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노3777 | 형사 대전지방법원 | 2025.01.09 | 판결
피고인
피고인 및 검사
송새봄(기소), 노현선(공판)
변호사 주용조
대전지방법원 천안지원 2023. 11. 15. 선고 2023고단737 판결
피고인과 검사의 항소를 모두 기각한다.
1. 항소이유의 요지
가. 피고인(유죄부분에 대한 사실오인, 양형부당)
1) 사건 당시 피고인은 피해자와 원탁을 사이에 두고 서로 욕설만 했을 뿐, 공소사실 기재와 같이 피해자를 폭행한 사실이 없다. 신빙성이 없는 피해자와 공소외 2의 진술을 토대로 폭행 사실을 인정한 원심판결에는 사실을 오인한 잘못이 있다.
2) 원심의 형(벌금 300만 원)은 너무 무거워서 부당하다.
나. 검사(무죄부분에 대한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 양형부당)
1) 피고인이 피해자의 명예를 훼손하고 피해자를 무고하였다는 사실을 인정할 수 있는데도 이를 무죄로 판단한 원심판결에는 사실을 오인하고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있다.
2) 원심의 형은 너무 가벼워서 부당하다.
2. 피고인의 사실오인 주장에 대한 판단
가. 원심의 판단
원심은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를 종합하여 인정할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실 내지 사정, 즉 ① 피해자는 수사단계에서부터 원심 법정에 이르기까지 일관하여 피고인으로부터 공소사실 기재와 같은 폭행을 당하였다는 취지로 진술하는 점, ② 증인 공소외 2는 원심 법정에서 "공소외 2가 피고인과 피해자를 따라 휴게실로 들어가 보니 바닥에 피해자의 명찰이 떨어져 있는 것이 보였고, 피고인이 피해자를 향해 빠르게 달려드는 것을 그 허리춤을 꽉 잡으며 말렸는데, 피고인은 그 만류에도 불구하고 욕설을 하고 양손을 앞으로 뻗으면서, 손으로 얼굴을 가리고 뒤로 도망치는 피해자를 쫓아 꽤 가까운 거리까지 다가갔다. 위 사건 이후 피해자의 왼손을 보니 중지에 살짝 긁힌 상처가 있었다."라고 진술하여 피해자의 진술에 부합하는 점, ③ 폭행죄에서의 폭행이라 함은 반드시 피해자의 신체에 접촉함을 필요로 하는 것은 아니므로, 위 증인 공소외 2의 진술에서 확인되는 피고인의 행위만으로도 폭행죄의 성립에 영향이 없는 점, ④ 이 사건 휴게실 앞의 프런트를 찍고 있는 CCTV 영상을 보면, 휴게실에 들어가는 피해자의 목에 걸려 있는 명찰이 휴게실을 나올 때는 걸려 있지 않은바, 위 휴게실 안에서 피해자에게 명찰이 떨어질 정도의 충격이 가해졌다고 볼 수 있는 점, ⑤ 위 CCTV 영상에서 피해자가 이 사건 직후 프런트로 나와 자신의 왼손을 들어 가까이 살피는 모습이 확인되고, 피해자는 이 사건 다음날과 그 다음날 두 차례에 걸쳐 자신의 왼손을 촬영하여 두었는데 위 각 사진에서 중지에 긁힌 상처가 확인되는바, 위와 같은 영상 및 각 사진이 피해자의 진술에 부합하고 있는 점 등을 종합하여, 피고인이 공소사실 기재와 같이 피해자를 폭행하였음을 인정할 수 있다고 판단하여, 피고인의 주장을 배척하고, 폭행의 점을 유죄로 선고하였다.
나. 당심의 판단
1) 관련 법리
가) 제1심이 증인신문 절차를 진행한 뒤 그 진술의 신빙성 유무를 판단할 때에는 진술 내용 자체의 합리성·논리성·모순 또는 경험칙 부합 여부나 다른 증거들과의 부합 여부 등은 물론, 공개된 법정에서 진술에 임하고 있는 증인의 모습이나 태도, 진술의 뉘앙스 등 증인신문조서에는 기록하기 어려운 여러 사정을 직접 관찰함으로써 얻게 된 심증까지 모두 고려하여 신빙성 유무를 평가하게 된다. 이에 비하여 제1심 증인이 한 진술에 대한 항소심의 신빙성 유무 판단은 원칙적으로 증인신문조서를 포함한 기록만을 그 자료로 삼게 되므로, 진술의 신빙성 유무 판단을 할 때 가장 중요한 요소 중의 하나라 할 수 있는 진술 당시 증인의 모습이나 태도, 진술의 뉘앙스 등을 그 평가에 반영하기가 어렵다. 이러한 사정을 고려하면, 제1심판결 내용과 제1심에서 증거조사를 거친 증거들에 비추어 제1심 증인이 한 진술의 신빙성 유무에 대한 제1심의 판단이 명하게 잘못되었다고 볼 특별한 사정이 있거나, 제1심의 증거조사 결과와 항소심 변론종결 시까지 추가로 이루어진 증거조사 결과를 종합하면 제1심 증인이 한 진술의 신빙성 유무에 대한 제1심의 판단을 그대로 유지하는 것이 현저히 부당하다고 인정되는 예외적인 경우가 아니라면, 항소심으로서는 제1심 증인이 한 진술의 신빙성 유무에 대한 제1심의 판단이 항소심의 판단과 다르다는 이유만으로 이에 대한 제1심의 판단을 함부로 뒤집어서는 안 된다(대법원 2019. 7. 24. 선고 2018도17748 판결 등 참조).
나) 현행 형사소송법상 항소심은 속심을 기반으로 하되 사후심적 요소도 상당 부분 들어 있는 이른바 사후심적 속심의 성격을 가지므로 항소심에서 제1심판결의 당부를 판단할 때에는 그러한 심급구조의 특성을 고려하여야 한다. 그러므로 항소심이 그 심리과정에서 심증의 형성에 영향을 미칠 만한 객관적 사유가 새로 드러난 것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제1심의 판단을 재평가하여 사후심적으로 판단하여 뒤집고자 할 때에는, 제1심의 증거가치 판단이 명백히 잘못되었다거나 사실인정에 이르는 논증이 논리와 경험법칙에 어긋나는 등으로 그 판단을 그대로 유지하는 것이 현저히 부당하다고 볼 만한 합리적인 사정이 있어야 하고, 그러한 예외적 사정도 없이 제1심의 사실인정에 관한 판단을 함부로 뒤집어서는 안 된다. 그것이 형사사건의 실체에 관한 유죄·무죄의 심증은 법정 심리에 의하여 형성하여야 한다는 공판중심주의, 그리고 법관의 면전에서 직접 조사한 증거만을 재판의 기초로 삼는 것을 원칙으로 하는 실질적 직접심리주의의 정신에 부합한다(대법원 2017. 3. 22. 선고 2016도18031 판결 등 참조).
2) 구체적 판단
가) 앞서 본 법리에 비추어 살피건대, 원심은 피해자와 목격자인 공소외 2에 대한 증인신문절차를 진행하면서 그 진술 모습과 태도 등을 직접 관찰한 후 그 판시와 같은 사정을 고려하여 공소사실에 부합하는 증인들의 진술을 신빙할 수 있다고 판단하였는바, 당심에서 재차 이루어진 피해자의 법정 진술 모습이나 태도 및 내용 등을 살펴보더라도, 증인들 진술의 신빙성에 대한 원심의 위 판단이 명백히 잘못되었거나 현저히 부당하다고 보이지 않는다.
나) 한편, 피고인과 변호인은 피해자의 손에 난 상처는 피고인의 행위로 인한 것이 아니라고 주장하나, 원심이 판시한 사정에 더하여 다음과 같은 사정, 즉 의사 손치수가 작성한 상해진단서에는 피해자에 대한 진단명을 ‘좌측 수부 압궤상 및 찰과상’이라고 기재되어 있으며, 의사의 사실조회회신 및 진료확인서(증거순번 84)에 의하면 의사 손치수가 직접 피해자의 상처를 확인한 후 환자의 증상호소와 이학적 소견이 일치하여 위와 같은 진단명을 기재한 것으로 보이는 점, 이 사건 다음날 및 그 다음날에 피해자가 직접 촬영한 상처 사진도 존재하는 점 등을 보태어 보면, 위와 같은 피고인과 변호인의 주장은 받아들이기 어렵다.
다) 결국 원심이 판시한 사정을 기록과 대조하여 면밀히 살펴보더라도, 공소사실 기재와 같이 피고인이 피해자를 폭행한 사실을 인정한 원심의 판단은 정당한 것으로 수긍이 가고, 거기에 피고인의 주장과 같은 사실오인의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따라서 피고인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3. 검사의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 주장에 대한 판단
가. 명예훼손의 점에 관한 판단
1) 원심은 그 판시 사정을 종합하여 피고인의 발언 중 ‘경찰인재개발원에 쓰레기를 가져다 버린 행위’와 ‘경찰인재개발원의 비품을 가져간 행위’와 관련하여 위 행위의 주체는 피해자가 아닌 공소외 3 내지 공소외 2로 볼 여지가 있어 이 부분 발언이 피해자에 대한 명예를 훼손하는 표현이라고 단정할 수 없고, ‘지각을 하고 허위로 초과근무수당을 청구한 행위’와 관련한 발언은 객관적인 자료의 뒷받침 없이 피해자의 진술만을 근거로 피고인이 허위의 사실을 적시한 것이라고 단정할 수 없고, 위 문제는 피고인과 공소외 4, 공소외 5 등 경찰인재개발원에 근무하는 동료 근로자들의 관심과 이익에 관련된 사항으로서 피고인이 이 사건 발언을 한 경위 등에 비추어 볼 때 피고인의 주요한 동기 내지 목적이 공공의 이익을 위한 것이라고 보아 이 부분 표현은 형법 제310조에 의하여 위법성이 조각된다고 판단하였다.
2) 위와 같은 원심판결 이유를 관련 법리 및 기록과 대조하여 면밀히 검토해 보면, 원심이 그 판시와 같은 사정을 들어 명예훼손의 점을 무죄로 판단한 것은 정당한 것으로 충분히 수긍이 가고, 거기에 검사가 주장하는 바와 같은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의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나. 무고의 점에 관한 판단
1) 원심은 그 판시 법리에 비추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를 종합하여, 피고인과 피해자는 모두 경찰인재개발원에 계약직으로 채용된 근로자라는 사실을 인정할 수 있고 그 채용관계는 사법상의 고용계약에 의한 것으로 보일 뿐인바, 경찰인재개발원과 계약직 근로자 사이의 관계는 원칙적으로 사법상 법률관계에 해당하고 경찰인재개발원의 계약직 근로자에 대한 인사권의 행사로서 징계 등 불리한 처분은 공법상의 감독관계에서 질서유지를 위하여 과하는 신분적 제재가 아닌 사법적 법률행위의 성격을 갖는 것에 불과하여 피고인에 대한 경찰인재개발원의 징계처분은 형법 제156조의 ‘징계처분’에 포함될 수 없으므로, 피고인을 징계해 달라며 경찰인재개발원에 허위 사실을 신고한 ‘피해자의 행위’는 그 자체로 무고죄를 구성하지 않는다고 판단하여, 무고의 점을 무죄로 선고하였다.
2) 위와 같은 원심판결 이유를 관련 법리 및 기록과 대조하여 면밀히 검토해 보면, 원심이 그 판시와 같은 사정을 들어 무고의 점을 무죄로 판단한 것은 정당한 것으로 충분히 수긍이 가고, 거기에 검사가 주장하는 바와 같은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의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4. 쌍방 양형부당 주장에 대한 판단
1) 항소심은 제1심의 양형판단이 재량의 합리적인 범위를 벗어났다고 평가되거나, 항소심의 양형심리 과정에서 새로이 현출된 자료를 종합하면 제1심의 양형판단을 그대로 유지하는 것이 부당하다고 인정되는 등의 사정이 있는 경우에 한하여 형의 양정이 부당한 제1심 판결을 파기함이 상당하고, 그와 같은 예외적인 사정이 존재하지 않는 경우에는 제1심의 양형판단을 존중함이 바람직하다(대법원 2015. 7. 23. 선고 2015도3260 전원합의체 판결 등 참조).
2) 위 법리에 비추어 살피건대, 원심은 피고인과 검사가 주장하는 양형사유를 충분히 참작하여 그 형을 정한 것으로 보이고, 달리 원심의 형을 변경할 만한 새로운 사정은 찾을 수 없다.
3) 피고인은 직장 동료인 피해자와 말다툼을 하다가 범죄사실 기재와 같이 폭행하였다. 당심에 이르기까지 납득하기 어려운 변명으로 일관하고 있으며, 피해자와 합의에 이르지도 못했다.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포함하여 두 차례 형사처벌을 받은 전력도 있다. 이러한 점은 피고인에게 불리한 정상이다. 한편, 피고인이 행사한 폭행의 정도가 비교적 중한 것으로 보이지 않는 점, 2004년 이후에는 형사처벌 받은 전력이 없는 점 등의 유리한 정상 및 그 밖에 피고인의 연령, 성행, 환경 등 여러 양형사유를 다시 살펴보더라도, 원심의 양형은 그 재량의 범위 내에서 형을 정한 것으로서 적정하고, 피고인과 검사의 주장과 같이 너무 무겁거나 가벼워서 부당하다고 할 수 없다.
4) 따라서 피고인과 검사의 양형부당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는다.
5. 결론
그렇다면 피고인과 검사의 항소는 이유 없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4항에 따라 이를 모두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손현찬(재판장) 이소민 서제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