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도9819 | 형사 대법원 | 2025.03.13 | 판결
피고인
피고인
창원지법 2022. 7. 21. 선고 2022노824 판결
상고를 기각한다.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관련 법리
가. 1) 대한민국헌법(이하 ‘헌법’이라 한다) 제12조는 국민의 신체의 자유와 관련하여 제1항에서 "모든 국민은 신체의 자유를 가진다. 누구든지 법률에 의하지 아니하고는 체포·구속·압수·수색 또는 심문을 받지 아니한다."라고 정하고, 제3항 본문에서 "체포·구속·압수 또는 수색을 할 때에는 적법한 절차에 따라 검사의 신청에 의하여 법관이 발부한 영장을 제시하여야 한다."라고 정하며, 제5항에서 "누구든지 체포 또는 구속의 이유와 변호인의 조력을 받을 권리가 있음을 고지받지 아니하고는 체포 또는 구속을 당하지 아니한다. 체포 또는 구속을 당한 자의 가족 등 법률이 정하는 자에게는 그 이유와 일시·장소가 지체 없이 통지되어야 한다."라고 정함으로써 적법절차와 영장주의의 원칙을 선언하고 있다.
2) 이에 따라 형사소송법(이하 ‘법’이라 한다)과 형사소송규칙(이하 ‘규칙’이라 한다)은 피의자에 대한 구속영장의 청구와 발부절차에 관하여 다음과 같이 규정하고 있다.
가) 영장에 의해 체포한 피의자를 구속하고자 할 때에는 체포한 때부터 48시간 이내에 법 제201조의 규정에 의하여 구속영장을 청구하여야 하고, 그 기간 내에 구속영장을 청구하지 아니하는 때에는 피의자를 즉시 석방하여야 한다(법 제200조의2 제5항). 위 규정은 검사 또는 사법경찰관리가 현행범인을 체포하거나 현행범인을 인도받은 경우에 준용되고(법 제213조의2), 같은 취지의 규정이 긴급체포한 피의자를 구속하고자 하는 경우에 관하여도 존재한다(법 제200조의4 제1항, 제2항).
나) 체포된 피의자에 대하여 구속영장을 청구받은 판사는 지체 없이 피의자를 심문하여야 하는데,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구속영장이 청구된 날의 다음 날까지 심문하여야 한다(법 제201조의2 제1항). 체포된 피의자 외의 피의자에 대하여 구속영장을 청구받은 판사는 구인을 위한 구속영장을 발부하여 피의자를 구인한 후 심문하여야 한다(법 제201조의2 제2항 본문). 이때 구인한 피의자를 법원에 인치한 경우에 구금할 필요가 없다고 인정한 때에는 그 인치한 때로부터 24시간 내에 석방하여야 하고(법 제209조, 제71조), 구인한 피의자를 유치할 필요가 있어 교도소·구치소 또는 경찰서 유치장에 유치하는 경우에 유치기간은 인치한 때로부터 24시간을 초과할 수 없다(법 제201조의2 제10항, 제71조의2).
다) 판사는 체포된 피의자에 대하여 구속영장을 청구받은 경우에는 즉시, 체포된 피의자 외의 피의자에 대하여는 피의자가 구인영장에 의하여 인치된 후 즉시 검사, 피의자 및 변호인에게 심문기일과 장소를 통지하여야 한다(법 제201조의2 제3항). 체포된 피의자 외의 피의자에 대한 심문기일은 심문기일의 통지 및 그 출석에 소요되는 시간 등을 고려하여 피의자가 법원에 인치된 때로부터 가능한 한 빠른 일시로 지정하여야 하고(규칙 제96조의12 제2항), 심문기일의 통지는 서면 이외에 구술·전화·모사전송·전자우편·휴대전화 문자전송 그 밖에 적당한 방법으로 신속하게 하여야 한다(규칙 제96조의12 제3항).
라) 구속영장청구를 받은 판사는 신속히 구속영장의 발부 여부를 결정하여야 한다(법 제201조 제3항).
마) 심문을 진행하는 판사는 구속 여부를 판단하기 위하여 필요한 사항에 관하여 신속하고 간결하게 심문하여야 한다(규칙 제96조의16 제2항). 판사는 구속 여부의 판단을 위하여 필요하다고 인정하는 때에는 피해자 그 밖의 제3자를 심문할 수 있는데 피해자 그 밖의 제3자가 심문장소에 출석한 때에 한한다(규칙 제96조의16 제5항).
나. 위와 같은 헌법이 정한 적법절차와 영장주의 원칙, 형사소송법령이 정한 피의자에 대한 구속영장의 청구 및 발부절차에 관한 규정을 종합하면, 구속영장이 청구되는 경우 구속영장 발부 여부의 결정은 최대한 신속하게 이루어져야 하고, 구속영장 발부 여부를 결정하기 위한 피의자심문절차는 구속 여부를 판단하는 데 필요한 사항에 한하여 신속하고 간결하게 이루어져야 한다. 따라서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구속 전 피의자심문절차에서 심문기일을 속행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구속영장을 청구받은 판사가 피의자심문을 진행하면서 심문기일을 자유롭게 속행한다면 신속히 구속영장의 발부 여부를 결정하도록 정하고 있는 형사소송법령의 규정과 취지에 부합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피의자의 구속 여부가 장기간 유동적인 상태에 놓여 헌법과 형사소송법령이 적법절차 및 영장주의의 원칙을 통하여 보호하고자 하는 신체의 자유에 관한 기본권이 부당하게 제한될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구속 전 피의자심문을 요체로 하는 구속영장실질심사제도는 검사로부터 구속영장을 청구받은 판사가 구속 여부를 결정하기 전에 피의자를 대면하여 직접 심문함으로써 구속 사유를 더욱 신중히 판단하기 위하여 마련된 제도이다. 판사가 피의자를 심문하는 과정에서 심문기일을 속행하는 것은 그와 같은 직접 심문을 더욱 충실히 하기 위한 소송지휘권의 일환일 수 있고 그 과정에서 피의자에게 의견진술의 기회를 추가적으로 보장하는 의미도 있음을 부정할 수 없다.
따라서 별다른 사유 없이 심문절차가 지연됨으로써 구속영장이 발부되지 않은 상태로 피의자의 신체의 자유가 장기간 제한되어 실질적으로 불법구금에 해당한다고 볼 정도에 이른 것이 아니라면, 단지 심문기일을 속행하였다는 사정만으로는 구속영장의 적법성과 효력에 어떠한 영향을 미친다고 볼 수 없다.
2. 이 사건의 경우
가. 원심이 인정한 사실 및 기록에 의하면 다음과 같은 사정을 알 수 있다.
1) 피고인은 2021. 12. 22. 05:10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향정)의 혐의사실로 긴급체포되었고, 담당검사는 2021. 12. 23. 23:00경 창원지방법원 진주지원에 피고인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하였다.
2) 창원지방법원 진주지원 소속 판사는 2021. 12. 24. 11:00 피고인에 대한 피의자심문절차를 진행하였는데, 당일 심문을 종결하지 않고 속행하면서 2021. 12. 29. 11:00로 다음 심문기일을 지정하였다.
3) 그런데 2021. 12. 24. 20:00경 피고인에게 새로운 심문기일이 통지되었고, 창원지방법원 진주지원 소속 다른 판사는 새롭게 통지된 심문기일인 2021. 12. 25. 10:00 피고인에 대한 심문기일을 진행한 후 그 기일에 심문을 종결하였다.
4) 2021. 12. 25. 10:35경 피고인에 대한 구속영장이 발부되어 같은 날 13:40경 집행되었다.
나. 이러한 사실관계를 앞서 본 법리에 비추어 보면, 체포된 피고인에 대한 심문을 2021. 12. 24. 진행하였음에도 당일 심문을 종결하지 않고 다음 기일을 지정하여 속행한 조치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바람직하다고 할 수는 없지만, 그다음 날인 2021. 12. 25. 심문이 종결되어 같은 날 구속영장이 발부되었고 그 구속영장의 집행으로 피고인이 구속되었다면 이를 적법절차에 반하는 위법한 구금이라고 볼 수는 없다.
다. 한편 판결 내용 자체가 아니고 피고인의 신병확보를 위한 구속 등 조치가 법령에 위반되었음에 지나지 아니하는 경우에는, 그로 인하여 피고인의 방어권, 변호권이 본질적으로 침해되고 판결의 정당성마저 인정하기 어렵다고 보여지는 정도에 이르지 아니하는 한, 그것 자체만으로는 판결에 영향이 있어 독립한 상고이유가 된다고 할 수 없다(대법원 1985. 7. 23. 선고 85도1003 판결, 대법원 1994. 11. 4. 선고 94도129 판결 등 참조). 그런데 이 사건 기록을 살펴보아도 구속 전 피의자심문절차에서 심문기일을 속행한 조치가 피고인의 방어권이나 변호권을 본질적으로 침해하여 원심판결의 정당성마저 인정하기 어려운 정도에 이른다거나 판결 결과에 영향을 미쳤다고 보이지 아니한다.
라. 결론적으로 원심판결에 구속에 관한 적법절차의 원칙을 위반하는 등의 법리오해의 잘못이 있다는 취지의 상고이유 주장은 이유 없다.
3. 결론
상고를 기각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엄상필(재판장) 이흥구(주심) 오석준 이숙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