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나57119 | 민사 서울남부지방법원 | 2023.11.23 | 판결
재단법인 자동차손해배상진흥원 (소송대리인 변호사 권원경 외 1인)
피고 (소송대리인 변호사 박기영)
서울남부지방법원 2023. 4. 5. 선고 2022가단250323 판결
2023. 10. 26.
1. 피고의 항소를 기각한다.
2. 항소비용은 피고가 부담한다.
1. 청구취지
피고는 원고에게 45,143,800원 및 이에 대하여 1999. 2. 24.부터 2002. 5. 13.까지는 연 5%의, 그다음 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연 20%의 각 비율로 계산한 금원을 지급하라.
2. 항소취지
제1심판결을 취소한다.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1. 인정사실
가. 소외 회사는 자동차손해배상 보장법에 따라 정부로부터 자동차손해배상 보장사업을 위탁받은 보험회사이고, 소외 1은 (차량번호 1 생략) 차량(이하 ‘피고 차량’이라 한다)의 소유자로 피고 차량의 운행에 관한 책임보험에 가입하지 않았다.
나. 소외 1의 아들인 피고는 1997. 1. 2. 10:00경 피고 차량을 운전하여 서울 종로구 (주소 생략)에 있던 청계고가도로의 편도 3차로 중 1차로를 따라 청계7가 방면에서 청계6가 방면으로 진행하던 중 중앙선을 침범한 과실로 반대방면에서 진행하여 오던 소외 3 운전의 (차량번호 2 생략)호 차량을 충격하였는데(이하 ‘이 사건 사고’라 한다), 이로 인하여 피해자 소외 2는 사망하였고, 피해자 소외 3, 소외 4는 각 중한 상해를 입었다.
다. 소외 회사는 1999. 2. 23.경 이 사건 사고로 인한 자동차손해배상 보장사업에 따른 보상금으로 소외 3에게 합계 45,143,800원을 지급하였다.
라. 소외 회사는 피고와 소외 1을 상대로 서울지방법원 2002가단91049호로 ‘피고와 소외 1은 연대하여 원고에게 45,143,800원 및 이에 대한 1999. 2. 24.부터 2002. 5. 13.까지는 연 5%, 그다음 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연 25%의 각 비율에 의한 금원을 지급하라’는 청구취지로 이 사건 사고 피해자의 손해배상청구권을 대위행사하는 소를 제기하였고, 위 소송 중 피고와 소외 1은 2002. 6. 11. 소외 회사의 청구를 인낙하였다.
마. 소외 회사는 청구의 인낙으로 확정된 채권의 소멸시효의 중단 및 기간 연장을 위하여 피고와 소외 1을 상대로 동일한 소를 제기하였고, 위 법원은 2012. 9. 14. 소외 회사의 청구를 인용하는 판결(이하 ‘이 사건 판결’이라 한다)을 선고하여 2012. 10. 9. 이 사건 판결이 확정되었다.
바. 원고는 자동차손해배상 보장법 제45조 제1항 제4호에 따른 업무를 수행하기 위하여 2020. 2. 28. 소외 회사와 같은 법 제39조 제1항 관련 구상금 채권을 양수하고 구상업무를 이관하는 내용의 ‘자동차손해배상 보장사업 구상업무 이관에 관한 협약’을 체결하였고, 위 협약에 따라 소외 회사로부터 피고에 대한 이 사건 판결에 따른 채권(이하 ‘이 사건 채권’이라 한다)을 양수하였다.
사. 원고는 위 협약에 따라 소외 회사로부터 채권양도통지 권한을 위임받았고, 이 사건 소장 부본의 송달로써 피고에게 이 사건 채권의 양도사실을 통지하였다.
아. 한편 피고는 의정부지방법원 2014하단150, 2014하면150호로 파산 및 면책을 신청하여 2015. 6. 11. 위 법원으로부터 면책결정(이하 ‘이 사건 면책결정’이라 한다)을 받았고, 이 사건 면책결정은 2015. 6. 26. 확정되었다. 파산 및 면책 신청 당시 피고가 제출한 채권자목록에 소외 회사의 이 사건 채권이 기재되어 있었다.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4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가지번호 포함), 을 제2 내지 4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본안전 항변에 관한 판단
가. 당사자의 주장
피고는, 이 사건 채권이 이 사건 면책결정에 따라 면책되었다는 취지로 주장한다.
이에 대하여 원고는, 이 사건 채권은 피고의 중과실로 타인의 신체를 침해한 불법행위로 인하여 발생한 것으로서 비면책채권에 해당한다고 주장한다.
나. 판단
1) 관련 법리
채무자 회생 및 파산에 관한 법률(이하 ‘채무자회생법’이라 한다) 제566조는 "면책을 받은 채무자는 파산절차에 의한 배당을 제외하고는 파산채권자에 대한 채무의 전부에 관하여 그 책임이 면제된다. 다만, 다음 각 호의 청구권에 대하여는 책임이 면제되지 아니한다."라고 규정하고 있으므로, 채무자에 대하여 파산선고 전의 원인으로 생긴 재산상의 청구권, 즉 파산채권은 채무자회생법 제566조 단서의 각 호에 해당하지 않는 한 면책의 효력으로 그 책임이 면제된다(대법원 2010. 5. 13. 선고 2010다3353 판결 등 참조).
한편 ‘채무자가 중대한 과실로 타인의 생명 또는 신체를 침해한 불법행위로 인하여 발생한 손해배상’을 비면책채권의 하나로 규정한 채무자회생법 제566조 제4호에서 규정하는 ‘중대한 과실’이란, 채무자가 어떠한 행위를 함에 있어서 조금만 주의를 기울였다면 생명 또는 신체 침해의 결과가 발생하리라는 것을 쉽게 예견할 수 있음에도 그러한 행위를 만연히 계속하거나 조금만 주의를 기울여 어떠한 행위를 하였더라면 생명 또는 신체 침해의 결과를 쉽게 회피할 수 있음에도 그러한 행위를 하지 않는 등 일반인에게 요구되는 주의의무에 현저히 위반하는 것을 말한다(대법원 2010. 3. 25. 선고 2009다91330 판결 등 참조).
2) 구체적 판단
위 인정사실과 앞서 든 증거들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 즉 ① 이 사건 사고는 청계고가도로의 가변차로에서 상당한 속도로 피고 차량을 운전하다가 1차로로 진입하는 다른 차량을 발견하고 핸들을 과대 조작하여 중앙선을 침범한 피고의 과실로 발생한 점, ② 이 사건 사고로 인하여 피해자 1명은 사망하고 피해자 2명은 각 중상을 입은 점, ③ 이 사건 사고의 경위, 이 사건 사고 지점, 피고 차량과 피해 차량의 충돌 부위 등을 종합하여 보면, 원고가 양수한 이 사건 채권은 피고의 중대한 과실로 타인의 생명과 신체를 침해한 불법행위로 인하여 발생한 손해배상채권에 해당한다고 봄이 타당하므로, 이 사건 면책결정의 확정에도 불구하고 그에 관한 피고의 책임이 면제되지 않는다고 할 것이다.
따라서 피고의 본안전 항변은 이유 없다.
3. 본안에 관한 판단
가. 확정된 승소판결에는 기판력이 있으므로 당사자는 확정된 판결과 동일한 소송물에 기하여 신소를 제기할 수 없는 것이 원칙이나, 시효중단 등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에는 예외적으로 신소가 허용된다고 할 것이다(대법원 2018. 4. 24. 선고 2017다293858 판결 등 참조).
나. 위 인정사실에 의하면, 이 사건 판결이 확정된 후 원고는 소외 회사로부터 이 사건 채권을 양수하였고 이 사건 채권의 시효중단을 위해 이 사건 소를 제기하였으므로,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피고는 채권양수인인 원고에게 45,143,800원 및 이에 대하여 1999. 2. 24.부터 2002. 5. 13.까지는 연 5%의, 그다음 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연 20%의 각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4.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이유 있어 이를 인용하여야 한다. 제1심판결은 이와 결론을 같이하여 정당하므로 피고의 항소는 이유 없어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강병훈(재판장) 이소연 이도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