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노2068 | 형사 서울고등법원 | 2024.12.20 | 판결 : 확정
피고인
피고인
조예진 외 1인
법무법인 저스티스 담당변호사 윤진용
제4지역군사법원 2024. 6. 18. 선고 2023고238 판결
원심판결을 파기한다.
피고인은 무죄.
1. 항소이유의 요지(피고인)
가. 사실오인 내지 법리오해
피고인은 교통단속법규 위반이 경미한 일반위반자에 대하여 현장 계도, 경고만으로 조치할 수 있는 권한이 있었다. 피고인은 상사 공소외 1로부터 이 사건 단속활동에 대한 상황 설명을 듣고 그 권한범위 내에서 위반사항이 경미하여 현장 계도, 경고 처리된 것으로 볼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하여 종결하도록 안내한 것이다. 피고인의 행위가 직권을 남용한 것이라고 볼 수 없고 공소외 1로 하여금 의무 없는 일을 하게 하였다고 보기 어려우며, 피고인에게 직권을 남용하여 의무 없는 일을 하게 한다는 고의도 없었다.
나. 양형부당
원심의 양형(벌금 100만 원)은 너무 무거워서 부당하다.
2. 사실오인 내지 법리오해 주장에 대한 판단
가. 공소사실의 요지
피고인은 제○보병사단 군사경찰대대 대대장으로 보직되어 제○보병사단 군사경찰대대가 수행하는 교통단속 등 질서유지 업무에 관한 지휘·감독권을 행사한 사람으로, ‘군사경찰 교통법규위반 단속활동 안내’ 공지에 따르면 교통법규 위반자는 위반 횟수에 따라 개인/소속대 통보 또는 차량 출입금지의 불이익을 받고, 교통법규 위반자 현황은 사단 인사참모처 및 군수참모처와 공유하여 연말 우수부대 선발에 반영하게 되어 있다.
피고인은 2023. 4. 11. 18:21경 교훈참모 중령 공소외 2로부터 교통단속 요원인 상사 공소외 1 및 중사(진) 공소외 3이 같은 날 제○보병사단 사령부 영내 의무대 앞 삼거리 노상에서 중령 공소외 2를 영내 규정속도 30km/h를 초과한 과속으로 적발한 것에 대해 ‘내리막길에서 과속단속하는 법이 어디 있냐.’는 취지의 항의성 전화를 받고 이후 전화로 상사 공소외 1로부터 중령 공소외 2와 참모장 대령 공소외 4가 영내 규정속도를 초과한 속도로 운전하여 과속차량으로 적발되었다는 사실을 보고받았다. 이에 피고인은 같은 날 18:24경 전화로 상사 공소외 1에게 "교훈참모와 다 통화를 했다. 사단장님과의 식사시간이 늦어서 그런가 본데 2명 다 현황에서 빼라."라는 취지로 지시하여, 교통단속 요원이었던 상사 공소외 1로 하여금 정당한 사유 없이 중령 공소외 2와 대령 공소외 4를 ‘교통법규 위반자 현황(4. 11.)’ 및 ‘23년 교통법규 위반자 현황(종합본)’ 명단에서 제외하도록 하고, 위 ‘교통법규 위반자 현황(4. 11.)’을 메모보고를 통해 제○보병사단 인사참모처 및 군수참모처에 공유하게 하였다.
이로써 피고인은 지휘·감독권을 남용하여 교통단속 인원인 상사 공소외 1로 하여금 본인의 의사에 반하여 교통법규 위반자들을 단속 명단에서 제외하게 하는 의무 없는 일을 하게 하였다.
나. 인정 사실
원심 및 당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면 다음 사실이 인정된다.
1) 피고인은 2022. 4. 4.부터 2023. 6. 18.까지 제○보병사단 군사경찰대대(이하 ‘이 사건 부대’라고 한다) 대대장으로 근무하였다.
2) 피고인은 제○보병사단장의 2022. 12. 22. 자 지시에 따라 2023. 1. 2.부터 사단 사령부 영내 전 지역에서 교통법규위반 단속활동을 하기로 하였고, 이 사건 부대 소속 상사 공소외 1은 피고인의 지시에 따라 2022. 12. 28. 법집행활동(교통법규위반단속) 계획을 피고인에게 보고하였다. 위 계획에서 정한 영내 규정속도는 30km/h이다.
3) 이 사건 부대 소속 중사(진) 공소외 3은 2023. 4. 11. 18:15경 제○보병사단 사령부 영내 의무대 앞 삼거리 노상에서 교통단속을 하던 중 중령 공소외 2가 영내 규정속도를 초과한 35km/h로 운행한 것을 적발하고 차를 정차시켰다. 공소외 2는 ‘속도계를 보고 왔는데 초과사실을 믿을 수 없다. 내리막이라 30km/h가 넘어 속도를 줄이고 있었는데 과속단속을 하는 법이 어디 있냐.’는 취지로 항의하였고, 공소외 1, 공소외 3은 공소외 2에게 ‘그래도 단속확인서를 작성하여야 한다.’는 취지로 안내하였다.
4) 공소외 2는 피고인에게 전화하여 ‘분명 감속하였는데 현장 단속하는 간부가 과속했다고 적발했다. 스피드건을 내리막길 위에서부터 쏘면 어떻게 하냐.’는 취지로 항의하였고, 피고인은 ‘우선 알겠다. 현장 간부에게 확인해보겠다.’는 취지로 말하고 통화를 종료하였다. 공소외 2는 공소외 1에게 ‘대대장과 통화했으니 대대장으로부터 연락이 올 것이다. 사단장님과의 저녁 약속시간에 늦어서 바로 가야 한다. 앞으로 과속하지 않도록 주의하겠다.’는 취지로 말하고 단속확인서를 작성하지 않은 채 현장을 이탈하였다. 그 직후 대령 공소외 4도 35km/h로 운행하여 적발되었으나 본인의 신분을 밝히고 ‘사단장님과 식사약속이 있어서 과속했다. 미안하다. 앞으로 주의하겠다.’는 취지로 말하고 곧바로 현장을 이탈하였다.
5) 피고인은 공소외 2와 통화한 후 필라테스 수업 직전인데다 중대한 사안이 아니라고 생각하여 공소외 1에게 전화하지 않은 채 필라테스 수업을 들어가려 하다가 공소외 1로부터 전화를 받았다. 공소외 1은 피고인에게 공소외 2와 공소외 4가 속도위반으로 단속된 경위, 공소외 2가 항의한 내용과 공소외 4의 발언, 현장을 이탈하기까지 경과를 보고하였다. 피고인은 공소외 1에게 공소외 2와 공소외 4가 이미 현장을 이탈했고 사단장과의 식사에 늦었기 때문으로 보인다면서 단속과 관련한 추가 조치가 필요하지 않다는 취지로 말하였고 공소외 1은 별다른 이의 없이 통화를 종료하였다.
6) 공소외 2는 직후 피고인에게 ‘대대장님, 군사경찰에 규정이 그렇다고 하면 위반서를 작성할게요. 근데 제가 18:30에 사단장님과 식사가 있어서 계속 현장에 계신 간부님과 얘기를 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어서 대대장님께 어쩔 수 없이 전화드렸어요. 현장 간부님들께도 잘 말씀드려 주세요. 죄송합니다.’라고 문자를 보냈고, 피고인은 공소외 2에게 ‘현장 간부에게 상황설명 해줬습니다. 신경 안 쓰셔도 됩니다.’라고 문자를 보냈다.
7) 공소외 1은 당일 저녁 부대로 복귀하여 정작과장 소령 공소외 5에게 위 단속 사실을 보고하면서 ‘이건 좀 아닌 것 같다.’라는 취지로 말하였으나, 공소외 5는 피고인에게 공소외 1의 의사를 전달하지 않았다.
8) 공소외 2와 공소외 4는 교통법규 위반자 현황과 메모보고에 기재되지 않았다.
다. 관련 법령
● 군사경찰의 직무수행에 관한 법률
제5조(군사경찰의 직무범위와 지휘·감독)
① 군사경찰은 군사경찰부대가 설치되어 있는 부대의 장의 지휘·감독하에 다음 각호의 직무를 수행한다.
2. 군사상 교통·운항·항행 질서의 유지 및 위해의 방지
④ 군사경찰부대가 설치되어 있는 부대의 장은 소관 군사경찰 직무를 관장하고 소속 군사경찰을 지휘·감독한다.
● 군사경찰의 교통단속 등 질서유지 활동에 관한 훈령
제10조(교통단속 방법)
③ 군사지역에서 교통법규 군기를 위반한 자동차 등을 교통단속하고자 하는 때에는 다른 자동차 등의 통행 및 안전에 유의하여 안전한 장소로 유도 및 정차하게 한 후 안전한 위치에서 다음 각호의 절차에 따라 교통단속을 실시한다. 다만 교통체증 등 상황을 고려하여 다음의 절차상 일부는 안내판 등으로 대체할 수 있다.
1. 군사경찰 신분을 표시하는 증표를 피단속자에게 제시
2. 피단속자의 위반내용을 설명하고 피단속자의 의견 청취
3. 공무원증 및 운전면허증 등의 증명서 제시 요구 및 신분확인
4. 위반행위의 위험성, 혼잡유발 정도, 운전자의 준법의식, 단속 현장의 교통상황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위반이 경미하거나 정상참작이 필요한 경우 경고, 계도 처분(주취운전 적발은 제외)
5. 교통단속이 필요한 경우 단속확인서 등을 작성하고 이의절차 안내
6. 주취운전의 경우 음주단속보고서 등을 작성하고 소속대 신병 인계 및 관할 수사기관에 이첩
7. 협조에 대한 간단한 인사말을 하고, 차량 출발 지시(주취운전 차량은 제외)
제12조(조치방법) 군사경찰 교통단속 요원은 군사지역 내에서 제2조 제2호에 규정한 교통단속 간 적발한 교통법규 군기 위반 사실 적발 시 교통법규 군기 단속확인서를 작성하고 군사경찰부대 지휘관에게 보고 후 위반자 및 위반자 소속 부대장에게 위반 사실을 통보한다.
● 공소외 1이 2022. 12. 28. 피고인에게 보고한 법집행활동(교통법규위반단속) 계획 중 위반유형에 따른 처리 부분은 다음과 같다.
구 분내 용위반유형주요군기위반● 제한속도보다 20km/h 이상 속도위반일반군기위반● 주·정차 및 일시정지 위반● 안전벨트 미착용● 승차정원 초과운행● 제한속도보다 20km/h 미만 속도위반● 운전 중 흡연, 운행증 미소지위반자 처리● 1회 적발 시 개인통보(온나라 메모보고) * 교통법규위반 단속확인서 발부(현황 유지용으로 자료 활용)● 2회 적발 시 소속대 통보(교통법규 단속확인서 발부) 및 차량 출입금지(3일)● 3회 적발 시 소속대 통보(교통법규 단속확인서 발부) 및 차량 출입금지(5일) * 일반군기위반자: 단속현장 간부 판단하 현지교정 가능
라. 판단
1) 피고인이 직권을 남용하였는지 여부
가) 관련 법리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죄는 공무원이 일반적 직무권한에 속하는 사항에 관하여 직권을 행사하는 모습으로 실질적, 구체적으로 위법·부당한 행위를 한 경우에 성립한다. ‘직권남용’이란 공무원이 일반적 직무권한에 속하는 사항에 관하여 그 권한을 위법·부당하게 행사하는 것을 뜻한다. 남용에 해당하는가를 판단하는 기준은 구체적인 공무원의 직무행위가 본래 법령에서 그 직권을 부여한 목적에 따라 이루어졌는지, 직무행위가 행해진 상황에서 볼 때 필요성·상당성이 있는 행위인지, 직권행사가 허용되는 법령상의 요건을 충족했는지 등을 종합하여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20. 1. 30. 선고 2018도2236 전원합의체 판결).
나) 판단
(1) 군사경찰의 직무수행에 관한 법률과 같은 법 시행령의 위임사항을 규정한 ‘군사경찰의 교통단속 등 질서유지 활동에 관한 훈령’ 제10조 제3항은 교통단속 실시 절차에 관하여 규정하면서 제4호는 위반이 경미하거나 정상참작이 필요한 경우 경고, 계도 처분을 할 수 있도록 하고, 제5호는 교통단속이 필요한 경우 단속확인서 등을 작성하고 이의절차를 안내하도록 하여, ‘위반이 경미하거나 정상참작이 필요한 경우’와 ‘교통단속이 필요한 경우’ 처분의 방법을 달리 정하고 있다. 피고인이 보고받은 교통법규위반단속 계획에 의하더라도, 속도위반의 유형을 주요군기위반(제한속도보다 20km/h 이상 속도위반)과 일반군기위반(제한속도보다 20km/h 미만 속도위반)으로 구분하고, 적발 시 교통법규위반 단속확인서를 발부하도록 하되 일반군기위반자에 대해서는 단속현장 간부 판단하 현지교정이 가능하다고 정하고 있다.
위 관계 법령과 지시내용에 따르면, 제한속도위반이 경미하거나 정상참작이 필요한 경우 현장에서 경고, 계도 처분만 하고 교통법규위반 단속확인서를 작성하지 않을 수 있는 것으로 보이고, 피고인은 군사경찰의 교통법규위반 단속을 지휘·감독하는 지휘관으로서 제한속도위반이 경미하거나 정상참작이 필요한지 여부를 판단하여 현장에 있는 군사경찰에게 경고, 계도 처분만 하고 교통법규위반 단속확인서를 작성하지 않도록 지시할 수 있는 권한이 있다고 해석된다.
(2) 공소외 2, 공소외 4의 운행속도는 제한속도를 5km/h 초과한 35km/h였는데, 이는 피고인이 지시한 단속활동 안내에 따르면 20km/h 미만의 속도위반으로 일반군기위반에 속한다. 경찰청에서 민간인을 대상으로 교통단속을 하는 경우에는 단속카메라의 오차 및 차량속도계의 오차, 교통사고의 위험성 등을 고려하여 제한속도를 일정 범위 이상 넘어 운행한 경우 단속하도록 정하고 있고, 이러한 기준이 어느 정도 사회통념으로 자리 잡고 있는 것으로 보이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공소외 2, 공소외 4의 제한속도위반은 민간인을 대상으로 하는 교통단속기준에 의할 때 단속되지 않는 범위에 해당한다. 이러한 사정에 비추어 보면, 공소외 2, 공소외 4의 제한속도위반의 정도가 중하다고 보기는 어렵다.
(3) 공소외 5는 단속활동을 실시하는 간부들에게 단속카메라의 오차를 고려하여 32km/h까지는 교통단속 없이 계도만 실시하고 32km/h를 초과하는 경우 교통단속을 실시하도록 지시하였고(증거기록 65쪽), 이 사건 부대 군사경찰은 이 사건 당일 32km/h로 운행하여 제한속도를 2km/h 초과한 경우도 교통법규위반으로 단속하였다(증거기록 31쪽). 이러한 기준과 위와 같은 단속활동과의 형평은 공소외 2, 공소외 4의 제한속도위반 행위에 대한 정상참작에 있어 부정적 사유에 해당한다.
그러나 한편 피고인은 공소외 2로부터 일방적인 항의를 듣고 공소외 1로부터도 당시 상황에 대한 간략한 설명과 피고인의 지시를 따르겠다면서 수긍하는 취지의 말만 들었을 뿐 공소외 1의 개인적인 의견을 듣지는 못하였으므로, 위와 같은 단속 사례와 기준, 현장 상황과 그에 대한 공소외 1의 입장 등을 제대로 인식하지는 못한 것으로 보인다. 피고인이 공소외 1에게 지시를 할 당시는 이미 공소외 2, 공소외 4가 교통법규위반 단속확인서를 작성하지 않은 채 현장을 이탈하였으므로, 다시 공소외 1이나 군사경찰로 하여금 상관인 공소외 2, 공소외 4를 방문하여 교통법규위반 단속확인서를 작성받아 오도록 지시하는 것이 용이하지도 않은 상황이었다. 공소외 2, 공소외 4가 사단장(군사경찰부대가 설치되어 있는 부대의 장으로서 교통법규위반의 지휘·감독권자이기도 하다)과의 식사시간에 늦어서 제한속도를 위반하게 되었고 급하게 현장을 이탈하여야 한다는 변소 또한 사단장에 대한 복종의무와 군대의 특수성 등을 고려할 때 공소외 2, 공소외 4의 위반행위에 대한 정상참작에 있어 긍정적 사유로 고려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4) 이러한 사정에 비추어 보면, 공소외 2, 공소외 4의 제한속도위반이 경미하고 정상을 참작할 사유가 있어 교통단속을 할 필요 없이 현장 경고, 계도 처분이 가능한 경우에 해당한다고 본 피고인의 당시 판단은 관계 법령에 따른 재량권 범위 내에 있는 것으로서 잘못되었다고 보기 어렵고, 상관인 공소외 2의 항의나 공소외 2, 공소외 4와의 직무상 관계가 피고인의 지시에 영향을 미쳤을 여지를 고려하더라도 달리 볼 수 없다. 따라서 피고인이 현장에 있던 공소외 1 등에 의하여 공소외 2, 공소외 4에게 이미 현장 경고, 계도 처분이 이루어진 것으로 보아 공소외 1로 하여금 이 사건 단속활동을 종료하도록 한 행위가 형사처벌을 받을 정도로 교통단속 권한을 남용하여 위법·부당하게 행사하였다고 평가하기는 어렵다.
2) 의무 없는 일을 하게 하였는지 여부
가) 관련 법리
‘의무 없는 일’에 해당하는지는 직권을 남용하였는지와 별도로 상대방이 그러한 일을 할 법령상 의무가 있는지를 살펴 개별적으로 판단하여야 한다. 공무원이 직권을 남용하여 사람으로 하여금 어떠한 일을 하게 한 때에 상대방이 공무원 또는 유관기관의 임직원인 경우에는 그가 한 일이 형식과 내용 등에 있어 직무범위 내에 속하는 사항으로서 법령 그 밖의 관련 규정에 따라 직무수행 과정에서 준수하여야 할 원칙이나 기준, 절차 등을 위반하지 않는다면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법령상 의무 없는 일을 하게 한 때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다(위 전원합의체 판결 등 참조).
나) 판단
상명하복에 의한 지휘통솔체계의 확립이 필수적인 군의 특수성에 비추어 군인은 상관의 명령에 복종하여야 한다. 군인의 지위 및 복무에 관한 기본법 제25조는 그와 같은 취지의 복종의무를 규정하고 있다. 이 사건 부대 지휘관인 피고인의 지휘·감독에 따라 교통단속을 하는 군사경찰인 공소외 1은 교통단속활동에 대하여 피고인의 지시에 따라야 할 의무가 있다. 앞서 본 바와 같이 이 사건 단속활동에 관한 피고인의 지시가 위법하거나 부당하다고 보기 어렵고, 위반행위의 정도나 당시 현장 상황과 공소외 2, 공소외 4의 언행 등에 비추어 볼 때 공소외 1이 공소외 2, 공소외 4를 위반자명단 현황에 기재하지 않은 것이 자신의 교통단속에 관한 직무를 위반한 경우에 해당한다고 보기도 어렵다.
따라서 피고인의 지시가 공소외 1의 내심의 의사에 다소 반하는 것이라 하더라도, 공소외 1이 피고인의 지시에 따라 이 사건 단속활동에 따른 조치를 취한 것이 ‘의무 없는 일’을 한 경우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
3) 직권남용에 대한 고의가 인정되는지 여부
공소외 1이 피고인에게 당시 단속 상황에 관한 자신의 의견을 말하지 않았으므로 피고인으로서는 자신의 지시가 공소외 1의 의사와 차이가 있다는 것을 인식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었던 점, 앞서 본 피고인의 권한과 재량의 범위, 제한속도위반의 정도, 당시 현장 상황 등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은 이 사건 단속활동이 단속확인서를 작성할 정도에 이르지 않고 현장에서 계도, 경고만으로 조치할 수 있는 경우에 해당한다고 판단하여 공소외 1에게 그와 같이 지시한 것으로 보이고, 교통단속에 관한 권한을 남용하거나 공소외 1로 하여금 의무 없는 일을 하게 한다는 의사가 있었던 것으로 보기는 어렵다. 따라서 피고인에게 직권남용에 대한 범의가 인정되지 않는다.
마. 소결론
피고인의 행위는 직권을 남용한 것에 해당하지 않고, 공소외 1로 하여금 의무 없는 일을 하게 한 행위에도 해당하지 않으며, 피고인에게 고의도 인정되지 않으므로, 피고인에게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죄가 성립하지 않는다. 이 사건 공소사실은 죄가 되지 아니하는 경우에 해당하고, 이를 다투는 피고인의 주장은 이유 있다.
3. 결론
피고인의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에 관한 주장은 이유 있으므로, 피고인의 양형부당 주장에 대한 판단을 생략한 채 군사법원법 제431조, 제414조, 제435조에 따라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변론을 거쳐 다시 다음과 같이 판결한다.
이 사건 공소사실은 위 제2의 가.항 기재와 같은바, 이는 위에서 살펴본 것과 같이 죄가 되지 않는 경우에 해당하므로, 군사법원법 제380조 전단에 따라 무죄를 선고하고, 형법 제58조 제2항 단서에 따라 판결의 요지를 공시하지 않는다.
판사 이재권(재판장) 송미경 김슬기
사건번호: 2017도14104
사건종류: 형사
판결유형: 판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