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다239128 | 민사 대법원 | 2024.08.23 | 판결
원고(선정당사자)
피고 (소송대리인 변호사 김우성)
청주지법 2024. 4. 18. 선고 2023나50688 판결
원심판결 중 피고 패소 부분을 파기하고, 이 부분 사건을 청주지방법원에 환송한다.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원심은 판시와 같은 이유로 다음과 같이 판단하였다.
가. 원고(선정당사자, 이하 ‘원고’라고만 한다)와 선정자들의 부친 소외인(이하 ‘망인’이라 한다)은 1999. 8. 19. 자신이 소유한 충북 청원군 ○○면△△리(지번 1 생략) 답 5810.3㎡(이하 ‘분할 전 토지’라 한다)를 피고에게 명의신탁하여 농어촌진흥공사(현 한국농어촌공사)로부터 저금리의 대출을 받았다(위 토지의 소유 명의는 1999. 7. 31. 망인에게서 농어촌진흥공사로, 1999. 8. 19. 농어촌진흥공사에서 피고에게로 이전되었고, 피고 명의의 등기에는 8년 동안 타인에게 전매, 증여, 임대 또는 담보 제공을 할 수 없다는 특약이 부기되었다). 이후 망인이 사망하였고, 원고와 선정자들이 대출 원리금을 변제하였다.
나. 분할 전 토지는 2011. 8. 5. 그중 3,403㎡가 같은 리 (지번 2 생략)으로, 604.6㎡가 같은 리 (지번 3 생략)으로 각 분할되었고(이하 토지는 지번으로 특정한다), 2013. 3. 13. 위 (지번 2 생략) 토지가 도로 부지로 수용되어 피고가 수용보상금으로 212,177,050원을 수령함에 따라 원고와 선정자들로부터 그 반환을 요구받았다.
다. 피고는 위 보상금으로 양도소득세를 납부하고 세무사, 법무사 등에 비용을 지출하였으며, 2013. 10. 13. 원고 및 선정자들과 남은 보상금 160,069,160원에 관하여 “(지번 2 생략) 토지 보상금액 중 4,000만 원은 피고에게 남겨놓고, 나머지 금액은 원고와 선정자들에게 전부 돌려주고 (지번 1 생략) 및 (지번 3 생략) 토지는 원고에게 이전에 필요한 서류일체(인감증명서, 계약서 등)를 농사를 짓고 2013. 10. 31. 명의이전할 것을 약속한다.”라고 기재한 합의서(이하 ‘이 사건 합의서’라 한다)를 작성한 다음 4,000만 원을 제외한 나머지 120,069,160원을 원고에게 지급하였다.
라. 피고는 2021. 9. 9. 원고에게 (지번 1 생략) 및 (지번 3 생략) 각 토지에 관한 소유권이전등기를 마쳐 주었고, 피고가 이 사건 합의서에 따라 보관하던 4,000만 원 중 (지번 1 생략) 및 (지번 3 생략) 각 토지와 관련하여 비용을 지출한 사실은 없다.
마. 피고는 원고 및 선정자들과 이 사건 합의서를 통해 추후 피고 앞으로 세금이 부과되는 상황을 대비하여 보상금 중 4,000만 원을 피고가 일시 보관하기로 합의하였다고 봄이 타당하므로, 원고 및 선정자들은 피고에 대하여 이 사건 합의서에 따라 위 4,000만 원의 반환을 구할 수 있다.
바. 분할 전 토지의 소유권이전 및 이를 통하여 대출을 받은 경위에 비추어 볼 때 위 토지는 실질적으로 망인이 피고에게 이를 명의신탁한 것으로 볼 수 있고, 이러한 명의신탁의 합의는 무효이므로 수용에 따른 보상금도 망인에게 귀속되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 가사 농어촌진흥공사로부터 피고가 분할 전 토지의 소유권을 이전받은 것이 계약명의신탁에 해당한다고 하더라도, 이 사건 합의서에 따른 내용이 「부동산 실권리자명의 등기에 관한 법률」(이하 ‘부동산실명법’이라 한다) 소정의 명의신탁 약정에 해당하여 같은 법 제3조 제1항, 제4조에 의하여 무효라고는 볼 수 없다.
2. 그러나 원심의 위와 같은 판단은 다음과 같은 이유로 수긍하기 어렵다.
가. 부동산을 매수함에 있어 매수대금의 실질적 부담자와 명의인 간에 명의신탁관계가 성립한 경우, 그들 사이에 매수대금의 실질적 부담자의 요구에 따라 부동산의 소유 명의를 이전하기로 하는 등의 약정을 하였다고 하더라도, 이는 부동산실명법에 의하여 무효인 명의신탁약정을 전제로 명의신탁 부동산 자체 또는 그 처분대금의 반환을 구하는 범주에 속하는 것이어서 역시 무효라고 보아야 한다(대법원 2006. 11. 9. 선고 2006다35117 판결 등 참조).
나. 원심판결 이유 및 기록에 따르면, 분할 전 토지는 당초 망인의 소유였으나 농어촌진흥공사로 그 소유권이전등기가 이루어진 후 다시 망인이 농어촌진흥공사로부터 위 토지를 망인의 자금으로 취득한 것으로서, 그 매수 당시 실질적으로 망인의 소유이지만 편의상 그 소유권이전등기를 피고의 명의로 하고 제세공과금은 망인이 부담하기로 하는 등 망인과 피고 사이에 그에 관한 이른바 삼자간 계약명의신탁관계가 성립되었다고 할 것인데, 위 명의신탁 약정은 부동산실명법 제4조 제1항에 의하여 무효이므로 농어촌진흥공사가 선의인 이상 명의수탁자인 피고가 위 토지에 관한 완전한 소유권을 취득하고, 원고는 피고에게 부동산 자체 또는 그 처분대금의 반환을 청구할 수 없다.
그런데 원고와 피고는 이 사건 합의서에서 분할 전 토지는 망인이 피고에게 명의신탁한 재산임을 전제로 피고가 그 상속인들인 원고와 선정자들의 반환요구에 따라 (지번 2 생략) 토지의 수용보상금 중 잔존금과 (지번 1 생략), (지번 3 생략) 각 토지를 원고에게 그 소유 명의를 이전하기로 약정하였고, 앞서 본 법리에 비추어 보면 이러한 약정이 망인의 상속인들인 원고 및 선정자들과 피고 사이에 이루어졌다고 하더라도 이는 역시 새로운 약정의 형식을 통해 무효인 명의신탁 약정이 유효함을 전제로 명의신탁 부동산 자체 또는 그 처분대금의 반환을 약속한 것에 불과하여 무효라고 하지 않을 수 없다.
원심판결이 인용한 제1심판결이 들고 있는 2014. 8. 20. 선고 2014다30483 판결은, 명의수탁자의 완전한 소유권 취득을 전제로 하여 사후적으로 명의신탁자와의 사이에 매수자금반환의무의 이행에 갈음하여 명의신탁된 부동산 자체를 양도하기로 합의하고 그에 기하여 명의신탁자 앞으로 소유권이전등기를 마쳐준 사안에 관한 것으로서, 부동산실명법에 따라 무효인 명의신탁약정이 유효함을 전제로 명의신탁 부동산 자체 또는 그 처분대금의 반환을 구하는 경우에 해당하는 이 사건에 원용하기에 적절하지 아니하다.
다. 그럼에도 이와 달리 망인과 피고 사이에 실질적으로 이른바 양자간 등기명의신탁관계가 성립하였다거나, 가사 삼자간 계약명의신탁관계에 해당하더라도 이 사건 합의서에 따른 반환 약정이 유효하다고 본 원심판결에는 부동산 명의신탁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
3. 결론
그러므로 나머지 상고이유 주장에 대한 판단을 생략한 채 원심판결 중 피고 패소 부분을 파기하고, 이 부분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도록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별 지] 선정자 명단: 생략
대법관 권영준(재판장) 김상환(주심) 오경미 박영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