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드단103641 | 가사 서울가정법원 | 2022.02.10 | 판결
원고 (소송대리인 변호사 김하늘 외 1인)
피고 1 (미성년자이므로 법정대리인 친권자 부 ○○○) 외 1인 (소송대리인 변호사 이현곤)
2022. 1. 13.
1. 이 사건 소 중 피고들 사이에 친생자관계부존재확인을 구하는 부분을 각하한다.
2. 원고와 피고 1 사이에 친생자관계가 존재함을 확인한다.
3. 소송비용은 각자 부담한다.
주문 제2항 및 피고들 사이에 친생자관계가 존재하지 아니함을 확인한다.
1. 인정사실
가. 피고 2는 1994. 3. 19.경 ○○○과 결혼하여 슬하에 딸 두 명을 두었는데, 2005. 4.경 둘째 딸을 출산하면서 의사로부터 더 이상 자녀를 출산할 수 없다는 말을 듣게 되었고 아들을 낳아 ○○○의 대를 이어주려는 목적으로 대리모를 알아보게 되었다. 피고 2와 ○○○은 2005. 11.경 인터넷 ‘대리모 카페’를 통하여 알게 된 원고에게 원고가 난자와 자궁을 제공하여 아이를 출산하여 주면 그 대가로 8,000만 원을 지급하기로 하였고, 그 무렵 서울 강남구 소재 산부인과에서 원고의 난자와 ○○○의 정자를 시험관 시술로 체외 수정한 배아를 원고의 자궁에 착상하였으며, 원고는 2006. 9. 22. 위 산부인과에서 피고 1(항소심 판결의 피고)을 출산하였다.
나. 피고 2와 ○○○은 원고에게 피고 1을 출산한 대가로 8,000만 원을 지급하였고, 출산 이틀 후 원고로부터 피고 1을 인도받아 ○○○을 부(父)로, 피고 2를 모(母)로 하여 그 사이에서 출생한 친생자로 출생 신고하였으며, 그 무렵부터 현재까지 피고 1을 친자식처럼 양육하여 피고 1 역시 피고 2를 친모로 알고 생활해 왔다.
다. 원고는 피고 1이 100일 정도 되었을 무렵부터 피고 2와 ○○○에게 전화, 문자메시지 등으로 돈을 요구하였고, 2007. 1. 15. 피고 2로부터 3,000만 원을 지급받았으며, 2012. 1.경까지 피고 1의 출생비밀을 폭로할 것처럼 30회 이상 피고 2와 ○○○을 협박하여 5억 원 이상을 교부받았다. 원고는 그 후에도 지속적으로 돈을 요구하였고, 2016. 10. 5. 이 법원에 피고 1과의 친생자관계존재확인의 소(이 법원 2016드단42001)를 제기하였으나 변론기일에 모두 출석하지 아니하여 2017. 6. 17. 소 취하 간주로 종결되었다. 원고는 2017. 7.경 ○○○에게 "단 한 번도 아들을 볼 수 있는 기회를 주지 않았고, 아이에 대한 친모임을 확인받고, 그에 따른 후속조치로 친권자 및 양육권자 지정, 양육비 청구 그리고 면접교섭권행사와 아울러 관련 위자료 청구 등을 할 예정이니, 이에 대한 협의방법을 회신해주기 바란다"는 내용증명 우편을 보낸 후 같은 해 8. 22. 이 법원에 다시 친생자관계존부확인의 소(이 법원 2017드단328320)를 제기하였고, 같은 해 10.경 오천만 원을 주면 소송도 인터넷 글도 다 그만두겠다는 내용 등의 문자메시지를 수 회 전송하였다.
라. 원고는 2017. 10.경부터 같은 해 12.경까지 70회 이상 인터넷을 이용하여 피고 1의 출생비밀을 폭로하겠다는 내용 등의 글을 게시하였고, 위 친생자관계존부확인 소 취하 조건으로 6억 5천만 원을 요구하였으며, 이에 ○○○은 2017. 11. 9. 원고를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상습공갈) 혐의 등으로 고소하였다.
마. 원고는 피고 2와 ○○○에 대한 위 다, 라항과 같은 내용의 행위와 제3자에 대한 사기 행위 등으로 2018. 12. 31. 기소되었고, 2019. 8. 9.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공갈)죄, 공갈미수죄, 정보통신망이용촉진및정보보호등에관한법률위반(명예훼손)죄, 사기죄로 징역 4년을 선고받았으며, 이에 대한 원고의 항소 및 상고 모두 기각되어, 위 판결은 2020. 3. 26. 확정되었다(수원지방법원 안양지원 2018고합212).
바. 한편 원고가 피고들을 상대로 제기한 위 친생자관계존부확인 사건에서 피고 1은 위 법원의 수검명령에도 불구하고 수회 유전자 검사에 불응하였고, 원고는 2019. 6. 8. 위 소를 취하하였으며, 피고 1은 원고의 위와 같은 인터넷을 통한 출생비밀 폭로와 허위사실 유포, 소제기 등으로 인하여 피고 2가 자신의 친모가 아니라는 사실을 알게 된 후 다니던 학교를 그만두고 미국으로 출국하였다.
사. 원고는 2021. 1. 29. 피고들을 상대로 이 사건 소를 제기하였고 원고와 피고 1 사이에 유전자감정 신청을 하였으나 피고들은 피고 1이 귀국하여 유전자검사를 받는 것이 어렵다는 이유 등으로 이 법원의 수검명령에 응하지 아니하였다.
[인정근거] 갑 제1 내지 6, 14, 15호증, 을 제1 내지 82호증(가지번호 포함)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피고들의 본안 전 항변에 관한 판단
가. 피고들은 원고가 피고 1의 생물학적 친모라고 하더라도 피고들 사이에 입양의 효력이 발생하였으므로 친생자관계존부확인을 구할 법률상 이익이 없다고 주장한다.
살피건대, 이 사건 소 중 피고들 사이에 친생자관계부존재확인을 구하는 부분은 아래 4.항에서 보는 바와 같이 피고들 사이에 양친자관계가 성립하는 이상 확인의 이익이 없는 것으로서 부적법하다고 할 것이나, 민법 제882조의2 제2항은 양자의 입양 전의 친족관계는 존속한다고 규정하고 있는바 입양의 효력이 인정되어 피고들 사이에 양친자관계가 성립되었다고 하더라도, 양자의 입양 전 친족관계는 종료하지 아니하고 양자와 친생부모 상의 친생자관계는 계속 유지되는 것이고, 생물학적으로 피고 1의 어머니인 원고는 피고 1과 친생자관계존재확인을 구하여 피고 1의 가족관계등록부에 양모와 친생모를 함께 등재하는 것으로 가족관계등록부 정정신청을 할 수 있으므로, 원고가 피고 1과의 친생자관계존재확인을 구할 법률상 이익이 없다고 할 수 없다. 따라서 피고들의 위 주장은 위 인정범위 내에서 이유 있다.
나. 피고들은 원고가 2010. 8. 26. 및 같은 해 10. 20. 입양의 효력을 인정하고 부모로서의 권리를 행사하지 않겠다는 내용의 각서를 작성하였으므로 이 사건 소는 부제소합의에 위반한 것으로서 부적법하다고 주장한다.
살피건대, 친생자관계는 출생에 의하여 발생하는 부모와 자녀관계로서 혼인 외의 출생자와 생모 사이에는 생모의 인지가 없어도 ‘출산’으로 당연히 법률상 친족관계가 생긴다고 할 것이고, 대리모를 통한 출산을 내용으로 하는 계약은 선량한 풍속 기타 사회질서에 위반하는 것으로써 민법 제103조에 의하여 무효라고 할 것인바, 원고와 ○○○, 피고 2 사이에 원고가 의학적 보조생식기술을 이용하여 ○○○, 피고 2를 위하여 아이를 인공 수태하여 임신 및 출산을 하고 그 대가로 금전을 지급받기로 한 것은 대리모 계약으로서 무효라고 할 것이고, 원고가 그 과정에서 입양의 효력을 인정하고 친모로서의 권리를 행사하지 않겠다는 내용의 각서를 작성하였다고 하더라도, 이는 피고 1에 대한 출생신고가 입양의 실질적인 요건을 갖추어 입양신고로서의 효력을 갖추고 있는지 여부를 판단하기 위한 기준 중 하나인 입양의 합의에 관하여 피고 1의 친생모이자 대리모인 원고의 대락이 있었다고 볼 수 있는 것일 뿐 이를 두고 친생자관계존부확인에 대한 부제소 합의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 따라서 피고들의 위 주장도 이유 없다.
다. 피고들은 이 사건 소는 원고가 ○○○과 피고 2로부터 금전적인 이익을 취하고자 하는 목적으로 제기된 것이고, 피고 1의 복리에 심각한 위협이 되므로 신의칙에 위반하여 소권을 남용한 것으로서 부적법하다고 주장한다.
가사소송절차에 준용되는 민사소송법 제1조에서는 당사자와 소송관계인은 신의에 따라 성실하게 소송을 수행하여야 한다고 규정하여 가사소송에 있어서도 신의칙이 적용됨을 선언하고 있으므로 이러한 신의칙에 위배한 소권의 행사는 허용되지 아니한다 할 것이나, 법원의 재판을 받을 권리는 헌법상 보장된 기본권에 속하는 이상 실체법상의 권리를 실현하기 위한 소송의 제기에 대하여 이를 신의칙에 반하는 소권의 남용이라고 판단함에 있어서는 신중을 기하여야 할 것이고, 특히 친족법상 친자관계의 존부를 다투는 소송에 있어서는, 친자관계가 신분관계의 기본이 되는 것으로 단순히 친자 상호간의 관계뿐만 아니라 친족간의 상속문제 기타 친족관계에 기초한 각종 법률관계에도 영향을 초래할 수 있으므로 진실한 신분관계를 확정하는 것은 그 자체가 법이 의도하고 있는 정당한 행위로서, 소송의 결과 위 각종 법률관계에 영향을 미치는 것은 정당한 신분관계의 회복에 당연히 수반되는 것에 다름 아니라 할 것이니 이를 두고 그 소송의 동기나 목적이 소권남용의 의도에서 비롯된 것으로 단정지어 비난할 사유가 되지 못하고,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친생자관계부존재확인의 소가 소권의 남용이라는 명목으로 쉽게 배척되어서는 안 될 것이다(대법원 2004. 6. 24. 선고 2004므405 판결 참조).
위 법리에 비추어 살피건대, 이 사건 소는 진실한 신분관계를 확정하는 것으로서 피고들이 주장하는 사정들을 고려하여 보더라도, 원고가 오로지 피고들로부터 금전적 이익을 얻거나 그 밖의 목적으로 이 사건 소를 제기하였다고 단정하기 어려우므로, 피고들의 위 주장도 이유 없다.
3. 원고와 피고 1 사이의 친생자관계존재확인 청구에 관한 판단
앞서 본 바와 같이 우리 민법상 모자관계의 결정 기준은 ‘모의 출산사실’이고, 피고들은 원고의 난자와 ○○○의 정자를 시험관 시술로 체외 수정한 배아를 원고의 자궁에 착상하여 원고가 피고 1을 출산하였다는 사실을 다투지 아니하고 있으며, 피고 1은 특별한 사정없이 이 법원의 수검명령에 불응하고 있다. 따라서 원고와 피고 1 사이에 친생자관계가 존재한다고 봄이 상당하고, 원고는 가족관계등록부의 정정 등을 위해 그 확인을 구할 이익이 있다.
4. 피고들 사이의 친생자관계부존재확인 청구에 관한 판단
가. 관련법리
친생자 출생신고 당시 입양의 실질적 요건을 갖추지 못하여 입양신고로서의 효력이 생기지 아니하였더라도 그 후에 입양의 실질적 요건을 갖추게 된 경우에는 무효인 친생자 출생신고는 소급적으로 입양신고로서의 효력을 갖게 되는데 이 경우 무효인 신분행위에 대한 추인의 의사표시와 더불어 무효인 신고행위에 상응하는 신분관계가 실질적으로 형성되었어야 하고, 입양의 실질적인 요건이 구비되어 있다고 하기 위하여는 입양의 합의가 있고, 15세 미만자는 법정대리인의 대락이 있으며, 양자는 양부모의 존속 또는 연장자가 아닐 것 등 민법 제883조 각 호에서 정한 입양의 무효 사유가 없어야 하고 감호, 양육 등 양친자로서의 신분적 생활사실이 반드시 수반되어야 한다(대법원 2010. 3. 11. 선고 2009므4099 판결 등 참조). 나아가 이처럼 친생자로 출생신고를 한 것이 입양신고로서의 기능을 발휘하여 입양의 효력이 발생하였다면 파양에 의하여 양친자관계를 해소할 필요가 있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호적의 기재를 말소하여 법률상 친자관계의 존재를 부정하게 되는 친생자관계부존재확인의 소는 확인의 이익이 없는 것으로서 부적법하다(대법원 1994. 5. 24. 선고 93므119 판결 참조).
나. 판단
위 인정사실에 의하면, 피고 2와 ○○○은 피고 1을 입양할 의사로 피고 1에 대한 출생신고를 마쳤고, 현재까지 15년 이상 피고 1과 함께 생활함으로써 감호·양육 등 양친자로서의 신분적 생활사실이 수반되었으며, 피고 1의 출생과정에 비추어 보면, 입양에 관하여 친생모인 원고의 대락이 있었다고 보이므로, 피고 2의 피고 1에 대한 출생신고는 입양의 실질적 요건을 모두 갖추어 양친자관계를 공시하는 입양신고로서의 기능을 발휘한다고 할 것이어서, 피고들 사이에 양친자관계가 유효하게 성립하였다고 판단된다(대리모를 통한 출산을 내용으로 하는 계약은 선량한 풍속 기타 사회질서에 위반하는 것으로써 민법 제103조에 따라 무효라고 하더라도, 이는 우리 민법상 모자관계의 결정기준은 ‘모의 출산사실’이므로 의뢰모에게 대리모 출생아에 대한 친생모로서의 지위를 부여하지 않겠다는 의미이고, 나아가 입양을 통한 의뢰모와 대리모 출생아 사이의 법률상의 친자관계의 형성까지 배제하는 것은 아니므로, 피고 1이 대리모를 통해 출산되었다는 사실만으로 피고들 사이의 양친자관계까지 무효로 되는 것은 아니다).
나아가 피고 1에 대한 출생신고는 피고들 사이의 양친자관계를 공시하는 기능을 발휘하여 입양의 효력이 발생하였으므로 파양에 의하여 그 양친자관계를 해소할 필요가 있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법률상 친자관계의 존재를 부정하게 되는 친생자관계부존재확인의 소는 확인의 이익이 없다고 할 것인데, 위 양친자관계의 일방이 아닌 제3자에 불과한 원고로서는 재판상 파양을 청구할 수도 없으므로, 호적의 기재를 말소하여 법률상 친자관계의 존재를 부정하게 되는 원고의 친생자관계부존재확인청구는 확인의 이익이 없어 부적법하다.
5. 결론
그렇다면 이 사건 소 중 피고들 사이에 친생자관계부존재확인을 구하는 부분은 확인의 이익이 없으므로 각하하고, 원고의 나머지 청구는 이유 있으므로 인용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강하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