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다272289 | 민사 대법원 | 2024.11.14 | 판결
원고 (소송대리인 변호사 김인현)
피고 1 외 1인 (소송대리인 법무법인(유한) 시그니처 담당변호사 박정헌 외 2인)
대구지법 2023. 7. 20. 선고 2022나324181 판결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대구지방법원에 환송한다.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사안의 개요
원심판결의 이유와 기록에 따르면 다음 사실을 알 수 있다.
가. 피고들은 2021. 1. 초순경 원고에게 주식회사 ○○○(이하 ‘소외 1 회사’라고 한다)이 진행하던 파주시 △△읍□□리 전원주택부지 개발사업(이하 ‘이 사건 사업’이라고 한다)에 관한 투자를 제안하였다.
나. 원고는 2021. 1. 10. 피고 2, 소외 1 회사 사내이사 소외 2, 대표이사 소외 3과 사이에서 투자약정서라는 이름으로, ‘원고가 이 사건 사업을 위하여 1억 원을 소외 2에게 지급하면, 피고 2 등은 2021. 7. 31.까지 원금과 이 사건 사업 이익금 1억 원을 합한 2억 원을 지급하기로 하는 내용’의 약정(이하 ‘이 사건 약정’이라고 한다)을 하였다. 원고는 이에 따라 1억 원을 지급하였다.
다. 피고 1은 2021. 8.경 원고에게 "2021. 7. 31.까지 약속한 원금 및 투자 이익금 일금 이억 원(200,000,000원)을 지급하기로 한다."라는 이행각서를 작성해 주었다.
라. 피고들은 원고에게 1억 원을 반환하였다.
2. 제1, 2 상고이유에 대한 판단
원심은 판시와 같은 이유로 피고 2는 이 사건 약정의 당사자이고, 이 사건 약정에 따른 이익금 지급의무가 이 사건 사업으로 인한 수익이 발생할 것을 정지조건으로 하는 것이라고 볼 수 없다고 판단하였다.
원심판결 이유를 관련 법리와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이러한 원심판단은 수긍할 수 있고, 거기에 상고이유 주장과 같이 필요한 심리를 다하지 않은 채 논리와 경험의 법칙에 반하여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나거나 계약당사자 확정, 계약의 해석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없다.
3. 제3 상고이유에 대한 판단
가. 원심의 판단
원심은 판시와 같은 이유로 2021. 7. 31.까지 원고에게 1억 원을 지급하기로 한 이 사건 약정은 투자수익 지급약정으로서 금전소비대차계약과는 그 성격이 구별되므로, 이 사건 약정에서 정한 이익금에 대하여 이자제한법상 최고이자율이 적용되지 않는다고 판단하였다.
나. 대법원의 판단
원심판단은 다음과 같은 이유에서 그대로 수긍하기 어렵다.
1) 관련 법리
이자제한법은 이자의 적정한 최고한도를 정함으로써 국민경제생활의 안정과 경제정의를 실현하기 위하여 제2조에서 "금전대차에 관한 계약상의 최고이자율은 연 25%를 초과하지 아니하는 범위 안에서 대통령령으로 정한다(제1항). 계약상의 이자로서 제1항에서 정한 최고이자율을 초과하는 부분은 무효로 한다(제3항)."라고 규정한다. 나아가 "예금, 할인금, 수수료, 공제금, 체당금, 그 밖의 명칭에도 불구하고 금전의 대차와 관련하여 채권자가 받은 것은 이를 이자로 본다(제4조 제1항)."라는 규정과 "제2조 제1항에서 정한 최고이자율을 초과하여 이자를 받은 자는 1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제8조 제1항)."라는 규정을 두고 있다. 이처럼 이자제한법은 금전소비대차계약에 관하여 규율하면서 최고이자율을 넘는 이자나 금전대차와 관련한 대가 지급약정의 효력을 인정하지 않고 이를 초과하여 이자를 받은 자를 형사처벌하고 있다. 민법 제598조는 "소비대차는 당사자 일방이 금전 기타 대체물의 소유권을 상대방에게 이전할 것을 약정하고 상대방은 그와 같은 종류, 품질 및 수량으로 반환할 것을 약정함으로써 그 효력이 생긴다."라고 규정하는바, 금전을 이전받는 상대방이 이전받은 금전의 원금 전액 반환을 보장하는 약정을 하지 않았다면 이는 금전소비대차계약이라고 할 수 없어 이자제한법이 적용될 여지가 없다. 이자제한법의 적용을 받는 금전소비대차계약인지 여부는 원칙적으로 당사자 사이의 계약 해석의 문제로, 금전을 지급한 당사자와 상대방 사이의 관계, 금전을 지급하게 된 경위, 금전 지급에 대하여 상대방이 제공하기로 약정한 이익의 성질과 제공 방법, 통상적인 거래관념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야 하는데, 금전을 지급한 당사자와 상대방 사이에 이전받은 금전의 원금 전액 반환과 아울러 추가로 상대방의 사업 성공이나 이익의 발생 등과 같은 조건충족에 결부시키지 않은 일정한 금전의 지급을 약정 내용 자체에서 확정적으로 보장하였다면, 이러한 약정은 금전소비대차계약으로서 이자제한법이 적용될 가능성이 높다.
2) 이 사건에 관한 판단
이러한 법리에 비추어 원심판결 이유를 살펴본다.
가) 피고들은 이 사건 약정에서 원고로부터 2021. 1. 10. 1억 원을 지급받으면 2021. 7. 31.까지 원고에게 원금 1억 원과 아울러 이익금 1억 원을 합한 2억 원을 확정적으로 지급하기로 약정하였다. 여기에 피고들이 이 사건 사업에서 성공하거나 이익이 발생하면 이익금 1억 원을 지급하겠다는 조건 등을 결부시키지 않았다. 이러한 사정에 비추어 볼 때 이 사건 약정은 원고가 피고들에게 1억 원의 금전을 대여하고, 피고들이 원금 1억 원의 반환과 함께 금전 대여에 대한 대가로 1억 원의 이익금을 지급하기로 한 금전소비대차계약으로서 이자제한법의 적용을 받는다고 볼 여지가 크다.
원심은 이자제한법이 적용되는 금전소비대차계약과 구별되는 투자계약의 실질은 그 투자 사업에 따른 수익 발생의 불확실성이나 그로 인한 투자금 회수의 위험성에 있다고 전제한 다음, 이 사건 약정서의 제목 등에서 ‘투자’라는 용어를 사용하고 있는 점, 좌초 위기에 있던 이 사건 사업의 사업비를 마련할 목적으로 이 사건 약정이 체결된 점, 이 사건 사업의 전망이나 개발이익의 실현이 불투명하였고 채무자 측의 담보 제공의 미비로 원고의 투자원금 및 이익금의 회수에 상당한 위험성이 있었던 점 등을 이유로 이 사건 약정은 금전소비대차계약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하였다. 그러나 상대방의 사업 성공이나 이익의 발생 등과 같은 장래의 조건충족에 결부시켜 이익금의 지급을 보장하는 약정과 같이 약정 내용 자체에서 이익금 지급 채무 발생의 불확실성을 내포하고 있는 경우에는 이자제한법이 적용되지 않는 금전 거래일 가능성이 높지만, 이 사건 약정은 상대방의 사업 성공 등의 조건과 결부시키지 않은 채 일정한 액수의 금전 지급을 확정적으로 보장하는 내용인 이상 이익금 지급 채무의 발생은 확정적이므로, 이 사건 사업의 불투명성이나 채무자 측의 자금난 또는 담보 제공 미비 등에 따르는 장래 수익 발생의 불확실성이나 원금 회수의 위험성 등 원심이 들고 있는 사정을 이유로 이 사건 약정을 이자제한법이 적용되는 금전소비대차계약이 아니라고 할 수는 없다. 이 사건 약정서 제목이 ‘투자약정서’라고 되어 있고 원고와 피고들 상호 간 지급되는 금원을 투자원금, 투자이익금이라고 표현하였다는 사정 또한 마찬가지이다.
나) 사정이 이러하다면 원심으로서는 이 사건 약정의 종합적인 내용과 취지, 통상적인 거래관념 등을 심리하여 이 사건 약정이 금전소비대차계약인지 판단한 다음, 만약 이 사건 약정이 금전소비대차계약이라면 이 사건 약정에서 정한 이익금 1억 원은 이자 또는 간주이자로서 이자제한법에서 정한 최고이자율 범위 내에서만 유효성을 인정하였어야 했다. 그런데도 원심은 위와 같은 심리·판단 없이 판시와 같은 이유로 이 사건 약정을 금전소비대차계약이 아니라고 단정하고 이자제한법상 최고이자율 제한에 관한 규정이 적용되지 않는다고 판단하였다. 이러한 원심판단에는 계약의 해석 및 이자제한법이 적용되는 금전소비대차에 관한 법리 등을 오해함으로써 필요한 심리를 다하지 않아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
4. 결론
그러므로 나머지 상고이유에 대한 판단을 생략한 채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도록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박영재(재판장) 김상환 오경미(주심) 권영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