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도15789 | 형사 대법원 | 2025.04.10 | 판결
피고인 1 외 5인
검사 및 피고인들
법무법인(유한) 태평양 외 4인
서울고법 2024. 9. 25. 선고 2024노697 판결
원심판결 중 피고인 1에 대한 유죄 부분(이유무죄 부분 포함) 및 피고인 6에 대한 부분을 파기하고, 이 부분 사건을 서울고등법원에 환송한다. 검사의 피고인 1에 대한 나머지 상고와 피고인 2, 피고인 3, 피고인 4, 피고인 5에 대한 각 상고 및 피고인 2, 피고인 3의 각 상고를 모두 기각한다.
상고이유(상고이유서 제출기간이 지난 다음 제출된 피고인 1, 피고인 6의 각 상고이유보충서의 기재는 상고이유를 보충하는 범위에서)를 판단한다.
1. 검사의 상고이유에 관하여
가. 피고인 1의 변호사비 5,000만 원 대납 관련 주위적 공소사실에 대하여
원심은 판시와 같은 이유로 이 부분 주위적 공소사실에 대한 범죄의 증명이 없다고 보아 이를 무죄로 판단하였다. 원심판결 이유를 관련 법리와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의 판단에 상고이유 주장과 같이 논리와 경험의 법칙을 위반하여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나거나 관련 법리를 오해하는 등으로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없다.
검사가 상고이유에서 들고 있는 대법원 2006. 6. 15. 선고 2004도3424 판결은 형법 제130조의 제3자뇌물수수죄에 있어 ‘뇌물성’에 관한 판단이므로 이 사건에 원용하기에 적절하지 않다.
나. 피고인 1, 피고인 2, 피고인 3, 피고인 4, 피고인 5의 갹출금 7,800만 원 관련 공소사실에 대하여
원심은 판시와 같은 이유로 피고인 1에 대한 공소사실 중 갹출금 7,800만 원 수수로 인한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이하 ‘특정경제범죄법’이라 한다) 위반(수재등) 부분, 피고인 2, 피고인 3에 대한 공소사실 중 갹출금 7,800만 원 공여로 인한 특정경제범죄법 위반(증재등) 부분 및 피고인 4, 피고인 5에 대한 부분을 무죄로 판단한 제1심판결을 그대로 유지하였다. 원심판결 이유를 관련 법리와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의 이 부분 판단에 상고이유 주장과 같이 논리와 경험의 법칙을 위반하여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나거나 일부 증거에 대한 판단을 누락하고 관련 법리를 오해하는 등으로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없다.
2. 피고인 1의 변호사비 5,000만 원 대납 관련 예비적 공소사실에 대한 상고이유에 관하여
가. 이 부분 예비적 공소사실의 요지
피고인 1은 2021. 3.경 공소외 1의 소개로 알게 된 변호사 공소외 2에게 형사사건 항소심 변호를 의뢰하면서 선임료 1,000만 원에 사건위임계약을 체결하였다. 피고인 1은 그 무렵 공소외 1, 공소외 3이 자신의 요구를 거절할 수 없는 사정임을 이용하여 공소외 1에게 "네가 공소외 3에게 이야기하여, 5,000만 원을 공소외 2 변호사에게 변호사비 명목으로 추가로 더 드리면 어떻겠느냐."라는 취지로 말하면서 변호사비 대납을 요구하였고, 공소외 1을 통해 공소외 3에게 이와 같은 요구가 전달되도록 하였다. 그 후 피고인 1은 공소외 1로부터 공소외 3이 제안한 공소외 4 회사와의 자문계약 형태로 지급하는 방식을 보고받아 승낙함으로써 변호사 공소외 2에 대한 변호사비를 공소외 1, 공소외 3으로부터 대납받기로 약속하였다. 이에 공소외 3은 2021. 3.경 변호사 공소외 2와 법률자문약정 계약을 체결하고, 2021. 4. 22.경 변호사 공소외 2에게 5,000만 원을 법률자문료 명목으로 지급하였다.
이로써 금융회사 등의 임직원인 피고인 1은 공소외 1, 공소외 3으로부터 5,000만 원의 변호사 비용을 대납해 달라고 요구하고 이를 대납받기로 약속하여, 직무에 관하여 금품이나 그 밖의 이익을 요구하고 이를 수수하기로 약속하였다.
나. 원심의 판단
원심은 그 판시와 같이, 피고인 1이 공소외 1로부터 소개받은 변호사 공소외 2와 선임료 1,000만 원에 선임계약을 체결하였지만, 그 비용이 적다고 생각하여 공소외 1에게 "변호사비 1,000만 원이 너무 적은 것 같다. 5,000만 원 정도는 주어야 하지 않겠냐."라고 말한 사실, 공소외 1이 공소외 3에게 피고인 1의 변호사비 대납 요청을 전달하자 공소외 3은 공소외 4 회사와 자문계약 형태로 변호사 공소외 2에 대한 변호사비 5,000만 원을 지급하는 방식으로 대납하겠다고 답한 사실, 공소외 1은 피고인 1에게 공소외 3의 이러한 대답을 보고한 사실 등을 인정한 다음, 피고인 1이 ○○○ 회장인 금융회사 등의 임직원으로서 공소외 1, 공소외 3으로부터 5,000만 원의 변호사 비용을 대납해 달라고 요구하고 이를 대납받기로 약속함으로써 직무에 관하여 금품이나 그 밖의 이익을 요구하고 이를 수수하기로 약속하였다고 보아, 이 부분 예비적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하였다.
다. 대법원의 판단
1) 특정경제범죄법 제5조 제1항은 "금융회사 등의 임직원이 그 직무에 관하여 금품이나 그 밖의 이익을 수수, 요구 또는 약속하였을 때에는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10년 이하의 자격정지에 처한다."라고 규정하고 있고, 같은 조 제2항은 "금융회사 등의 임직원이 그 직무에 관하여 부정한 청탁을 받고 제3자에게 금품이나 그 밖의 이익을 공여하게 하거나 공여하게 할 것을 요구 또는 약속하였을 때에는 제1항과 같은 형에 처한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특정경제범죄법 제5조 제1항의 특정경제범죄법 위반(수재등)죄는 금융회사 등의 임직원이 그 직무에 관하여 금품이나 그 밖의 이익을 수수할 때에 적용되는 것으로서, 이와 별도로 특정경제범죄법 제5조 제2항에서 금융회사 등의 임직원이 그 직무에 관하여 부정한 청탁을 받고 제3자에게 금품이나 그 밖의 이익을 공여하게 한 때에 특정경제범죄법 위반(수재등)죄로 처벌하도록 규정하고 있는 점에 비추어 보면, 금융회사 등의 임직원이 직접 금품이나 그 밖의 이익을 받지 아니하고 공여자로 하여금 다른 사람에게 금품이나 그 밖의 이익을 공여하도록 한 경우에는 그 다른 사람이 금융회사 등의 임직원의 사자 또는 대리인으로서 금품이나 그 밖의 이익을 받은 경우나 그 밖에 예컨대 평소 금융회사 등의 임직원이 그 다른 사람의 생활비 등을 부담하고 있었다거나 혹은 그 다른 사람에 대하여 채무를 부담하고 있었다는 등의 사정이 있어서 그 다른 사람이 금품이나 그 밖의 이익을 받음으로써 금융회사 등의 임직원이 그만큼 지출을 면하게 되는 경우 등 사회통념상 그 다른 사람이 금품이나 그 밖의 이익을 받은 것을 금융회사 등의 임직원이 직접 받은 것과 같이 평가할 수 있는 관계가 있는 경우에 한하여 특정경제범죄법 제5조 제1항의 특정경제범죄법 위반(수재등)죄가 성립한다(대법원 2012. 6. 28. 선고 2012도3643 판결, 대법원 2016. 6. 23. 선고 2016도3540 판결 등 참조).
특정경제범죄법 제5조 제2항은 부정한 청탁을 받고 그와 같은 행위를 한 경우에 한하여 특정경제범죄법 제5조 제1항 위반죄와 같은 형으로 처벌하며, 만일 부정한 청탁을 받은 일이 없다면 이를 처벌하지 아니한다는 취지이다(대법원 1998. 9. 22. 선고 98도1234 판결 등 참조). 특정경제범죄법 제5조 제1항, 제2항은 범행의 유형으로 수수뿐만 아니라 요구·약속을 같이 규정하고 있다. 요구 또는 약속은 수수의 전 단계를 이루는 행위이므로, 사회통념상 다른 사람이 금품이나 그 밖의 이익을 받는 것을 금융회사 등의 임직원이 직접 받는 것과 같이 볼 수 없는 경우에는 이를 요구하거나 약속하는 행위도 금융회사 등 임직원이 직접 받을 것을 요구·약속한 것과 같이 볼 수는 없다.
2) 원심판결 이유를 위와 같은 법리에 비추어 살펴본다.
가) 원심은 피고인 1이 공소외 1, 공소외 3으로 하여금 공소외 2에게 지급해야 할 변호사비 중 5,000만 원을 법률자문료 명목으로 대납하게 함으로써 직무에 관하여 금품이나 그 밖의 이익을 수수하였다는 주위적 공소사실에 대해, 공소외 2가 공소외 4 회사로부터 받은 법률자문료 5,000만 원을 피고인 1의 변호인 선임비용으로 인식하였다고 볼 수 없는 이상 피고인 1이 위 5,000만 원의 지급으로써 비용 지출을 면하는 관계에 있다고 보기 어렵다는 이유를 들어 무죄로 판단하였다. 이는 피고인 1이 공소외 2에 대해 추가 선임료 지급채무를 부담하였던 것이 아니므로 사회통념상 공소외 2가 지급받은 법률자문료 5,000만 원을 피고인 1이 직접 받은 것과 같이 평가할 수 없다는 취지로 이해된다.
나) 피고인 1은 공소외 2에게 직접 지급한 선임료 1,000만 원 이외에 추가 선임료 지급채무를 부담한 바 없으므로, 공소외 1, 공소외 3으로 하여금 공소외 2에게 법률자문료 5,000만 원을 지급하도록 요구하거나 약속하였다고 하더라도 그로 인한 금품 등의 이익은 어디까지나 제3자인 공소외 2에게 귀속되는 것일 뿐이다. 피고인 1로서는 공소외 2에게 그와 같은 이익을 공여하게 함으로써 유·무형의 간접적인 이익을 얻을 수 있다고 하더라도, 피고인 1이 구체적으로 채무나 비용 지출을 면하지 않은 이상 사회통념상 공소외 2의 금품 수수를 피고인 1이 직접 받은 것과 같다고 보기는 어렵다. 이 경우 피고인 1이 ‘부정한 청탁’을 받았다면 특정경제범죄법 제5조 제2항 위반죄가 성립할 수 있음은 별론으로 하고, 예비적 공소사실에 대하여 같은 조 제1항 위반죄는 성립하기 어렵다.
다) 그런데도 원심은 그 판시와 같은 사정만을 들어 이 부분 예비적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하였다. 이러한 원심판단에는 특정경제범죄법 제5조 제1항의 ‘금품이나 그 밖의 이익의 요구 또는 약속’에 관한 법리를 오해함으로써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
3. 피고인 1, 피고인 6의 황금도장 수수 및 공여 부분에 대한 증거능력을 다투는 상고이유에 관하여
가. 이 부분 공소사실의 요지
○○○ 회장이던 피고인 1은 2022. 7.~8.경 ○○○의 손자회사인 공소외 5 회사를 자회사로 인수하기로 결정하면서 ○○○ IT부문장으로 근무하다가 2022. 7.경 정년퇴직한 피고인 6을 공소외 5 회사의 대표로 내정하였다. 피고인 1은 피고인 6을 공소외 5 회사의 대표로 내정한 직후인 2022. 8. 23.경 서울 송파구에 있는 피고인 1의 서울 사택에서 피고인 6으로부터 위와 같은 선임에 대한 감사 및 향후 업무수행 과정에서 각종 편의 제공 등의 명목으로 피고인 1과 그의 배우자 이름이 각각 새겨진 시가 합계 800만 원 상당의 황금도장 2개(이하 ‘이 사건 황금도장’이라 한다)를 건네받았다.
이로써 피고인 1은 금융회사 등의 임직원으로서 피고인 6으로부터 직무에 관하여 금품이나 그 밖의 이익을 수수하고, 피고인 6은 금융회사 등의 임직원인 피고인 1에게 그 직무에 관하여 금품이나 그 밖의 이익을 공여하였다.
나. 원심의 판단
원심은 판시와 같은 이유로 압수된 이 사건 황금도장이 1차 압수수색영장의 범죄혐의사실과 객관적, 인적 관련성이 인정되므로 위법수집증거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하였다.
다. 대법원의 판단
1) 형사소송법 제215조 제1항은 "검사는 범죄수사에 필요한 때에는 피의자가 죄를 범하였다고 의심할 만한 정황이 있고 해당 사건과 관계가 있다고 인정할 수 있는 것에 한정하여 지방법원판사에게 청구하여 발부받은 영장에 의하여 압수, 수색 또는 검증을 할 수 있다."라고 규정한다. 여기서 ‘해당 사건과 관계가 있다고 인정할 수 있는 것’은 압수수색영장의 범죄혐의사실과 관련되고 이를 증명할 수 있는 최소한의 가치가 있는 것으로서 압수수색영장의 범죄혐의사실과 객관적 관련성이 인정되고 압수수색영장 대상자와 피의자 사이에 인적 관련성이 있는 경우를 의미한다. 그중 혐의사실과의 객관적 관련성은 압수수색영장에 기재된 혐의사실 자체 또는 그와 기본적 사실관계가 동일한 범행과 직접 관련되어 있는 경우는 물론 범행 동기와 경위, 범행 수단과 방법, 범행 시간과 장소 등을 증명하기 위한 간접증거나 정황증거 등으로 사용될 수 있는 경우에도 인정될 수 있다. 이러한 객관적 관련성은 압수수색영장 범죄혐의사실의 내용과 수사의 대상, 수사 경위 등을 종합하여 구체적·개별적 연관관계가 있는 경우에만 인정된다고 보아야 하고, 혐의사실과 단순히 동종 또는 유사 범행에 관한 것이라는 사유만으로 객관적 관련성이 있다고 할 것은 아니다(대법원 2017. 12. 5. 선고 2017도13458 판결, 대법원 2021. 8. 26. 선고 2021도2205 판결 등 참조).
객관적 관련성을 인정할 수 있는 구체적·개별적 연관관계가 있는 경우인지 여부는, 관련성을 요구하는 이유가 혐의사실과 완전히 무관한 별개의 범죄에 관한 증거가 압수됨으로써 헌법이 정한 적법절차의 원칙과 영장주의가 잠탈되고 궁극적으로 국민의 기본권이 침해되는 결과를 방지하기 위한 것임을 염두에 두고, 범죄의 속성, 압수수색영장에 기재된 혐의사실의 내용, 증거의 특징, 수사의 경위, 수사기관의 인식, 추가 수사의 개연성, 압수·수색의 필요성, 압수·수색을 허용할 경우 침해될 수 있는 기본권 내지 무관정보에 대한 이익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적법절차의 원칙과 실체적 진실 규명의 조화를 도모하고 이를 통하여 형사 사법 정의를 실현하려는 헌법과 형사소송법의 궁극적 취지가 몰각되지 않도록 신중히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25. 2. 13. 선고 2024도17385 판결 등 참조).
한편 형사소송법 제308조의2에 따라 적법한 절차에 따르지 아니하고 수집한 증거는 증거로 할 수 없다. 수사기관이 헌법과 형사소송법이 정한 절차에 따르지 아니하고 수집한 증거는 물론, 이를 기초로 하여 획득한 2차적 증거 역시 유죄 인정의 증거로 삼을 수 없는 것이 원칙이다. 다만 수사기관의 절차 위반행위가 적법절차의 실질적인 내용을 침해하는 경우에 해당하지 아니하고, 오히려 그 증거의 증거능력을 배제하는 것이 헌법과 형사소송법이 형사소송에 관한 절차조항을 마련하여 적법절차의 원칙과 실체적 진실 규명의 조화를 도모하고, 이를 통하여 형사 사법 정의를 실현하려고 한 취지에 반하는 결과를 초래하는 것으로 평가되는 예외적인 경우라면, 법원은 그 증거를 유죄 인정의 증거로 사용할 수 있다(대법원 2007. 11. 15. 선고 2007도3061 전원합의체 판결, 대법원 2024. 4. 16. 선고 2020도3050 판결 등 참조).
2) 원심판결 이유와 기록에 의하면 다음과 같은 사실을 알 수 있다.
가) 검사는 2023. 6. 5. 피고인 1에 대한 1차 압수수색영장을 발부받았다. 1차 압수수색영장의 범죄혐의사실은, "피고인 1이 공소외 1과 공모하여 공소외 6과 공소외 3으로 하여금 용역비 내지 자문료 지급의 형태로 피고인 1의 변호사비를 지급하도록 하여 금품 등의 이익을 수수하였다."라는 것과 "피고인 1이 ○○○로 하여금 자신의 변호인인 법무법인과 허위의 용역계약을 체결하고 법률용역비 명목으로 합계 2억 3,000만 원 상당을 지급하게 함으로써 자신이 지급하여야 할 변호사 비용을 충당하여 업무상 보관하던 자금을 횡령하였다."라는 것이었다.
나) 검사는 2023. 6. 8. 1차 압수수색영장 집행 당시 피고인 1의 서울 사택의 옷방에 있던 금고에서 ‘존경하는 회장님 감사합니다.’, ‘사랑하는 사모님 감사합니다.’라는 문구가 새겨진 케이스에 들어있는 이 사건 황금도장을 발견하였다. 당시 검사는 피고인 1에게 휴대전화로 이 사건 황금도장 촬영 사진을 전송하며 취득 경위를 물었으나, 피고인 1은 "기억나지 않는다."라고 답했다. 검사는 1차 압수수색영장에 기하여 이 사건 황금도장과 보증서 및 케이스 일체(이하 ‘이 사건 황금도장 등’이라 한다)를 압수하였다.
다) 검사는 위 보증서를 통해 확인된 판매처 매장에 문의하여 ‘2022. 8. 7. 개인이 구매했고, 가격은 약 800만 원’이라는 회신을 받았다. 이에 검사는 법원으로부터 추가 압수수색영장을 발부받아 판매처 매장에서 판매계좌 거래내역, 업무용 휴대전화 문자메시지 내역을 압수하였고, 위 압수한 자료와 2023. 6. 8. ○○○ 비서실에서 압수한 중앙회 임직원 연락처 파일 등을 토대로 이 사건 황금도장의 구매자가 2022. 8. 17. 공소외 5 회사의 대표이사로 취임한 피고인 6인 사실을 알아냈다.
라) 검사는 2023. 6. 19. 법원으로부터 이 사건 황금도장에 관한 2차 압수수색영장을 발부받아 서울동부지방검찰청 검사실에서 피고인 1의 변호인을 참여하게 한 후 2차 압수수색영장에 기하여 이 사건 황금도장을 다시 압수하였다. 이후 검사는 이 사건 황금도장에 기초하여 피고인 1, 피고인 6과 위 각 피고인들의 배우자들로부터 진술증거를 수집하였고, 피고인 1과 피고인 6 사이에서 이 사건 황금도장이 수수되었음을 뒷받침할 수 있는 통신내역, 입출차내역, 대금 지급내역 등도 수집하였다.
3) 앞서 본 법리에 비추어 위와 같은 사실관계 및 이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을 살펴보면, 이 사건 황금도장 등은 영장주의와 적법절차 원칙을 위반하여 수집된 증거로서 증거능력이 부정되고, 위법수집증거인 이 사건 황금도장 등을 기초로 수집된 증거들 역시 위법수집증거에 터 잡아 획득한 2차적 증거로서 위 압수절차와 2차적 증거수집 사이에 인과관계가 희석 또는 단절되었다고 볼 수 없으므로 증거능력을 인정할 수 없다.
가) 1차 압수수색영장 범죄혐의사실은 피고인 1 등이 직무 관련자들이나 ○○○로 하여금 용역비 내지 자문료 지급의 형태로 피고인 1의 변호사비를 지급하도록 하여 금품 등의 이익을 수수하거나 업무상 횡령을 하였다는 것이다.
피고인 1이 서울 사택에 보관하고 있던 이 사건 황금도장 등은 위 범죄혐의사실 자체 또는 그와 기본적 사실관계가 동일한 범행과 직접 관련되어 있지 않다. 또한 피고인 1이 직무 관련자로부터 이 사건 황금도장 등을 수수하였다고 하더라도 1차 압수수색영장의 범죄혐의사실과 동종 또는 유사 범행에 해당할 수 있을 뿐 범행 동기와 경위, 범행 시간과 장소, 범행 수단과 방법, 수수한 금품이나 그 밖의 이익의 내용 등이 공통되거나 서로 관련되어 있다는 등의 사정이 없으므로, 이 사건 황금도장 등이 위 범죄혐의사실의 증명에 기여할 수 있는 정황증거 내지 간접증거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다.
나) 헌법과 형사소송법이 구현하고자 하는 적법절차와 영장주의의 정신에 비추어 볼 때, 법관이 압수수색영장을 발부하면서 ‘압수할 물건’을 특정하기 위하여 기재한 문언은 엄격하게 해석하여야 하고, 함부로 피압수자 등에게 불리한 내용으로 확장 또는 유추 해석하여서는 안 된다(대법원 2009. 3. 12. 선고 2008도763 판결 등 참조).
1차 압수수색영장의 ‘압수할 물건’에는 "피의자들·○○○와 변호사 비용 등 대납자 사이의 관계에 대한 자료" 등이 기재되어 있다. 그런데 이 사건 황금도장 등이 보관되어 있던 장소와 형태, 케이스에 새겨진 문구나 압수·수색 당시 피고인 1의 그 취득 경위에 관한 답변 등 1차 압수수색영장 집행 당시 드러난 객관적인 사정들을 종합하여 보더라도, 1차 압수수색영장의 범죄혐의사실에 나타나는 공범 공소외 1이나 변호사 비용 등 대납자로 기재된 공소외 6이나 공소외 3, 횡령 혐의와 관련된 ○○○ 임직원이 이 사건 황금도장의 공여자로 특정되는 상황이었다거나 그러한 혐의가 의심되는 합리적인 근거가 있었다고 할 수 없다. 그 밖에 다른 이유로 1차 압수수색영장에 기해 압수할 물건에 해당한다고 인정할 자료도 없다.
다) 수사기관이 영장주의 원칙과 적법절차를 준수하지 않은 위법한 압수·수색 과정을 통하여 취득한 증거는 위법수집증거에 해당하고, 사후에 법원으로부터 영장이 발부되었다고 하여 위법성이 치유되는 것도 아니다(대법원 2021. 11. 18. 선고 2016도348 전원합의체 판결, 대법원 2022. 7. 28. 선고 2022도2960 판결 등 참조).
이 사건 황금도장 등은 영장주의와 적법절차 원칙을 위반하여 취득한 것이므로 이에 대해 2차 압수수색영장을 발부받아 이 사건 황금도장을 형식적으로 반환하는 외관을 만든 후 다시 압수하였다고 하여 그 위법성이 치유되지 않는다. 2차 압수수색영장 집행 이후 진술증거나 통신내역, 입출차내역, 대금 지급내역 등 2차적 증거의 수집도 선행 절차위법 사이에 인과관계가 희석되거나 단절되었다고 보기는 어렵다.
4) 그런데도 원심은 그 판시와 같은 이유로 이 사건 황금도장 등에 관한 압수절차가 적법하다고 보아 이 사건 황금도장과 그에 기초하여 수집된 2차적 증거의 증거능력을 모두 인정하였는바, 이러한 원심의 판단에는 압수·수색에 있어서 객관적 관련성과 위법수집증거 배제법칙 등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
4. 피고인 1의 나머지 상고이유에 관하여
원심은 판시와 같은 이유로 피고인 1에 대한 공소사실 중 현금 1억 원 수수 및 변호사비 2,200만 원 수수로 인한 각 특정경제범죄법 위반(수재등) 부분을 유죄로 인정한 제1심판결을 그대로 유지하였다. 원심판결 이유를 관련 법리와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의 이 부분 판단에 상고이유 주장과 같이 논리와 경험의 법칙을 위반하여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나거나 진술의 신빙성 판단, 특정경제범죄법 위반(수재등)죄에서 금융회사 등 임직원의 직무 범위와 직무관련성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고 위헌인 법률을 적용하는 등으로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없다.
5. 피고인 2, 피고인 3의 상고이유에 관하여
원심은 판시와 같은 이유로 피고인 2, 피고인 3에 대한 공소사실 중 각 변호사비 2,200만 원 공여로 인한 특정경제범죄법 위반(증재등) 부분을 유죄로 인정한 제1심판결을 그대로 유지하였다. 원심판결 이유를 관련 법리와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의 이 부분 판단에 상고이유 주장과 같이 특정경제범죄법 위반(증재등)죄에서 직무관련성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없다.
6. 파기의 범위
위와 같은 이유로 원심판결 중 피고인 1에 대한 변호사비 5,000만 원 대납 관련 예비적 공소사실과 황금도장 2개 수수 부분 및 피고인 6에 대한 부분은 파기하여야 한다. 피고인 1에 대하여 위 예비적 공소사실과 동일체 관계에 있는 주위적 공소사실에 대한 이유무죄 부분, 위 파기 부분과 형법 제37조 전단의 경합범 관계에 있어 하나의 형이 선고된 나머지 유죄 부분도 함께 파기해야 하므로, 원심판결 중 피고인 1에 대한 유죄 부분은 이유무죄 부분을 포함하여 전부 파기하여야 한다.
7. 결론
피고인 1, 피고인 6의 나머지 상고이유에 대한 판단을 생략한 채 원심판결 중 피고인 1에 대한 유죄 부분(이유무죄 부분 포함) 및 피고인 6에 대한 부분을 파기하고, 이 부분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도록 원심법원에 환송하며, 검사의 피고인 1에 대한 나머지 상고와 피고인 2, 피고인 3, 피고인 4, 피고인 5에 대한 각 상고 및 피고인 2, 피고인 3의 각 상고를 모두 기각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노태악(재판장) 서경환(주심) 신숙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