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가합101992 | 민사 서울남부지방법원 | 2023.09.01 | 판결
주식회사 ○○○ 외 1인 (소송대리인 법무법인(유한) 율촌 담당변호사 이승호 외 2인)
한국공항공사 (소송대리인 법무법인(유한) 지평 담당변호사 이한길 외 1인)
2023. 7. 14.
1. 피고는 원고 1 회사에게 2,325,074,778원, 원고 2 회사에게 3,615,031,512원 및 위 각 돈에 대하여 2022. 2. 26.부터 2023. 9. 1.까지는 연 5%,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연 12%의 각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
2. 원고들의 나머지 청구를 모두 기각한다.
3. 소송비용 중 70%는 원고들이, 나머지는 피고가 각 부담한다.
4. 제1항은 가집행할 수 있다.
피고는 원고 1 회사에게 7,686,009,380원, 원고 2 회사에게 11,188,469,718원 및 위 각 돈에 대하여 이 사건 소장 부본 송달일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 연 12%의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
1. 기초사실
가. 원고들의 지위
원고 1 회사는 2016년경 □□국제공항의 면세사업자로 선정된 후 피고로부터 □□국제공항 국제선청사 3층 격리대합실을 면세점 용도로 임차하여 면세점을 운영하고 있는 회사이고, 원고 2 회사는 2016년경 ◇◇국제공항의 면세사업자로 선정된 후 피고로부터 ◇◇국제공항 국제선청사 2층 격리대합실을 면세점 용도로 임차하여 면세점을 운영하고 있는 회사이다(이하 위 면세점들을 통틀어 ‘이 사건 각 면세점’이라 한다).
나. 임대차계약의 체결
1) 원고 1 회사는 2016. 6. 20. □□국제공항 국제선청사 3층 동편 격리대합실(DF1) 400.2㎡에 관하여 임대차기간 2016. 8. 13.부터 2021. 8. 12.까지, 임대차보증금 16,225,000,000원, 임대차 목적물의 용도 ‘면세점’으로 정하여 피고와 임대차계약을 체결하였다. 원고 1 회사의 임대차계약 중 이 사건과 관련된 주요 부분은 다음과 같다.
제5조(임대료구분) 임대료는 고정임대료와 변동임대료로 구성되며, 고정임대료는 해당 재산에 피고가 정한 금액을 말하며, 변동임대료는 원고 1 회사의 매출액을 기준으로 일정 영업요율을 곱하여 고정임대료와 함께 부가하는 추가금액을 말한다.제6조(임대료 및 시설관리유지비) ① 목적물에 대한 2016년 월 고정임대료는 2,458,333,330원(부가가치세 별도)으로 하며, 원고 1 회사는 피고가 지정하는 기일까지 당월분 임대료를 납부하여야 한다.② 원고 1 회사의 매출액 확정시 피고는 이를 기준으로 산정한 변동임대료가 고정임대료를 초과하는 경우에는 별도 절차에 의거 고지하며 원고 1 회사는 납부기한 내 납부하여야 한다.제15조(영업) ⑤ 원고 1 회사는 공항이용객의 불편함이 없도록 연중 무휴로 최초항공기운항개시 1시간 전부터 최종항공기 운항종료시까지 영업하여야 한다. 다만, 부득이한 사유로 영업을 일시 휴업하거나 영업시간의 조정이 필요한 경우에는 사전에 피고의 서면동의를 받아야 한다.
원고 1 회사와 피고는 2018. 2.경 임대차변경계약을 체결하여 □□국제공항 3층 서편 출국대합실 35게이트 전면에 면적 300㎡의 매장(이하 ‘서편 매장’이라 한다)을 신설하고, 기존의 3층 동편 격리대합실 내 면세점(이하 ‘동편 매장’이라 한다) 400.2㎡의 면적을 432.2㎡로 확장하였는데, 임대료 산정방식에 관하여 동편 매장에 대하여는 기존 임대차계약에 따르고, 서편 매장에 대하여는 ‘품목별 전월 매출액’에 ‘품목별 영업요율’을 곱한 금액으로 산정하기로 정하였다.
2) 원고 2 회사는 2016. 5. 30. 피고와 ◇◇국제공항 국제선청사 2층 격리대합실 980.44㎡에 관하여 임대차기간 시설물 설치승인일 또는 사용시작일로부터 5년, 임대차보증금 23,650,000,000원, 임대차 목적물의 용도 ‘면세점’으로 정하여 피고와 임대차계약을 체결하였다. 원고 2 회사의 임대차계약 중 이 사건과 관련된 주요 부분은 다음과 같다(이하 원고들과 피고 사이의 임대차계약을 ‘이 사건 각 임대차계약’이라 한다).
제5조(임대료구분) 임대료는 고정임대료와 추가임대료로 구성되고, 고정임대료는 해당 재산에 대하여 피고가 정한 금액을 말하며, 추가임대료는 이와 별도로 원고 2 회사의 매출액을 기준으로 일정 영업요율을 곱하여 고정임대료와 함께 부가하는 추가금액을 말한다.제6조(임대료 및 시설관리유지비) ① 목적물의 2016년도 월 고정임대료(2017. 1. 1.부터 소비자물가지수 증감을 반영)는 3,583,333,330원(부가가치세 별도)으로 하며, 원고 부산원고 1 회사는 피고가 지정하는 기일까지 월 임대료를 납부하여야 한다.② 원고 2 회사의 매출액 확정시 피고는 이를 기준으로 산정한 추가임대료를 별도 절차에 의거 고지하며 원고 2 회사는 납부기한 내에 납부하여야 한다(현장설명서 참조).제15조(영업) ⑤ 원고 2 회사는 공항이용객의 불편함이 없도록 연중 무휴로 최초항공기운항개시 1시간 전부터 최종항공기 운항종료시까지 영업하여야 한다. 다만, 부득이한 사유로 영업을 일시 휴업하거나 영업시간의 조정이 필요한 경우에는 사전에 피고의 서면동의를 받아야 한다.
다. 코로나19 사태와 원고들의 임시휴업
1) 2020년 초경부터 국내에서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이하 ‘코로나19’로 약칭한다)의 감염이 확산되자 피고는 2020. 3. 9.경 원고들에게 코로나19 사태 등의 영향으로 2020. 3. 9.부터 국제선 운항이 대폭 감축되어 운함됨을 알리면서 영업에 필요한 조치를 취할 것을 촉구하였다.
2) 이에 따라 피고의 승인 하에 원고 1 회사는 2020. 3. 12.부터, 원고 2 회사는 2020. 3. 19.부터 각 2020. 3. 31.까지 임시휴점을 하였고, 그 휴점기간은 2020. 4. 30.까지 연장되었다.
라. 원고들의 임대료변경 등 요청
1) 국토교통부는 2020. 4. 6. 국제선을 ☆☆국제공항으로 일원화하는 조치를 발표하였고, 그에 따라 □□국제공항 및 ◇◇국제공항의 국제선 청사가 폐쇄되었다. 이로 인해 면세점 영업이 아예 불가능하게 되자, 원고 2 회사는 2020. 4. 7.부터, 원고 1 회사는 2020. 4. 16.부터 여러 차례 피고에게 ‘공항운영계획 변경 등에 따른 영업환경 변화로 영업이익이 현저히 감소하여 최소보장액(고정임대료)을 납부할 수 없으니 공항 운영이 정상화되어 원고들이 영업을 재개할 때까지 임대료를 면제하여 달라’는 취지로 요청하였으나, 피고는 이를 거절하였다.
2) 국토교통부는 2020. 6. 1.경 전년 동월대비 여객감소율이 70% 이상인 공항 상업시설의 경우 대기업·중견기업은 임대료를 50% 감액하고 중소·소상공인은 임대료를 75% 감액하되 이러한 감액조치를 2020. 3월분 임대료까지 소급적용한다고 발표하였고, 2020. 8. 27. 운항이 전면 중단된 공항 내 면세점의 임대료를 2020. 9.부터 2021. 12.까지 전액 면제한다는 조치를 발표하였다. 이러한 국토교통부의 조치에 따라 피고는 원고들에게 2020. 3.부터 2020. 8.까지의 임대료 중 50%를 감액하고, 2020. 9. 이후의 임대료를 면제하였다. 원고 1 회사는 2020. 9. 23., 원고 2 회사는 2020. 9. 29. 피고에게 ‘임대료의 50%가 감액된 2020. 4. 6.부터 2020. 8. 31.까지 기간 동안의 임대료에 대해서도 전액면제조치를 취해달라’는 상업시설 임대료 면제신청서를 제출하였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7, 9 내지 11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당사자들의 주장
가. 원고들
1) □□국제공항 및 ◇◇국제공항 국제선청사가 2020. 4.경 폐쇄되면서 원고들을 계속 휴점을 할 수 밖에 없었는바, 2020. 4. 이후부터 피고가 원고들에게 면세점 용도로 임대된 각 임대차목적물을 사용·수익하게 할 의무가 이행불능되었다고 할 것이므로 원고들은 민법 제537조에 따라 피고에 대한 차임지급의무를 면하게 된다고 할 것이다. 따라서 원고들이 각 피고에게 지급한 2020. 4.부터 2020. 8.까지의 임대료는 법률상 원인이 없는 것이므로 피고는 부당이득반환으로 위 임대료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반환할 의무가 있다.
2) 원고들은 이 사건 각 임대차계약에 관하여 2020. 3.경 적법하게 차임감액청구권을 행사하였다. 코로나19 사태로 인하여 국제선 항공편 운항이 중단되고 면세점이 휴점하게 되는 것은 임대차계약 체결 당시 예상할 수 없었던 경제사정의 변동에 해당하고, 그로 인하여 각 임대차계약상 임대료가 상당하지 않게 되었으므로 원고들의 각 차임감액청구권의 행사로 이 사건 각 임대차목적물의 2020년 3월분 차임은 매출액에 다른 품목별 영업요율을 적용한 금액으로 감액되었고, 청사폐쇄기간인 2020. 4.부터 2020. 8.까지의 차임은 전액 감액되었다.
3) 따라서 2020. 3.분 임대료는 차임감액 청구에 따라, 2020. 4.부터 2020. 8.까지의 임대료는 주위적으로 민법 제537조의 이행불능 법리에 따라, 예비적으로 차임감액 청구에 따라 감액 또는 면제되었으므로, 피고는 원고들이 2020. 3.부터 2020. 8.까지 피고에게 초과납부한 임대료의 반환으로, 원고 1 회사에게 7,585,009,380원, 원고 2 회사에게 11,188,469,718원 및 각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나. 피고
1) 원고들은 국토교통부의 국제선일원화 조치 이후에도 각 면세점을 점유·사용하고 있었고, 피고가 원고들의 면세점 사용을 금지하였다거나 달리 그 사용이 불가능해졌다고 볼 만한 사정이 없으므로 임대인인 피고의 이행불능이 있었다고 볼 수 없다.
2)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한 국제선 여객 감소로부터 1개월이 지난 시점인 2020. 3.경을 기준으로 원고들의 차임감액청구권이 발생할 만한 ‘경제사정의 변동’이 있었다고 볼 수 없고, 국토교통부의 국제선일원화 조치로 인하여 일정한 기간 동안 매출액의 변동이 있었다고 하더라도 그러한 사정만으로 이 사건 각 임대차계약의 임대료가 상당하지 않게 되었다고 할 수 없다. 설령 차임감액청구권 행사의 요건이 갖추어졌다고 하더라도 원고들이 피고에게 차임감액청구권 행사의 의사표시를 하였다고 볼 수 없다.
3. 판단
가. 민법 제537조 위험부담 법리에 따른 부당이득반환 주장에 관한 판단
1) 관련 법리
민법 제537조는 ‘쌍무계약의 당사자 일방의 채무가 당사자 쌍방의 책임없는 사유로 이행할 수 없게 된 때에는 채무자는 상대방의 이행을 청구하지 못한다’라고 규정하여 채무자위험부담주의를 채택하고 있는바, 쌍무계약에서 당사자 쌍방의 귀책사유 없이 채무가 이행불능된 경우 채무자는 급부의무를 면함과 더불어 반대급부도 청구하지 못한다고 할 것이므로, 쌍방 급부가 없었던 경우에는 계약관계는 소멸하고 이미 이행한 급부는 법률상 원인 없는 급부가 되어 부당이득의 법리에 따라 반환청구할 수 있다(대법원 2009. 5. 28. 선고 2008다98655, 98662 판결 등 참조).
2) 판단
이 사건 임대차계약 기간 중인 2020. 4. 6. 국토교통부가 코로나19 사태에 대한 조치로서 국제선을 ☆☆국제공항으로 일원화하면서 □□국제공항 및 ◇◇국제공항의 국제선 청사가 폐쇄된 사실은 앞서 본 바와 같다. 그러나 앞서 든 증거에 변론 전체의 취지 및 관련 법리를 더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을 종합하면, 이로 인하여 이 사건 임대차계약에 따른 피고의 의무가 이행불능의 상태에 이르렀다거나, 민법 제537조에 따라 피고가 원고에게 임대료를 청구할 수 없다고 볼 수는 없다.
① 위험부담의 법리가 적용되기 위해서는 임대차계약상 피고의 채무가 이행불능의 상태에 이르러야 한다. 채무의 이행이 불가능하다는 것은 목적물이 소멸하는 것과 같은 절대적·물리적 불가능의 경우만이 아니라 사회생활상 경험칙이나 거래상의 관념에 비추어 볼 때 채권자가 채무자의 이행을 기대할 수 없는 경우도 포함하나, 이는 채무의 이행이 종국적·확정적으로 불가능하게 되는 것을 의미한다고 보아야 한다. 그런데 이 사건에서 원고가 주장하는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국토교통부의 국제선 일원화조치는 한시적·일시적인 것에 불과하므로 이로 인하여 이 사건 각 임대차계약에 따른 피고의 임대목적물 제공의무가 종국적으로 이행불능의 상태에 이르렀다고 보기는 어렵다.
② 쌍무계약에서 당사자 쌍방의 귀책사유 없이 채무가 이행불능된 경우 채무자가 급부의무를 면함과 더불어 반대급부도 청구하지 못한다고 한 것은 이행불능으로 인하여 계약관계가 소멸하는 것을 전제로 하는 것인데, 원고들은 이 사건 각 임대차계약이 유효하게 존속하고 있음을 전제로 한시적으로 이 사건 각 면세점의 영업이 불가능하였던 기간 동안 피고의 임대료청구권이 소멸한다고 주장하고 있어, 그 점에서도 이를 받아들이기 어렵다.
③ 또한 원고들이 국토교통부의 2020. 4. 6. 국제선 일원화조치 이후에도 임대차계약을 해지하거나 이 사건 각 면세점 반환 또는 영업시설 철거 등의 조치를 취하지 않은 채 영업재개에 대비하여 영업시설을 유지하면서 계속 면세점을 점유하고 있었고, 이러한 형태의 점유·사용도 피고가 이 사건 각 임대차계약에 따라 원고들에게 임대차목적물을 면세점 용도로 사용할 수 있도록 제공하여 그 의무를 이행한 데 따른 것이므로, 피고가 임대인으로서의 의무를 불이행하였다고 볼 수 없다.
나. 차임감액청구권 행사에 따른 부당이득반환 주장에 관한 판단
1) 원고들이 차임감액청구권을 행사하였는지 여부
가) 민법 제628조는 "임대물에 대한 공과부담의 증감 기타 경제사정의 변동으로 인하여 약정한 차임이 상당하지 아니하게 된 때에는 당사자는 장래에 대한 차임의 증감을 청구할 수 있다."라고 정하고 있다(2020. 9. 29. 개정되기 전의 상가건물임대차보호법 제11조도 같은 취지로 규정하고 있다). 이에 따른 임차인의 차임감액청구권은 사법상의 형성권으로, 그 청구권을 재판 과정에서 행사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재판 외에서도 행사할 수 있다.
나) 이와 관련하여 갑 제 6 내지 10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면 다음 사실이 인정된다.
① 원고 2 회사는 2020. 4. 7. 피고에게 ◇◇국제공항의 운영이 정상화되어 원고 2 회사가 면세점 영업을 재개할 때까지 임대료를 면제해달라고 요청하였고, 2020. 4. 17. ‘정상적인 공항 가동을 전제로 한 기존 여객수에 따른 최소보장액(고정임대료)을 납부할 경우 사업을 유지할 수 없는 상황이므로 운항중단 공항일 경우 영업장 임대료 100% 면제, 여객급감 공항일 경우 매출연동임대료 적용(품목별 요율)으로 임대료를 변경하여 줄 것’을 요청하였다.
② 이에 대해 피고가 2020. 4. 29. 위와 같은 요청을 거절하자 원고 2 회사는 2020. 6. 8. 피고에게 다시 동일한 취지의 요청을 하였고, 2020. 6. 23. ‘2020. 4. 6.부터 휴업기간에 대해 임대료 100% 감액청구권을 행사한다’고 통지하였다.
③ 원고 1 회사 역시 2020. 4. 16. 및 2020. 6. 8. 등에 피고에게 위와 동일한 사유를 들어 임대료를 면제하여 줄 것을 요청하였고, 피고가 그 요청을 거절하자 2020. 6. 23. ‘2020. 4. 6.부터 휴업기간에 대해 임대료 100% 감액청구권을 행사한다’고 통지하였다.
다) 위 인정사실에 의하면, 원고 2 회사는 2020. 4. 7., 원고 1 회사는 2020. 4. 16. 각 공항의 운항중단을 이유로 임대료 면제, 즉 전액 감액을 요구함으로써 임대료감액청구권을 행사한 것으로 볼 수 있고, 피고의 주장과 같이 그 형식이 임대료 면제 또는 임대료산정방법의 변경 요청 형식으로 행사되었다고 하여 달리 볼 수 없다. 따라서 원고들이 형성권인 임대료감액청구권을 행사하였으므로 그 요건이 충족되는 경우 이 사건 각 임대차계약상 차임은 위 각 일자로부터 장래를 향하여 객관적으로 상당한 금액으로 변경된다고 할 것이다.
2) 차임감액청구권이 인정되는지 여부
가) 관련 법리
민법 제628조에 따른 차임증감청구권은 임대물에 대한 공과부담의 증감이나 경제사정의 변동으로 인하여 약정 차임으로 당사자를 구속하는 것이 정의와 형평에 어긋나 현저히 부당한 경우에 인정되고(대법원 2010. 10. 14. 선고 2010다50113 판결 등 참조), 이러한 경우에 해당하는지는 약정 차임의 내용과 변동률, 경제사정 변동의 원인과 정도, 사정변경의 급박성, 계약체결 후 경과된 시간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개별적, 구체적으로 판단해야 한다.
나) 판단
앞서 든 증거들, 갑 제5, 12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고려하면, 이 사건 각 임대차계약상 차임을 그대로 유지하는 것은 경제사정의 변동 등으로 인하여 약정 차임으로 당사자를 구속하는 것이 정의와 형평에 어긋나 현저히 부당한 경우에 해당한다고 봄이 타당하다.
① 이 사건 각 임대차계약은 임대차목적물을 면세점 용도로 사용하는 것을 목적으로 체결되었고, 이 사건 각 면세점의 입찰 당시 작성된 사업설명서에 의하면, 2016. 3. 기준으로 □□국제공항의 국제선 운항노선은 주 392편, 일 56편, 2016. 5. 기준으로 ◇◇국제공상의 국제선 운항노선은 주 1,024편, 일 146편으로 기재되어 있다. 그러나 코로나19 사태로 □□국제공항과 ◇◇국제공항의 국제선 항공편은 2020. 3. 9.경부터 하루당 1~2편으로 사실상 중단되기에 이르렀고, 피고는 2020. 3. 9. 원고 1 회사에게 국제선 운항이 대폭 감축됨을 알리면서 영업에 필요한 조치를 취하라고 통지하였다.
② 이에 원고 1 회사는 2020. 3. 12.부터, 원고 2 회사는 2020. 3. 17.부터 이 사건 각 면세점에 대하여 휴점조치를 취하였고, 그 결과 2020. 3. 원고 1 회사의 □□국제공항의 동편 매장 면세점 매출액은 233,225,925원, 원고 2 회사의 ◇◇국제공항 면세점 매출액은 387,041,498원으로 전년도 같은 기간 대비 약 96.1%, 96.4% 감소하였다. 국토교통부의 2020. 4. 6. 국제선 항공편 일원화조치 이후 원고들이 이 사건 각 면세점의 휴업기간을 계속하여 연장하면서 2020. 4.부터의 2020. 8.경까지는 각 면세점에 매출이 전혀 발생하지 않게 되었다.
③ 코로나19와 같이 장기간에 걸쳐 전 세계적으로 감염이 확산되어 많은 사망자들을 낳고 경제 전반에 걸쳐 큰 파급력을 미친 감염병은 적어도 근래에 이르러서는 유례를 찾기 어렵고, 코로나19로 인한 외국인 입국제한, 해외여행 위축 등은 해외여행객이나 방한 외국인 관광객 등을 대상으로 하는 면세점의 매출에 큰 영향을 미칠 수 밖에 없는 점, 국토교통부의 국제선 항공편 일원화조치 이후에는 원고들이 이 사건 면세점을 통해 수익을 얻는 것이 사실상 불가능해진 점 등을 고려하면, 코로나19로 인한 상황은 민법 제628조 등에서 정한 ‘경제사정의 변경’으로 봄이 타당하다(2020. 9. 29. 개정된 상가건물임대차보호법 제11조는 1급 감염병을 경제사정 변경의 원인의 하나로 명시하고 있다).
④ 이 사건 각 임대차계약에 의하면, 임대료는 고정임대료와 변동임대료로 구성되며, 고정임대료는 해당 재산에 관하여 피고가 정한 금액, 변동임대료는 매출액을 기준으로 일정 영업요율을 곱하여 고정임대료와 함께 부가하는 추가금액을 말하는데, 매출액 확정시 이를 기준으로 산정한 변동임대료가 고정임대료를 초과하는 경우에는 이를 납부하도록 정하고 있다(원고 1 회사의 임대차계약 제5조, 제6조 제2항, 원고 2 회사의 임대차계약 제5조, 제6조 제2항). 피고는 이 사건 각 임대차계약의 고정임대료는 최소한의 임대료로 원고들과 피고 모두 이 사건 각 임대차계약의 고정임대료가 임대료의 하한선에 해당한다는 인식과 의도를 가지고 있었고, 피고는 고정임대료와 변동임대료 중 큰 금액을 받는 방식을 통해 원고들과 같은 면세점 사업자의 매출 증감에 따른 위험을 일부 분담한 것이므로 원고들의 매출이 하락하였다고 하여 약정임대료가 상당하지 않게 되었다고 볼 수는 없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이 사건 각 임대차계약의 고정임대료는 그 액수와 변동률, 원고들이 연중무휴로 일정시간 동안 영업할 의무를 부담하는 점(제15조) 등을 고려할 때 원고들이 이 사건 각 면세점을 정상적으로 운영하여 수익을 얻는 것을 전제로 하여 최소한의 금액을 정한 것이라고 보이는 점, 원고들과 피고가 이 사건 각 임대차계약에서 고정임대료를 정할 때 국제선 청사 자체가 폐쇄되어 면세점 사업자의 매출이 전혀 발생하지 않게 되는 상황을 예상하기는 어려웠을 것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이 사건 각 임대차계약에서 정한 고정임대료는 매출이 전혀 발생하지 않는 상황에서는 상당하지 않게 되었다고 봄이 타당하다.
⑤ 한편 국토교통부의 2020. 4. 6. 국제선 항공편 일원화조치가 코로나19 확산 방지라는 공익을 위하여 원고들과 같은 면세점 사업자들의 손실을 감수하고 시행된 것이라는 점에서 원고들이 면세점 사업을 영위하는 회사로서 경제사정의 변동으로 인한 상당한 정도의 위험을 감수해야 하는 점을 고려하더라도, 위와 같은 조치에 따른 경제적 손실을 임대인인 피고와의 관계에서 임차인인 원고들이 과도하게 부담하도록 하는 것은 정의와 형평의 관점에서 타당하지 않다.
3) 감액의 범위
다음과 같은 사정, 즉 ① 이 사건에서 원고들의 차임증감청구권을 어느 범위에서 인정할 것인지는 코로나19 유행으로 인한 경제상황의 변동에 따른 부담을 원고들과 피고 사이에서 재조정하는 것으로서, 어느 한 쪽이 그 손실을 과도하게 부담하도록 하는 것은 타당하지 않은 점, ② 앞서 본 바와 같이 2020. 3. 원고 1 회사의 □□국제공항의 동편 매장 면세점 매출액은 전년도 같은 기간 대비 약 96.1%, 원고 2 회사의 ◇◇국제공항 면세점 매출액은 전년도 같은 기간 대비 약 96.4% 감소하였고, 2020. 4.부터 2020. 8.까지는 매출이 전혀 발생하지 않은 점, ③ 다만 면세점업은 국제정세, 주변국과의 관계 등의 대외환경 및 사회·경제적 상황에 따른 여행수요에 많은 영향을 받고, 원고 1 회사의 2019년 사업보고서(을 제2호증)에도 위와 같은 여러 변수가 매출에 영향을 미친다는 내용의 기재가 있으며, 원고들로서도 위와 같은 요인을 모두 고려하여 공개입찰을 통해 이 사건 각 임대차계약을 체결한 이상 감염병 확산 위험의 실현으로 인한 손실을 그 전부는 아니라도 상당 부분 감수하여야 하는 점, ④ 또한 국토교통부의 조치에 따라 피고가 이미 2020. 4.부터 2020. 8.까지의 임대료 중 50%를 감액하였고, 2020. 9.부터 2021. 12.까지의 임대료를 면제하여 손실을 상당부분 분담한 점 등을 종합하면, 차임감액청구의 효력이 발생한 2020. 4. 7.(원고 2 회사의 경우) 또는 2020. 4. 16.(원고 1 회사의 경우)부터 2020. 8.까지의 이 사건 각 임대차계약상 차임은 70% 감액되어야 한다고 봄이 타당하다. 따라서 피고가 국토교통부의 조치에 따라 원고들의 요청을 일부 수용하여 임대료의 절반을 감액하였다고 하더라도 그 감액의 범위가 객관적으로 상당한 금액에 미치지 못하는 이상, 피고는 원고들에게 부당이득으로 일부 감액하여 실제 지급받은 임대료와 정당하게 감액된 임대료와의 차액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이를 넘어 차임감액청구권 행사 전인 2020. 3. 1.부터 2020. 4. 6.(또는 2020. 4. 15.)까지의 차임을 포함하여 2020. 3.부터 2020. 8.까지의 차임이 전액 면제되어야 한다는 원고들의 주장은 이유 없다.
4) 피고가 원고들에게 반환하여야 할 부당이득의 범위
갑 제14, 15호증의 각 기재에 의하면 소비자물가지수를 반영하여 적용된 2020년 월 고정임대료, 원고들이 2020. 3.부터 2020. 8.까지 피고에게 납부한 차임 및 원고들의 차임감액청구권의 행사에 따라 감액된 차임의 액수는 아래 표 해당란 기재와 같고, 이에 따라 원고들이 피고에게 초과지급한 차임의 액수를 계산하면 원고 1 회사 2,325,074,778원, 원고 2 회사 3,615,031,512원이 된다.
[원고 1 회사의 초과지급액][단위: 원, 이하 같다]?고정임대료실제지급액감액된 차임초과지급액2020. 4. 16. ~ 2020. 4. 30.1,291,708,210주1)645,854,105주2)387,512,463주3)258,341,6422020. 5.2,583,416,4201,291,708,210775,024,926주4)516,683,2842020. 6.2,583,416,4201,291,708,210775,024,926516,683,2842020. 7.2,583,416,4201,291,708,210775,024,926516,683,2842020. 8.2,583,416,4201,291,708,210775,024,926516,683,284합계2,325,074,778
[원고 2 회사의 초과지급액]??고정임대료실제지급액감액된 차임초과지급액2020. 4. 7. ~ 2020. 4. 30.3,012,526,280주5)1,506,263,136주6)903,757,884주7)602,505,2522020. 5.3,765,657,8501,882,828,9201,129,697,355주8)753,131,5652020. 6.3,765,657,8501,882,828,9201,129,697,355753,131,5652020. 7.3,765,657,8501,882,828,9201,129,697,355753,131,5652020. 8.3,765,657,8501,882,828,9201,129,697,355753,131,565합계3,615,031,512
5) 소결론
따라서 피고는 부당이득반환으로 원고 1 회사에게 2,325,074,778원, 원고 2 회사에게 3,615,031,512원 및 위 각 돈에 대하여 이 사건 소장 부본 송달일 다음 날인 2022. 2. 26.부터 피고가 이행의무의 존부 및 범위에 관하여 항쟁함이 타당한 이 판결 선고일인 2023. 9. 1.까지는 민법이 정한 연 5%,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이 정한 연 12%의 각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4. 결론
그렇다면, 원고들의 청구는 위 인정범위 내에서 이유 있으므로 이를 인용하기로 하고, 나머지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최정인(재판장) 임효빈 방민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