구조가 달라짐에 따라(면역학적으로 구별되는 이러한 변이를 ‘혈청형’이라고 한다) 특이적 면역반응을 일으킨다. 따라서 이 사건 제1항 발명의 ‘13가 면역원성 조성물’은 1, 3, 4, 5, 6A, 6B, 7F, 9V, 14, 18C, 19A, 19F 및 23F의 총 13개 혈청형에 대하여 면역반응을 유도하는 능력을 가진 조성물을 의미한다.
(2) 이 사건 제1항 발명은 청구범위의 문언상 ‘폐렴구균 백신으로 사용하기 위한 13가 면역원성 조성물’에 관한 발명이고, 그 대상을 ‘◎◎◎ 백신’이나 ‘폐렴구균 백신으로 사용되는 13가 면역원성 조성물’로 한정하고 있지 않다.
한편 이 사건 제13항, 제14항 발명은 ‘멸균 액체 제형’에 관한 발명이고, 특히 이 사건 제14항 발명은 청구범위를 ‘0.5㎖ 용량 각각이 2㎍의 각 당류, 단 6B는 4㎍; 약 29㎍ 운반체 단백질; 0.125㎎의 알루미늄 원소(0.5㎎ 알루미늄 포스페이트) 애쥬번트; 및 부형제로서 염화나트륨 및 나트륨 석시네이트 완충액을 포함하도록 제형화된 멸균 액체 제형’으로 하여 면역증강제 및 부형제의 종류와 비율 등까지 구체적으로 특정하고 있다. 이 사건 제13항, 제14항 발명과 비교해보면, 이 사건 제1항 발명은 백신으로 곧바로 인체에 투약할 수 있는 수준은 아니더라도 제형화 등을 거칠 경우 ◎◎◎ 백신으로 사용 가능한 13가 면역원성 조성물을 포함한다고 봄이 합리적이다.
나) 기술적 의의
(1) 갑 제2, 6, 53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따라 인정되는 아래의 사실 내지 사정을 종합하여 볼 때, 이 사건 제1항 발명은 폐렴구균 다가 접합체 백신을 연구·개발하는 기술 분야에서 기술적 어려움으로 인식되어 오던 가수의 증가에 따른 면역반응 저하 내지 억제 등을 극복하고, 13종의 폐렴구균 항원에 대해 면역원성을 가지는 조성물을 발명함으로써, 폐렴구균 백신의 적용범위(coverage)를 넓혔다는 데 기술적 의의가 있다.
(가) 이 사건 특허발명의 명세서 기재에 따르면(식별번호 [0002], [0003], [0004], [0006] 참조), 이 사건 특허발명은 다수의 혈청형이 존재하는 폐렴구균으로 인한 질병을 효과적으로 예방하기 위하여 기존에 개발되어 있었던 7개의 혈청형(4, 6B, 9V, 14, 18C, 19F, 23F) 폐렴구균 접합체 백신(7vPnC 백신)에 6개의 추가적인 혈청형(1, 3, 5, 6A, 7F, 19A)을 포함하는 13가 면역원성 폐렴구균 접합체 조성물을 제공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특허발명 명세서 표 생략)
(나) 이 사건 특허발명의 우선일 무렵에 여러 제약사가 7가보다 더 높은 가수의 접합체 백신의 개발을 시도하였으나 일부 혈청형에 대한 면역반응 저하로 인하여 개발을 중단하거나 일부 혈청형을 제외하고 가수를 줄여 백신 허가를 받았다. 이를 볼 때, 이 사건 특허발명의 우선일 당시 각 혈청형에 대한 개별 접합체가 단독으로는 면역원성을 나타내어도 함께 사용되었을 때 모든 혈청형에 대하여 제대로 면역원성을 나타내도록 가수를 높이는 것에는 상당한 기술적 어려움이 있었다고 판단된다.
(다) 관련 등록무효 사건에서, 법원은 ‘이 사건 제1항 발명의 기술사상의 핵심은 단순히 13개의 혈청형별 다당류와 운반체 단백질이 조합된 폐렴구균 다당류-단백질 조성물을 발명하였다는 데 있는 것이 아니라, 그와 같은 조합에 의하여 만들어진 폐렴구균 백신이 13개 혈청형 모두에 대하여 면역원성을 가지는 다당류-단백질 조성물이라는 데 있다.’라고 판단하였다(갑 제6호증 20면 참조).
(라) 최종 원액이나 완성 백신에는 조성물 원액 외에 면역증강제, 등장화제, 완충액, 현탁화제 등이 더해질 수 있다. 그러나 면역증강제는 면역원성이 이미 발휘된 경우에 이를 증강시키는 것이어서 면역원성의 확보를 위한 부수적 수단에 불과하고, 다른 제제들은 면역원성과 직접적으로 관련되지 않는다. 따라서 이 사건 제1항 발명의 기술사상의 핵심이 최종 원액이나 완성 백신에까지 이르러야 드러난다고 보기 어렵다.
(2) 한편 원고들은, 나아가, 이 사건 제1항 발명은 면역간섭 현상을 극복하고 13가 면역원성을 발휘하도록 하는 것에 의의가 있으므로 13종 혈청형 모두에 대하여 면역간섭 현상으로 인한 심각한 면역저하가 나타나지 않는다면 설령 물리화학적 반응으로 인한 단백질 응집 등 다른 원인으로 인하여 면역저하가 일어나는 경우라도 이 사건 제1항 발명의 권리범위에 포함될 수 있다는 취지로 주장한다. 그러나 갑 제2, 6, 48, 53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따라 인정되는 아래의 사실 내지 사정을 종합하여 볼 때, 원고들의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다.
(가) 면역간섭(Immune Interference)은 2개 이상의 항원을 동시에 투여할 경우 각자의 면역반응에 서로 영향을 미쳐, 각 항원을 개별적으로 투여할 때보다 면역반응 수준이 높아지거나 낮아지는 현상이다. 원고들이 증거로 제출한 소외 2의 진술서(갑 제53호증)에 따르더라도, 13가 면역원성을 달성하는 데에는 여러 가지 장애요인이 있고 면역간섭은 그중 하나의 요인이다.
(나) 이 사건 제1항 발명의 청구범위나 발명의 설명 어디에도 ‘면역간섭’에 관하여 직접적으로 기재되어 있지 않다. 따라서 이 사건 제1항 발명의 청구범위의 ‘13가 면역원성’은 문언 그대로 1, 3, 4, 5, 6A, 6B, 7F, 9V, 14, 18C, 19A, 19F, 23F의 총 13개 혈청형 모두에 대하여 면역반응을 유도할 수 있는지 여부로 판단하여야 한다. 원고들 주장과 같이 ‘13가 면역원성을 가지기 위해 극복해야 하는 여러 장애요인들 중 면역간섭 현상으로 인한 심각한 면역저하가 나타나지 않으면 충분한 것’으로 해석하는 것은 청구범위를 실질적으로 확장하는 결과가 되어 부당하다.
(다) 관련 등록무효 사건에서 원고들이 주장한 아래의 내용을 보더라도, 이 사건 제1항 발명의 목적과 효과가 면역간섭 현상의 극복 그 자체에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
갑 제48호증 37, 38면(문서 하단에 표시된 면수 기준 32, 33면)이 사건 특허발명의 목적은 ‘기존 7가 백신에 혈청형 6개를 추가하여 보호범위를 13가로 넓힌 폐렴구균 백신 조성물을 제공하는 것’이고, … 실시예 16에서 확인되는 것처럼 ‘13개 혈청형 모두에 대해 면역원성을 나타내는 백신 조성물을 제공한 것’이 그 효과입니다. … 면역간섭은 이 사건 특허발명에 따른 백신 조성물이 13개 혈청형 모두에 대해 제대로 면역원성이 나타나는지 확인하는 과정에서 면역원성 감소여부로부터 저절로 확인되는 요소로서, 면역간섭 자체를 완전히 ‘해결’ 내지 ‘해소’하는 것이 이 사건 특허발명의 목적은 아닙니다(면역간섭의 속성에 비추어 보면 이 문제를 완벽히 해결한다는 것이 가능한 일인지도 의문입니다). 피고(이 사건 원고 ○○○)도 특허심판원도 그렇게 주장하거나 인정한 바 없음에도 불구하고, 원고(이 사건 피고)는 이 사건 특허발명의 목적과 효과가 면역간섭 문제를 해결한 것에 있다고 왜곡하고 있으나, 이는 이 사건 특허발명을 잘못 이해한 것입니다.
4) 검토결과의 정리
이 사건 제1항 발명의 ‘폐렴구균 백신으로 사용하기 위한 13가 면역원성 조성물’은 직접 인체에 투약할 수 있는 형태인 최종 원액 등에 이르지 않더라도 제형화 등을 거칠 경우 폐렴구균 백신으로 사용할 수 있을 정도로 13개 혈청형 모두에 대하여 면역원성을 가지는 다당류-단백질 조성물을 의미한다.
나. 13종 개별 접합체 원액 생산 행위 그 자체만으로 이 사건 특허권을 직접침해하는지 여부
1) 문제의 소재
이 사건 제1항 발명은 ‘폐렴구균 백신으로 사용하기 위한 13가 면역원성 조성물’이다. 한편 피고가 국내에서 생산한 13종 개별 접합체 원액은 13종 폐렴구균 혈청형에 대한 각 다당류-단백질 접합체 원액으로, 이들 접합체 원액의 조합에 의해 13가 면역원성 조성물이 구현된 상태에 이르지는 않았다. 이러한 피고의 13종 개별 접합체 원액 생산 행위 자체가 이 사건 특허권을 침해하는지 문제된다.
2) 관련 법리
특허권의 속지주의 원칙상 물건의 발명에 관한 특허권자가 물건에 대하여 가지는 독점적인 생산·사용·양도·대여 또는 수입 등의 특허실시에 관한 권리는 특허권이 등록된 국가의 영역 내에서만 그 효력이 미치는 것이 원칙이다. 그러나 국내에서 특허발명의 실시를 위한 부품 또는 구성 전부가 생산되거나 대부분의 생산단계를 마쳐 주요 구성을 모두 갖춘 반제품이 생산되고, 이것이 하나의 주체에게 수출되어 마지막 단계의 가공·조립이 이루어질 것이 예정되어 있으며, 그와 같은 가공·조립이 극히 사소하거나 간단하여, 위와 같은 부품 전체의 생산 또는 반제품의 생산만으로도 특허발명의 각 구성요소가 유기적으로 결합한 일체로서 가지는 작용 효과를 구현할 수 있는 상태에 이르렀다면, 예외적으로 국내에서 특허발명의 실시제품이 생산된 것과 같이 보는 것이 특허권의 실질적 보호에 부합한다(대법원 2019. 10. 17. 선고 2019다222782, 222799 판결 참조, 이하 ‘이 사건 관련 법리’라 한다).
3) 국내에서 특허발명의 실시를 위한 부품 또는 구성 전부가 생산되거나 대부분의 생산단계를 마쳐 주요 구성을 모두 갖춘 반제품에 해당하는지 여부
앞서 든 증거에 갑 제8, 14, 15, 16, 25, 29, 45, 46호증, 을 제7, 8, 11, 23 내지 26, 32, 33, 34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알 수 있는 아래 사실 내지 사정을 종합하여 보면, 피고가 국내에서 생산한 13종 개별 접합체 원액은 일응 ‘이 사건 제1항 발명의 실시를 위한 대부분의 생산단계를 마쳐 주요 구성을 모두 갖춘 반제품’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다.
즉, 이 사건 제1항 발명인 13가 면역원성 조성물을 생산하기 위해서는 13종 개별 접합체 원액을 각각 제조한 다음, 이들을 조성물로 혼합하는 공정을 거쳐야 한다. 구체적으로는, ① 각 혈청형별로 각각의 폐렴구균 균주를 배양 완료한 후 다른 균으로 오염되지 않은 배양액을 불활화하여 원심분리하는 다당류 원액 제조 단계, ② 디프테리아 균주를 배양 완료한 후 오염되지 않은 배양액을 여과하고, 크로마토그래프 칼럼 등을 이용하여 정제하고 제균여과하는 원액 제조 단계, ③ 다당류 원액을 산화시킨 후 초여과, 농축 등을 통하여 정제하고 제균여과하는 활성 다당류 원액 제조 단계, ④ 활성화된 다당류 원액에 수성 접합 또는 디메틸설폭사이드(DMSO) 등을 가해 원액을 접합시키는 접합체 원액 제조 단계, ⑤ 각 접합체 원액을 혼합하고 제균여과하는 최종 조성물 원액 제조 단계를 거친다.
13종 개별 접합체 원액이 제조되면 이 사건 제1항 발명의 실시를 위한 전체 과정 중에서 주성분의 생산을 마친 상태이므로(위 ① 내지 ④ 단계까지 완료), 남은 절차는 제조된 13종 개별 접합체 원액을 혼합하는 공정뿐이다(위 ⑤ 단계).
4) 반제품이 하나의 주체에게 수출되어 마지막 단계의 가공·조립이 이루어질 것이 예정되어 있는지 여부
13종 개별 접합체 원액은 애초에 러시아에서 소외 1 회사에 의해 혼합 공정을 거쳐 최종 조성물 원액을 생산하기 위한 목적으로 제조하는 것이므로, 하나의 주체인 소외 1 회사에게 수출되어 마지막 단계인 혼합 공정이 이루어질 것이 예정되어 있다.
5) 마지막 단계의 가공·조립이 극히 사소하거나 간단한지 여부
가) 마지막 단계인 13종의 각 개별 접합체 원액을 혼합하는 공정에 관하여, 원고들은 그 발명이 속하는 기술분야에서 통상의 지식을 가진 사람(이하 ‘통상의 기술자’라 한다)가 이 사건 특허발명의 명세서와 기술상식 등을 참작하여 주지관용의 수단들로부터 적절하게 선택하거나 용이하게 생각하여 수행할 수 있는 정도에 불과하므로 극히 사소하거나 간단하다고 주장하는 반면, 피고는 개별 접합체 원액의 함량과 혼합비율, 혼합할 때의 pH, 온도, 교반속도, 교반시간 등 혼합조건이 최종 조성물 원액의 면역원성에 영향을 미치므로 이러한 여러 변수들을 설정하는 것은 폐렴구균 백신으로 사용하기 위한 13가 면역원성 조성물을 만들기 위한 중요한 과정이라고 주장한다.
나) 앞서 든 증거에 갑 제53, 59호증, 을 제89, 91, 94, 95, 96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인정되는 아래의 사실 내지 사정을 종합하여 보면, 혼합 공정 과정에서 13종 개별 접합체 원액의 투입량, 혼합비율 및 혼합순서, 혼합할 때의 pH, 온도, 교반속도, 교반시간 등 혼합조건은 폐렴구균 백신으로 사용하기 위한 13가 면역원성 조성물을 구현하는 데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침을 알 수 있다.
(1) 원고들은 당초 갑 제53호증(소외 2 진술서)의 기재(12, 15 내지 19항 참조)를 들어, 13종 개별 접합체 원액을 혼합하여 13가 면역원성 조성물을 제조하는 공정이 극히 사소하거나 간단하다고 주장하였다. 이 법원은 제1회 변론기일에서 원고들과 피고에게 해당 쟁점에 대한 추가 증거를 제출하도록 명하였고, 이에 따라 원고들과 피고는 각각 전문가 증인을 신청하였다. 이후 원고들과 피고는 모두 증인신청을 철회하였고(원고들의 2024. 8. 26. 자 석명준비명령에 대한 의견서, 피고의 2024. 8. 14. 자 및 2024. 8. 26. 자 절차 진행에 관한 의견서 참조), 그 대신 각각 전문가 의견이 기재된 진술서, 의견서[갑 제53, 59호증(이하 통칭하여 ‘원고들 측 진술서’라 한다), 을 제89, 91, 96호증(이하 통칭하여 ‘피고 측 진술서’라 한다)]를 증거로 제출하였다.
(2) 피고 측 진술서 기재에 따르면, ① 면역원성은 개별 항원의 양, 혼합비율에 따라 달라지고(을 제89호증 11, 15항 참조), ② 혼합할 때의 pH, 온도, 교반속도, 교반시간 등이 개별 접합체의 물리화학적 성질에 영향을 줄 수 있고, 특히 단백질의 응집, 침전, 분해 기타 구조 변형 등에 영향을 주어 결과적으로 면역원성이 크게 달라질 수 있다(을 제89호증 11, 15, 24항, 을 제91호증 5, 9, 11, 12, 16, 17항 참조).
원고들 측 진술서 기재에 따르더라도, 13종 개별 접합체 원액을 혼합하여 13가 면역원성 조성물을 만드는 공정에는 13종 개별 접합체 원액의 투입량을 산출하고 혼합조건을 설정하는 작업이 필요하다(갑 제59호증 16항 참조). 또한 위 진술서에는 ‘개별 접합체 원액의 혼합방식에 의해 면역원성이 일부 저하될 수 있는데, 예를 들어 일부 개별 접합체 항원의 양을 적정량보다 적게 사용하면 그 혈청형에 대한 면역원성이 낮게 나타나게 되고, 개별 접합체 원액의 혼합조건에 따라 개별 항원들의 면역원성 수준이 일부 영향을 받을 수 있으나, 그 원인이 항원 간의 상호작용에 의한 면역간섭 때문은 아니다’는 취지의 기재도 있다(갑 제59호증 11, 14항 참조). 이 사건 제1항 발명의 청구범위 해석상 13가 면역원성에 영향을 주는 원인이 면역간섭만으로 한정되지 않음은 앞서 본 바와 같다.
더구나 면역간섭은 원고들 스스로 밝히고 있는 바와 같이 그 원인이 오늘날까지도 명확히 규명되지 않아, 최종 제조된 조성물의 면역원성을 확인하여 그 과정에서 면역간섭 여부를 추정할 수 있을 뿐이다. 이에 따르면 면역간섭의 발생 여부는 일단 개별 접합체 원액을 혼합하여 조성물 원액을 제조한 이후, 그 제조된 조성물 원액의 면역원성을 확인하여야 알 수 있는 것이다.
(3) 단백질은 pH, 온도, 기계적 작용 등 외부 조건의 영향을 받아 구조적 변화가 일어날 수 있고 이러한 단백질의 구조적 변화는 변성 등에 따라 단백질의 기능 상실으로 이어질 수 있는 점, 면역원성은 항원의 함량, 분자 크기, 물성 등 여러 특성에 영향을 받는 점 등은 해당 기술분야에서 널리 알려진 기술상식이다. 이는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작성한 ‘생물의약품 제조공정 밸리데이션 가이드라인’, ‘바이오의약품 제조공정 밸리데이션 가이드라인’에 ‘원액 주성분, 흡착제, 버퍼 등을 혼합하여 최종 원액을 조제하는 공정은 물리적, 화학적, 생화학적 반응이 일어나기 때문에 품질특성을 결정하는 중요한 공정이다’, ‘주성분 함량, 조제 균질성, 역가 등 중요품질특성(CQA)에 영향을 미치는 중요공정변수(CPP)로 교반시간, 교반조건, 온도, pH 등이 있다’는 내용 등이 기재되어 있는 것을 보더라도 알 수 있다(을 제7호증 17면, 을 제85호증 7면 참조).
(4) 원고 ○○○가 이 사건 특허발명 이외에 원고 허가 백신과 관련하여 등록받은 특허발명(등록번호 생략)의 명세서에는 ‘응집(예컨대, 단백질 응집)과정은 당업계에 공지되고(하지만, 충분히 규명된 것은 아니다) 설명되어 있으며, 종종 다양한 물리화학적 스트레스, 예컨대 열, 압력, pH, 교반, 전단력, 동결-해동, 탈수, 중금속, 페놀성 화합물, 실리콘 오일, 변성제 등에 의한 영향을 받는다.’라고 기재되어 있다(갑 제62호증 식별번호 [0064] 참조).
비록 위 기재만으로 13종 개별 접합체 원액을 혼합하는 공정에서 온도, 시간, 속도, pH 등 혼합조건에 따라 단백질 응집현상이 유발될 수 있다고 단정하기는 어려우나, 앞서 본 바와 같이 단백질이 pH, 온도, 기계적 작용 등 외부 조건의 영향을 받아 구조적 변화가 일어날 수 있는 점을 고려할 때, 혼합조건에 따라 단백질의 3차원적 구조에 변화가 생기고 그 과정에서 단백질의 접힘이 비정상적으로 이루어지게 되는 등으로 인하여 응집현상이 발생할 수 있다는 추측은 충분히 가능하다. 그리고 이러한 응집현상이 면역원성의 저해를 가져올 수 있다는 점은 원고들 측 의견서(갑 제59호증 13항 참조)와 피고 측 진술서(을 제91호증 5항 참조) 모두에 나타나 있다.
결국 13가 개별 접합체 원액의 혼합 과정에서 pH, 온도, 교반속도, 교반시간 등 혼합조건이 단백질의 역가에 영향을 미쳐 13가 면역원성이 저해될 수 있다는 점은 부정할 수 없다.
다) 위에서 본 혼합 공정에서 각 개별 접합체 원액의 혼합비율과 혼합순서, 혼합할 때의 pH, 온도 등 혼합조건이 갖는 중요성에다가 아래의 사정을 더하여 보면, 13가 면역원성 조성물을 제조하기 위한 혼합 공정이 극히 사소하거나 간단하다고 볼 수 없다.
(1) 혼합 공정에는 각 개별 접합체 원액의 혼합비율과 혼합순서를 결정하고, 적절한 혼합조건(온도, 시간, 속도, pH 등)을 설정하며, 그 혼합비율, 혼합순서, 혼합조건 등을 정밀하게 제어하는 작업이 필수적이다.
(2) 특히 이 사건 제1항 발명인 13가 면역원성 조성물과 같은 생명공학발명 내지 의약발명의 경우 실제 실험을 하지 않는 이상 그 효과에 대한 예측가능성 내지 실현가능성이 현저히 떨어진다. 더욱이 앞서 본 바와 같이 13가 면역원성의 달성 여부는 혼합하여 제조된 조성물 단계에서 개별적 실험을 통해서만 확인이 가능하므로, 13가 면역원성 조성물을 구현하기 위해서는 적절한 혼합조건 등을 설정하고 제어해가면서 반복된 실험이 필요할 수 있다.
(3) 원고들은, 피고가 이 사건 제1항 발명의 기술사상을 그대로 이용하여 13종 개별 접합체 원액을 제조한 다음 이를 혼합하기만 하면 13가 면역원성 조성물이 되는 점을 확인하고서 13종 개별 접합체 원액을 생산하여 일체로 소외 1 회사에 판매한 점을 고려할 때, 13종 개별 접합체 원액의 혼합 공정은 피고가 이미 국내에서 확인한 혼합비율, 혼합순서, 혼합조건 등에 따라 이루어지므로 극히 사소하거나 간단하다고 보아야 한다는 취지로 주장한다. 그러나 앞서 든 증거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따라 알 수 있는 아래와 같은 사정에 비추어 보면, 원고들이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혼합 공정이 극히 사소하거나 간단하다고 인정하기 부족하다.
(가) 을 제4, 5, 6호증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따르면, 피고가 혼합 공정 이후 13가 면역원성의 구현에 성공한 13종 개별 접합체 원액을 소외 1 회사에게 공급한 사실은 인정된다. 그로 인하여 혼합 공정의 시행착오가 줄어들 수는 있으나, 앞서 본 바와 같이 생물학적 조성물이라는 기술분야의 특성상 미세한 조건, 환경 등의 변화에 의해서도 조성물의 면역원성에 큰 차이가 생길 수 있어 혼합 공정을 정밀하게 제어해가면서 진행할 필요성은 여전히 남는다.
(나) 한편 피고와 소외 1 회사는 이 사건 라이선스 계약 과정에서 13종 개별 접합체 원액의 규격(Specification)에 관하여 구체적으로 합의하였다. 이 사건 라이선스 계약 Appendix A에는 모노 벌크 제품, 즉 13종 개별 접합체 원액의 규격(Specification)과 관련하여 ‘다당류- 접합체 원액 규격(Specifications for PS- Drug Substances)’과 ‘혈청형별 규격(Serotype-Specific Specifications)’이 명시되어 있다. 이를 종합하여 볼 때, 피고가 13종 개별 접합체 원액을 소외 1 회사에 수출하면서 그 개별 접합체 원액의 투입량 및 혼합비율 등에 관한 정보도 함께 제공하였음을 알 수 있다.
그러나 그러한 사정을 고려하더라도 아래와 같은 이유에서 혼합 공정이 극히 사소하거나 간단하다고 볼 수 없다.
① ㉮ 앞서 본 바와 같이 생물학적 조성물의 제조 공정은 물리적·화학적·생화학적 반응이 일어나기 때문에 상당히 까다롭고 고도로 제어된 공정의 실행이 요구되는 점, ㉯ 원고 측 부사장 소외 3 진술서에도 ‘바이오기술의 이전에는 높은 수준의 생산 노하우, 적합한 공장 및 설비, 인력 훈련 등이 요구되기 때문에, 특히 러시아에서 백신을 자체적으로 생산할 수 있도록 하는 과정은 수년이 소요된다.’라고 기재되어 있는 점(을 제86호증 8항 참조), ㉰ 혼합 공정을 수행하기 위해서는 설비 구축이 필요한데 설비에 차이가 있는 경우 혼합조건의 변경이 필요할 수도 있다는 점 등을 종합하여 볼 때, 피고로부터 13종 개별 접합체 원액의 투입량 및 혼합비율 등에 관한 정보가 제공되었더라도, 그 정보에 맞도록 13종 개별 접합체 원액을 정밀하게 투입하고 설정된 여러 혼합조건을 모두 제어하면서 균일한 혼합을 이루어내는 공정을 실행하기 위해서는 상당한 훈련과 노력을 거쳐 고도로 숙련된 인력과 전문지식이 필요하고 그 과정에 많은 시간이 소요될 수 있다.
② 이 사건 라이선스 계약 Article 3.1.2. (b), (c)에 따르면, 기술이전의 범위에 ‘모노벌크 제품으로부터 최종 원액 제형화(13가 면역원성 조성물을 제조하는 공정)’가 포함되어 있고, 기술이전의 방법으로 ‘피고가 소외 1 회사의 기술자들에게 제품의 제형화(13가 면역원성 조성물 제조 공정) 등에 관한 기술이전을 위한 현장 훈련을 제공하여야 한다’는 내용이 명시되어 있다. 만약 13종 개별 접합체 원액으로부터 13가 면역원성 조성물을 제조하는 혼합 공정이 극히 사소하거나 간단한 것이라면, 피고와 소외 1 회사가 굳이 모노벌크 제품으로부터 최종 원액을 제형화하는 세부 공정에 관한 기술이전과 현장 훈련 제공 등을 이 사건 라이선스 계약에 포함시킬 이유가 없었을 것이다.
③ 원고들은 혼합 공정이 극히 사소하거나 간단하다고만 주장할 뿐, 정작 그 공정이 어떠한 혼합비율, 혼합조건 등으로 이루어지는지는 구체적으로 밝히지 아니하였다. 원고들은 해당 기술분야에서 표준화된 혼합 공정이 존재한다는 취지로도 주장하나, 앞서 본 여러 사정 및 원고들 측 진술서에 ‘각 개별 접합체의 투입량 및 첨가순서, 혼합속도, 혼합시간, 온도, 펌프 속도 등은 각 제약회사의 제품과 장비에 최적화된 조건을 찾아서 설정하므로 시간이 소요된다’고 기재되어 있는 점(갑 제59호증 21항 참조) 등에 비추어 볼 때, 원고들이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표준화된 혼합 공정이 존재한다고 인정하기 부족하다.
(4) 또한 원고들은, 아래 표 기재와 같이 이 사건 관련 법리의 판결 사안과 이 사건 제1항 발명을 대비하면서, 통상의 기술자가 특허 명세서 기재로부터 기술상식 등을 참작하여 주지관용의 수단들로부터 적절하게 선택하거나 용이하게 수행할 수 있는 정도이면 극히 사소하거나 간단한 가공·조립에 해당한다고 할 것인데, 이 사건 특허발명의 명세서에는 13종 개별 접합체 원액의 ‘혼합’에 관하여 ‘개개의 당접합체를 정제한 후에, 이들을 혼합하여 본 발명의 면역원성 조성물을 제형화한다’, ‘통상의 기술자가 당업계에서 인정된 방법을 사용하여 수행할 수 있다’는 등으로 간단히 기재되어 있으므로(식별번호 [0048] 참조), 이러한 기재에 비추어 보면 13종 개별 접합체 원액을 혼합하여 13가 면역원성 조성물을 제조하는 방법은 통상의 기술자에게 자명하거나 통상의 기술자가 적절하게 선택할 수 있는 정도에 불과하여 극히 사소하거나 간단한 공정에 해당한다고 주장한다.
이 사건 관련 법리의 판결 사안이 사건 제1항 발명이 사건 특허발명의 명세서 기재에 따르면, 실시예의 하나로 의료용 실 단부에 매듭을 형성하여 지지체의 설치 위치를 지정하는 것을 제시하고 있기는 하나, 그 밖에 이를 고정하거나 결합하는 방법을 제시하고 있지 않다. 오히려 명세서에서는 지지체를 ‘배치’한다는 표현을 더 많이 사용하고 있는데, 이러한 이 사건 제6항 발명의 청구범위와 명세서의 기재를 종합하면, 의료용 실 지지체를 의료용 실의 단부에 결합·고정하는 방법은 통상의 기술자가 적절하게 선택할 수 있는 정도에 불과하다.이 사건 제1항 발명은 청구범위에서 생리학적으로 허용되는 비히클과 13종 개별접합체를 ‘포함’한다고 하고 있을 뿐, 그 혼합 방법이나 조성물의 제조 공정을 제시하고 있지 않고, 이 사건 특허 명세서에는 개별 접합체 원액으로부터 13가 면역원성 조성물을 제조하는 것에 대해서는 단순히 ‘혼합’한다고만 기재하고 있는바, 이 사건 제1항 발명의 청구범위와 명세서 기재를 종합하면, 13종 개별접합체 원액을 혼합하여 13가 면역원성 조성물을 제조하는 방법은 통상의 기술자가 적절하게 선택할 수 있는 정도에 불과함위 시술 전 또는 시술 과정에서 이와 같이 의료용 실의 단부에 의료용 실 지지체를 배치하여 고정시키는 것은 통상의 기술자에게 자명하고, 통상의 기술자라면 별다른 어려움 없이 위 개별 제품들을 각 기능에 맞게 조립· 결합하여 사용할 수 있다.13종 개별접합체 원액을 ‘혼합’하면 이 사건 제1항 발명의 13가 면역원성 조성물이 된다는 것은 통상의 기술자에게 자명하고, 이 사건 특허 명세서에서 통상의 기술자가 실험실에서 13종 개별접합체 원액을 단순 혼합하여 13가 면역원성 조성물을 제조하고 있는바, 통상의 기술자라면 별다른 어려움 없이 이러한 혼합 공정을 수행할 수 있음
그러나 원고들 제출의 증거만으로 13종 개별 접합체 원액을 혼합하여 13가 면역원성 조성물을 제조하는 공정이 통상의 기술자에게 자명하다거나 통상의 기술자가 별다른 어려움 없이 수행할 수 있는 방법이라고 단정하기 어렵다. 뿐만 아니라 설령 그 공정이 통상의 기술자에게 자명하다거나 통상의 기술자가 별다른 어려움 없이 수행할 수 있다고 하여도, 그러한 사정만으로 이를 이 사건 관련 법리에서 말하는 ‘극히 사소하거나 간단’한 공정이라고 단정할 수도 없다. 더구나 이 사건 관련 법리의 판결 사안은 아래와 같이 이 사건 제1항 발명과 그 기술분야나 기술내용 등이 전혀 다른 점 등과 함께 앞서 본 혼합 공정의 내용에 비추어 보면, 원고들의 주장과 같이 명세서에 혼합 공정이 간단히 기재되어 있다는 사정만으로 13종 개별 접합체 원액을 혼합하여 13가 면역원성 조성물을 제조하는 방법이 극히 사소하거나 간단한 공정에 해당한다고 볼 수는 없다.
이 사건 관련 법리의 판결 사안과 이 사건을 구체적으로 비교해보면, 다음과 같은 차이가 있다.
① 의료용 실의 단부에 또 다른 개별 구성품인 의료용 실 지지체를 형성하는 것은 매듭 형성이라는 단일한 공정으로 그 조작이 매우 단순하여 극히 단시간 내에 수행할 수 있는 반면, 이 사건에서 13가 면역원성 조성물을 제조하기 위한 혼합 공정은 앞서 본 바와 같이 각 개별 접합체 원액의 투입량, 혼합비율, 혼합순서를 결정하고 적절한 혼합조건(온도, 시간, 속도, pH 등)을 설정하여 이를 정밀하게 제어해가면서 13종 개별 접합체 원액을 혼합하여야 한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② 매듭 형성은 의료용 실의 단부에 의료용 실 지지체를 배치시켜 고정시키는 정도에 그치는 것이므로 그 방법에 있어서 기술적 노력이나 수고를 요하는 조작 또는 설계가 필요하지 않는 반면, 이 사건에서 생물학적 조성물을 제조하기 위한 혼합 공정은 물리적·화학적·생화학적 반응에 관한 것이어서 고도로 제어된 제조조건과 각 공정의 정밀성이 요구된다는 점에서 상당한 차이가 있다. 따라서 이 사건의 혼합 공정은 이 사건 관련 법리의 판결 사안이 같게 볼 수 없다.
(5) 원고들은, 마지막 단계의 가공·조립이 극히 사소하거나 간단한지 여부는 해당 가공·조립이 특허발명에서 차지하는 양적·질적 비중을 고려하여 상대적으로 판단하여야 한다고도 주장한다.
그러나 원고들 주장과 같은 해석은 ‘극히 사소하거나 간단하다’는 의미를 왜곡한 것으로, 이 사건 관련 법리를 그와 같이 해석할 근거가 없다. 설령 원고들 주장과 같이 이 사건 제1항 발명에서 차지하는 양적·질적 비중을 따져 상대적으로 판단하더라도, 혼합 공정이 13가 면역원성 조성물을 구현하는 데 미치는 영향을 고려할 때 이를 극히 사소하거나 간단하다고 볼 수 없다.
6) 부품 전체의 생산 또는 반제품의 생산만으로도 특허발명의 각 구성요소가 유기적으로 결합한 일체로서 가지는 작용 효과를 구현할 수 있는 상태에 이르렀다고 할 수 있는지 여부
13종 개별 접합체의 생산만으로 ‘특허발명의 각 구성요소가 유기적으로 결합한 일체로서 가지는 작용효과를 구현할 수 있는 상태’에 이르렀다고 하기 위해서는, 해외에서 예정된 혼합 공정을 거쳐 조성물이 제조되었을 때 13가 면역원성을 최종적으로 구현할 수 있는 상태가, 13종 개별 접합체 원액의 생산을 마친 단계에서 이미 갖추어져 있어야 한다. 따라서 만약 13종 개별 접합체 원액의 혼합 공정에 따라 13가 면역원성이 구현되기도 하고 구현되지 않기도 한다면, ‘특허발명의 각 구성요소가 유기적으로 결합한 일체로서 가지는 작용효과를 구현할 수 있는 상태’에 이르렀다고 볼 수 없다.
그런데 앞서 본 바와 같이 혼합 공정에서 각 개별 접합체 원액의 투입량, 혼합비율, 혼합순서, 혼합조건(온도, 시간, 속도, pH 등)이 제대로 갖춰지지 않으면 13가 면역원성이 구현되지 않을 수도 있으므로, 13종 개별 접합체 원액의 생산만으로도 이 사건 제1항 발명의 작용효과인 13가 면역원성을 구현할 수 있는 상태에 이르렀다고 할 수 없다.
7) 검토결과의 정리
피고가 13종 개별 접합체 원액을 생산한 행위는 이 사건 특허권에 대한 직접침해에 해당하지 않는다.
다. 13종 개별 접합체 원액의 생산 행위가 이 사건 특허권을 간접침해하는지 여부
1) 관련 법리
간접침해 제도는 어디까지나 특허권이 부당하게 확장되지 아니하는 범위에서 그 실효성을 확보하고자 하는 것이다. 그런데 특허권의 속지주의 원칙상 물건의 발명에 관한 특허권자가 그 물건에 대하여 가지는 독점적인 생산·사용·양도·대여 또는 수입 등의 특허실시에 관한 권리는 특허권이 등록된 국가의 영역 내에서만 효력이 미치는 점을 고려하면, 특허법 제127조 제1호의 ‘그 물건의 생산에만 사용하는 물건’에서 말하는 ‘생산’이란 국내에서의 생산을 의미한다고 봄이 타당하다. 따라서 이러한 생산이 국외에서 일어나는 경우에는 그 전 단계의 행위가 국내에서 이루어지더라도 간접침해가 성립할 수 없다(대법원 2015. 7. 23. 선고 2014다42110 판결 참조).
2) 판단
원고들은, 피고가 생산하여 소외 1 회사에게 수출한 13종 개별 접합체 원액은 이 사건 제1항 발명의 13가 면역원성 조성물의 생산에만 사용하는 물건이므로 피고의 13종 개별 접합체 원액의 생산 행위는 이 사건 특허권에 대한 간접침해를 구성한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피고가 생산한 13종 개별 접합체 원액은 모두 소외 1 회사에게 수출되어 국외에서 완성품으로 생산되었으므로, 이 사건 특허권에 대한 간접침해가 성립하지 않는다(원고들은 이 사건 관련 법리에서 일정한 경우 속지주의 원칙을 완화하여 특허권을 실질적으로 보호하여야 함을 천명하였으므로 이러한 취지가 간접침해의 판단에도 동일하게 적용되어야 한다고 주장하나, 위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는다).
라. 13종 개별 접합체 원액의 생산 행위가 성과 등 무단사용 부정경쟁행위에 해당하는지 여부
1) 관련 법리
구 부정경쟁방지법(2021. 12. 7. 법률 제18548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2조 제1호 (카)목은 구 부정경쟁방지법(2013. 7. 30. 법률 제11963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의 적용 범위에 포함되지 않았던 새로운 유형의 부정경쟁행위에 관한 규정을 신설한 것이다. 이는 새로이 등장하는 경제적 가치를 지닌 무형의 성과를 보호하고 입법자가 부정경쟁행위의 모든 행위를 규정하지 못한 점을 보완하여 법원이 새로운 유형의 부정경쟁행위를 좀 더 명확하게 판단할 수 있도록 함으로써, 변화하는 거래관념을 적시에 반영하여 부정경쟁행위를 규율하기 위한 보충적 일반조항이다(대법원 2020. 7. 23. 선고 2020다220607 판결 참조).
위와 같은 법률 규정과 입법 경위 등을 종합하면, 부정경쟁방지법 제2조 제1호 (카)목은 그 보호대상인 ‘성과 등’의 유형에 제한을 두고 있지 않으므로, 유형물뿐만 아니라 무형물도 이에 포함되고, 종래 지식재산권법에 따라 보호받기 어려웠던 새로운 형태의 결과물도 포함될 수 있다. ‘성과 등’을 판단할 때에는 위와 같은 결과물이 갖게 된 명성이나 경제적 가치, 결과물에 화체된 고객흡인력, 해당 사업 분야에서 결과물이 차지하는 비중과 경쟁력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한다. 이러한 성과 등이 ‘상당한 투자나 노력으로 만들어진’ 것인지는 권리자가 투입한 투자나 노력의 내용과 정도를 그 성과 등이 속한 산업분야의 관행이나 실태에 비추어 구체적·개별적으로 판단하되, 성과 등을 무단으로 사용함으로써 침해된 경제적 이익이 누구나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는 이른바 공공영역(public domain)에 속하지 않는다고 평가할 수 있어야 한다. 또한 위 (카)목이 정하는 ‘공정한 상거래 관행이나 경쟁질서에 반하는 방법으로 자신의 영업을 위하여 무단으로 사용’한 경우에 해당하기 위해서는 권리자와 침해자가 경쟁관계에 있거나 가까운 장래에 경쟁관계에 놓일 가능성이 있는지, 권리자가 주장하는 성과 등이 포함된 산업분야의 상거래 관행이나 경쟁질서의 내용과 그 내용이 공정한지, 위와 같은 성과 등이 침해자의 상품이나 서비스에 의해 시장에서 대체될 수 있는지, 수요자나 거래자들에게 성과 등이 어느 정도 알려졌는지, 수요자나 거래자들의 혼동가능성이 있는지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한다(대법원 2020. 3. 26. 선고 2016다276467 판결, 대법원 2020. 7. 23. 선고 2020다220607 판결 등 참조).
2) 판단
가) 원고들은, 원고 ○○○가 개발한 13종 개별 접합체 및 ◎◎◎ 백신이 부정경쟁방지법 제2조 제1호 (파)목의 ‘성과 등’에 해당하고 피고의 13종 개별 접합체 원액의 생산 행위는 공정한 상거래 관행이나 경쟁질서에 반하는 방법으로 자신의 영업을 위하여 위 성과 등을 무단으로 사용한 것이어서 부정경쟁방지법 제2조 제1호 (파)목의 부정경쟁행위에 해당한다고 주장한다.
나) 그러나 원고 ○○○는 13종 개별 접합체 자체에 대하여 특허등록을 받은 것이 아니라 이를 혼합한 13가 면역원성 조성물에 대하여만 특허등록을 받았을 뿐이고, 앞서 본 바와 같이, 국내에서 13종 개별 접합체를 생산하는 행위는 이 사건 특허권에 대한 직접침해 및 간접침해에 해당하지 않는다. 위와 같은 사정을 종합하여 볼 때, 13종 개별 접합체를 생산하는 것은 누구나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는 공공영역에 속한다고 보아야 하고, 따라서 13종 개별 접합체 그 자체는 ‘원고 ○○○의 상당한 투자나 노력으로 만들어진 성과 등’이라고 할 수 없다.
설령 13종 개별 접합체가 원고 ○○○의 ‘성과 등’에 해당한다고 하더라도, 앞서 본 분쟁의 경과, 이 사건 제1항 발명의 기술적 의의 등 여러 사정에 비추어 볼 때, 원고들이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피고가 원고 ○○○의 위 성과 등을 공정한 상거래 관행이나 경쟁질서에 반하는 방법으로 자신의 영업을 위하여 무단으로 사용하였다고 인정하기에도 부족하다.
결국, 피고가 13종 개별 접합체 원액을 생산한 행위는 부정경쟁방지법 제2조 제1호 (파)목의 부정경쟁행위에 해당하지 않는다.
마. 소결론
피고가 13종 개별 접합체 원액을 생산한 행위는 이 사건 특허권에 대한 침해를 구성하지 않고, 부정경쟁방지법 제2조 제1호 (파)목의 부정경쟁행위에도 해당하지 않는다. 따라서 원고들의 13종 개별 접합체 원액에 관한 침해금지 및 폐기 청구는 받아들일 수 없다.
4. 완성 백신에 관한 침해금지 및 폐기 청구에 대한 판단
가. 피고가 완성 백신을 생산하였는지 여부
1) 인정되는 부분
앞서 기초사실에서 본 바와 같이, 피고는 2018. 11. 7.부터 2020. 5. 27.까지 제1차 내지 제4차 백신을 생산하여 소외 1 회사에게 수출하였다. 제1차 내지 제4차 백신이 이 사건 제1항 발명의 권리범위에 속하는 점은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다.
따라서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피고가 제1차 내지 제4차 백신을 생산한 행위는 이 사건 특허권에 대한 침해를 구성한다.
2) 인정되지 않는 부분
원고들은, 피고가 제1차 내지 제4차 백신의 생산 이후에도 완성 백신을 계속 생산함으로서 이 사건 특허권을 침해하고 있다는 취지로 주장한다. 그러나 원고들이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피고가 제1차 내지 제4차 백신 이외에 완성 백신을 생산하였다고 인정하기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나. 피고의 항변에 대한 판단
1) 피고 주장의 요지
피고가 생산하여 소외 1 회사에게 공급한 완성 백신 중 제1차 백신은 동물을 대상으로 한 비임상시험에 사용하기 위한 것이었고, 제2차 백신은 성인을 대상으로 한 임상시험에 사용하기 위한 것이었으며, 제3차 백신은 완성 백신 제조기술이 소외 1 회사에게 제대로 이전되었는지를 확인하는 분석시험에 사용하기 위한 것이었고, 제4차 백신은 영유아를 대상으로 한 임상시험에 사용하기 위한 것이었다. 그렇다면 제1차 내지 제4차 백신은 모두 연구 또는 시험을 하기 위한 특허발명의 실시이므로, 특허법 제96조 제1항 제1호에 따라 이 사건 특허권의 효력이 미치지 않는다.
2) 제1차 내지 제4차 백신의 생산 행위가 특허법 제96조 제1항 제1호의 연구 또는 시험에 해당하는지 여부
아래와 같은 사실 내지 사정을 종합하여 보면, 제1차 내지 제4차 백신의 생산 행위는 특허법 제96조 제1항 제1호의 연구 또는 시험에 해당한다.
가) 앞서 기초사실에서 본 바와 같이, 피고가 소외 1 회사에 완성 백신을 생산·공급한 목적은 아래와 같다.
구 분목 적제1차 백신사람을 대상으로 한 임상시험 전 동물을 대상으로 한 비임상시험 2건, 동물에게 완성 백신을 투여하여 안전성 및 면역원성 확인제2차 백신▽▽▽13과 피고 허가 백신의 안전성 및 유효성을 비교하는 임상시험제3차 백신13종 개별 접합체 원액으로부터 완성 백신을 제조하는 기술이 제대로 이전되어 완성 백신이 제대로 제조되었는지 여부를 확인하기 위한 이화학적 분석시험제4차 백신영유아 대상 임상시험
즉, 제1, 2, 4차 백신은 러시아에서 완성 백신의 유효성과 안전성 등을 확인하는 비임상시험 또는 임상시험에 사용하기 위하여 생산되었고, 제3차 백신은 완성 백신 제조기술이 소외 1 회사에게 제대로 이전되었는지를 확인하는 분석시험에 사용하기 위하여 생산되었다.
나) 을 제5, 6, 9, 58, 60, 61, 63, 68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따르면, 피고는 소외 1 회사에게 제1차 내지 제4차 백신을 제공하면서, 아래 표 기재와 같이 그 백신의 용도가 연구 또는 시험을 위한 것이고 판매용이나 유통용이 아니라는 점을 명확히 표시하였다.
구분내 용증 거제1차 백신- 등재된 품목은 연구 목적으로만 기증됩니다(Items listed being donated for research purposes only).을 제58호증의1- 상업적 가치가 없습니다(No commercial value).- 재판매나 유통용이 아닙니다(Not for resale or distribution).- 수입목적: 미등록 의약품의 심사(의약품 등록)를 위한 것으로 판매 대상이 아님을 제58호증의3제2차 백신- 등재된 품목은 연구 목적으로만 기증됩니다(Items listed being donated for research purposes only).을 제60호증- 상업적 가치가 없습니다(No commercial value).- 재판매나 유통용이 아닙니다(Not for resale or distribution).- 임상시험 결과 보고서(18세에서 65세 사이의 건강한 지원자를 대상으로 폐렴구균 감염 예방을 위한 백신의 효과 및 안전성에 대한 전향적, 무작위, 이중 맹검, 비교 임상 연구)을 제61호증의1제3차 백신- 등재된 품목은 연구 목적으로만 기증됩니다(Items listed being donated for research purposes only).을 제63호증의2- 상업적 가치가 없습니다(No commercial value).- 재판매나 유통용이 아닌 통관 절차에만 비용이 소요됩니다(Not for resale or distribution, the cost is only for custom clearance formalities).- 수입목적: 미등록 의약품의 심사(의약품 등록)를 위한 것으로 판매 대상이 아님을 제63호증의3제4차 백신- 등재된 품목은 연구 목적으로만 기증됩니다(Items listed being donated for research purposes only).을 제68호증의2- 상업적 가치가 없습니다(No commercial value).- 재판매나 유통용이 아닙니다(Not for resale or distribution).- 수입목적: 미등록 의약품의 심사(의약품 등록)를 위한 것으로 판매 대상이 아님을 제68호증의3 임상시험 결과 보고서(건강한 영유아 재접종 시 폐렴구균 감염 예방 백신의 유효성 및 안전성에 대한 다기관 전향적 비교 임상 연구)을 제68호증의5
다) 제1차 내지 제4차 백신이 연구 또는 시험 목적이 아닌 유통용 등으로 사용되었다고 볼 만한 증거가 없다.
3) 원고들의 주장에 대한 판단
가) 연구·시험의 이익이 소외 1 회사에게만 귀속되므로 특허법 제96조 제1항 제1호가 적용될 수 없다는 주장
(1) 원고들 주장
원고들은, 피고는 연구·시험의 주체인 소외 1 회사와 별개의 법적 지위에서 자신의 경제적 이익을 위하여 제1차 내지 제4차 백신을 생산하였고 연구·시험 결과에 대한 직접적 이익은 오로지 소외 1 회사에게만 귀속되었으므로 특허법 제96조 제1항 제1호가 적용될 수 없다는 취지로 주장한다.
(2) 특허법 제96조 제1항 제1호의 입법 연혁 및 취지
특허법은 특허권자가 업으로서 특허발명을 실시할 권리를 독점한다고 규정하면서(특허법 제94조 제1항 본문), 특허법 제96조에서 특허권의 효력이 미치지 아니하는 범위의 하나로, ‘연구 또는 시험(「약사법」에 따른 의약품의 품목허가·품목신고 및 「농약관리법」에 따른 농약의 등록을 위한 연구 또는 시험을 포함한다)을 하기 위한 특허발명의 실시’를 규정하고 있다(이하 ‘시험적 실시의 예외’라 하고, 위 괄호 안에 명시된 것을 특히 ‘약사법 등 예외’라 한다). 이와 같은 시험적 실시의 예외는, 아래 표 기재와 같이, 제정 특허법(1946. 10. 5. 제정, 군정법령 제91호, 1946. 10. 15. 시행) 제97조가 ‘연구 또는 실험할 목적으로 적당한 범위 내에서 하는 제작 또는 사용하는 행위는 특허권의 침해로 간주하지 않는다’고 최초 규정한 이래, 특허법이 1961. 12. 31. 법률 제950호로 전부 개정되면서 제40조에 ‘연구 또는 시험을 하기 위한 특허발명의 실시에는 특허권의 효력이 미치지 않는다’고 규정된 후, 1973. 2. 8. 법률 제2505호로 특허법이 전부 개정되면서 규정내용의 변경 없이 조문의 위치만 제46조로 이동되었다가, 1990. 1. 13. 법률 제4207호로 특허법이 전부 개정되면서 다시 조문의 위치만 제96조로 이동되었고, 이후 특허법이 2010. 1. 27. 법률 제9985호로 개정되면서, 시험적 실시의 예외에 약사법 등 예외가 명시되었다.
이와 같은 시험적 실시의 예외 규정은, 연구 또는 시험을 하기 위한 특허발명의 실시마저 특허권자의 허락 없이는 할 수 없게 한다면 발명을 장려하고 그 이용을 도모함으로써 기술의 발전을 촉진하여 산업발전에 이바지함을 목적으로 하는 특허법의 근본 목적(제1조)에 반하는 결과가 초래될 수 있기 때문에, ‘발명의 보호’와 ‘발명의 이용 도모를 통한 기술발전 촉진’ 사이의 조화를 이루기 위하여 도입된 것이다.
법률 연혁규정의 내용제정 특허법(1946. 10. 5. 제정, 군정법령 제91호, 1946. 10. 15. 시행)제97조 좌기 각 호의 행위는 기 특허권의 침해로 간주하지 않음.3. 연구 또는 실험할 목적으로 적당한 범위 내에서 하는 제작 또는 사용하는 행위1961. 12. 31. 법률 제950호로 전부 개정된 특허법제40조(특허권의 한계) 특허권의 효력은 다음 각호의 1에 해당하는 것에 미치지 아니한다.1. 연구 또는 시험을 하기 위한 특허발명의 실시1973. 2. 8. 법률 제2505호로 전부 개정된 특허법제46조(특허권의 효력이 미치지 않는 범위) ① 특허권의 효력은 다음 각호의 1에 해당하는 것에 미치지 아니한다.1. 연구 또는 시험을 하기 위한 특허발명의 실시1990. 1. 13. 법률 제4207호로 전부 개정된 특허법제96조(특허권의 효력이 미치지 아니하는 범위) ① 특허권의 효력은 다음 각호의 1에 해당하는 사항에는 미치지 아니한다.1. 연구 또는 시험을 하기 위한 특허발명의 실시2010. 1. 27. 법률 제9985호로 개정된 특허법제96조(특허권의 효력이 미치지 아니하는 범위) ① 특허권의 효력은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사항에는 미치지 아니한다.1. 연구 또는 시험(「약사법」에 따른 의약품의 품목허가·품목신고 및 「농약관리법」에 따른 농약의 등록을 위한 연구 또는 시험을 포함한다)을 하기 위한 특허발명의 실시
(3) 판단
위와 같은 특허법 제96조 제1항 제1호의 개정 연혁, 취지 및 아래의 이유 등을 종합하여 볼 때, 특허발명의 실시자와 연구·시험의 주체가 다르다거나 연구·시험의 직접적 이익이 특허발명의 실시자에게 전혀 귀속되지 않는다고 하여 위 규정의 적용을 배제할 수 없으므로, 원고들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는다.
가) 특허법 제96조 제1항 제1호는 연구 또는 시험을 위한 특허발명의 실시에 특허권의 효력이 미치지 않는다고 규정하고 있을 뿐이고, 연구·시험의 주체와 특허발명 실시의 주체가 동일해야 한다거나, 연구·시험이 특허발명 실시의 주체를 위하여 이루어져야 한다는 방식으로 한정적으로 규정하고 있지 않다. 따라서 위 규정을 연구·시험의 주체와 특허발명의 생산 등 실시 주체가 동일해야 한다는 의미로 제한적으로 해석할 근거가 없다.
나) 특허법 제96조 제1항 제1호의 연혁, 취지 등에 비추어 보더라도, 위 규정의 적용범위를 특허발명의 실시자가 연구·시험의 주체와 동일하거나 연구·시험 결과의 직접적 이익을 향유하는 경우 등으로 한정할 근거를 찾기 어렵다. 즉, 특허법 제96조 제1항 제1호는 시험적 실시의 예외를 인정하여 기술발전 촉진을 도모하기 위한 취지의 규정이지 연구·시험의 수고나 노력에 대한 보상적 성격의 규정이 아니고, 특허발명의 실시자가 연구·시험의 주체와 일치하는지 여부 또는 특허발명의 실시자가 연구·시험의 결과에 대한 직접적 이익을 향유하는지 여부 등에 따라 기술발전에 기여하는 정도가 다르다고 볼 수 없다.
다) 특허법 제96조 제1항 제1호는 ‘연구 또는 시험을 하기 위한 특허발명의 실시’라고 정하고 있을 뿐, 그 실시 태양을 ‘생산’이나 ‘사용’ 등으로 한정하고 있지 않다. 따라서 이 사건과 같이 물건의 발명에 관하여 생산설비를 갖춘 자가 그 물건을 생산한 다음 이를 연구·시험자에게 제공하여 사용하게 한 경우, 생산 행위와 사용 행위 모두를 시험적 실시의 예외로 보아야 한다. 그리고 그와 같은 결론은 설령 그 물건의 생산자가 물건 생산으로 인하여 경제적 이익을 얻었다고 하여 달라지지 않는다.
특히 제약 산업분야에서는 보통 의약품 개발부터 품목허가를 거쳐 시판에 이르기까지 실험실 단계의 실험, 임상시험, GMP(Good Manufacturing Practice) 규정을 준수하는 제조시설에서의 의약품 생산 등 복잡한 절차를 거치야 하므로 그 과정에 막대한 예산과 대규모 생산설비가 필요하기 마련인데, 현실적으로 제약회사의 생산 역량이 이에 미치지 못하는 경우가 있다. 을 제41호증의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따르면, 실제로 많은 바이오/제약 기업들이 생산 역량이 부족하거나 경영 효율화를 꾀하기 위하여 생산대행기업[바이오CMO(Bio-Contract Manufacturing Organization)]에게 의약품의 생산을 위탁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이 경우 연구·시험의 주체(제약회사)와 특허발명의 실시 주체(바이오CMO)가 일치하지 않고 그 연구·시험 결과의 이익도 대개는 연구·시험의 주체인 제약회사가 향유하게 되는데, 그렇다고 하여 시험적 실시의 예외를 인정하지 않는 것은 부당하다.
라) 특허발명의 실시자에 의한 연구·시험에 비하여 제3자에 의한 연구·시험이 특허권자의 이익을 침해할 위험성이 더 크다고 할 수도 없다. 즉, 시험적 실시의 예외를 위와 같이 인정하더라도 특허권자의 이익이 과도하게 침해되는 등의 불합리한 결과가 발생하지 않는다.
나) 국외의 품목허가를 위한 연구·시험에는 특허법 제96조 제1항 제1호가 적용될 수 없다는 주장
(1) 원고들 주장
원고들은, 특허법 제96조 제1항 제1호에서 말하는 연구·시험은 특허법의 속지주의 원칙에 따라 국내에서의 연구·시험을 의미하므로, 러시아에서의 품목허가를 위하여 생산된 제1차 내지 제4차 백신에는 특허법 제96조 제1항 제1호가 적용될 수 없다고 주장한다.
(2) 판단
(가) 특허법 제96조 제1항 제1호는 특허발명의 실시 목적이 ‘연구 또는 시험인 것’으로 정하고 있을 뿐, 그 연구·시험의 장소가 국내일 것을 요건으로 하고 있지 않다.
앞서 본 바와 같이 특허법 제96조 제1항 제1호는, 연구 또는 시험을 위하여 특허발명을 실시하는 행위는 기술발전에 기여할 수 있는 것이어서 특허권의 효력이 미치지 않도록 한 규정이다. 그런데 국제적 교류가 일상화된 현실에서 시험결과의 공유 등을 통해 해외에서의 시험이 국내에 영향을 미쳐 개량발명을 촉진하고 기술적 진보에 기여하는 계기가 될 수도 있으므로, 해외에서의 연구·시험이 국내 기술발전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따라서 위 규정의 연구·시험의 장소가 국내일 것으로 제한하는 해석은 특허법 제96조 제1항 제1호의 입법 취지에도 부합하지 않는다.
(나) 원고들은, 특허법 제96조 제1항 제1호에 ‘「약사법」에 따른 의약품의 품목허가’라고 되어 있고 외국에서의 의약품 품목허가에 관하여는 별다른 언급이 없으므로 외국에서의 품목허가를 위한 연구·시험은 여기에 해당되지 않는다고 주장한다.
특허법 제96조 제1항 제1호 괄호의 ‘「약사법」’이 국내법을 의미하는 것이기는 하다. 그러나 아래와 같은 법문의 규정 및 입법 연혁 등을 고려할 때, ‘「약사법」에 따른 품목허가를 위한 연구 또는 시험’은 ‘연구 또는 시험’에 포함되는 하나의 사유로 보아야 하므로, 그로 인하여 ‘연구 또는 시험’의 범위가 제한된다고 해석할 수 없다.
① 특허법 제96조 제1항 제1호의 법문 상 ‘「약사법」에 따른 의약품의 품목허가·품목신고 …을 위한 연구 또는 시험을 포함한다’라고 되어 있고, 그 규정의 위치가 ‘연구 또는 시험’ 바로 뒤의 괄호 안이다.
② 앞서 본 바와 같이, 약사법 등 예외는 2010. 1. 27. 법률 제9985호 개정 특허법에서 처음으로 삽입되었다. 위 개정 특허법의 개정 이유에는 ‘특허권의 효력이 미치지 않는 연구 또는 시험의 범위에 약사법에 따른 의약품의 품목허가를 위한 연구 또는 시험이 포함된다는 것을 명확히 하기 위한 것’이라고 되어 있다.
(다) 따라서 국외에서 품목허가를 받기 위한 목적의 연구·시험에도 특허법 제96조 제1항 제1호의 적용이 가능하다. 원고들의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다.
다) 연구·시험의 목적에 따라 특허법 제96조 제1항 제1호의 적용이 제한된다는 주장
(1) 원고들 주장
원고들은, 특허법 제96조 제1항 제1호의 연구 또는 시험에 해당한다고 하기 위해서는 특허발명의 실시 행위 자체가 연구·시험을 하기 위한 경우, 예컨대 특허성의 확인이나 개량발명 등을 목적으로 한 것이어야 하는데, 소외 1 회사가 러시아에서 수행한 비임상시험 또는 임상시험 등의 목적은 러시아에서 의약품 품목허가를 취득하여 궁극적으로 상업적 이익을 얻기 위한 것이므로, 위 규정의 연구 또는 시험으로 볼 수 없다고 주장한다.
(2) 판단
그러나 원고들의 주장은 아래와 같은 이유로 받아들일 수 없다.
(가) 특허법 제96조 제1항 제1호는 연구·시험의 목적을 기준으로 적용 범위를 나누고 있지 않고, 달리 상업적 목적이 배제되어야 한다고 볼 근거가 없다.
(나) 앞서 본 바와 같이, 특허법 제96조 제1항 제1호는 연구 또는 시험을 하기 위한 특허발명의 실시에 대하여 특허권의 효력이 미치지 않는다고 정함으로써 발명의 이용 도모를 통해 기술발전 촉진에 기여하도록 하고 있다.
그런데 연구·시험의 본질상 어떤 종류의 연구·시험이라도 기본적으로 기술발전에 기여할 수 있는 가능성을 포함하고 있으므로 기술발전과 전혀 무관한 연구·시험이라는 것을 상정하기 어렵다. 또한 연구·시험은 다양한 형태로 기술발전에 기여할 수 있으므로, 반드시 특허성의 확인, 기능 조사나 개량발명 등을 통해서만 기술발전이 도모된다고 할 수 없다. 즉, 발명의 개량을 목적으로 하지 않은 연구나 시험에서도 발명의 내용을 이해하고 기술정보를 축적하는 과정 등을 통해 얼마든지 기술발전에 기여할 수 있다. 당초 시험 개시 단계에서는 개량발명을 직접적인 목적으로 하지 않았는데 시험 진행 도중에 우연히 단서를 발견하고 개량발명의 연구로 이어지는 경우도 꽤 있다.
따라서 연구·시험의 목적이 무엇인지, 즉 특허성 실증이나 기술 개량을 목적으로 하는지 또는 상업적 이익을 목적으로 하는지 등에 따라 특허법 제96조 제1항 제1호의 적용을 달리하는 것은 위 규정의 취지에도 부합하지 아니한다.
다. 소결론
피고가 제1차 내지 제4차 백신을 생산한 행위는 특허법 제96조 제1항 제1호의 연구 또는 시험을 위한 특허발명의 실시행위에 해당하므로 이 사건 특허권의 침해를 구성하지 않고, 피고가 제1차 내지 제4차 백신 이외에 완성 백신을 생산함으로써 이 사건 특허권을 침해하고 있다고 인정되지도 않는다. 따라서 원고들의 완성 백신에 관한 침해금지 및 폐기 청구는 받아들일 수 없다.
5. 결론
원고들의 이 사건 청구는 이유 없어 이를 모두 기각하여야 한다. 제1심판결은 이와 결론을 달리하므로 피고의 항소를 받아들여 제1심판결을 취소하고 원고들의 청구를 모두 기각한다.
[별지 2 이 사건 특허발명의 주요 내용 생략]
판사 구자헌(재판장) 권보원 노지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