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도7108 | 형사 대법원 | 2025.02.27 | 판결
피고인 1 외 4인
피고인 1, 피고인 3 회사, 피고인 4 회사, 피고인 5 회사 및 검사(피고인들 모두에 대하여)
변호사 송이보라 외 4인
서울고법 2021. 5. 20. 선고 2020노1601 판결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고등법원에 환송한다.
상고이유(상고이유서 제출기간이 지난 후에 제출된 서면의 기재는 상고이유를 보충하는 범위에서)를 판단한다.
1. 검사의 상고이유에 관하여
가. 관련 법리
전 단계 세액공제법을 채택하고 있는 부가가치세법하에서 세금계산서 제도는 당사자 간의 거래를 노출시킴으로써 부가가치세뿐 아니라 소득세와 법인세의 세원포착을 용이하게 하는 납세자 간 상호검증의 기능을 하므로, 사업자등록과 함께 부가가치세 제도를 효과적으로 시행하기 위한 필수적인 요소이다(대법원 2004. 11. 18. 선고 2002두5771 전원합의체 판결, 헌법재판소 2015. 11. 26. 선고 2014헌바267 전원재판부 결정 등 참조). 구 「조세범 처벌법」(2018. 12. 31. 법률 제16108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같다) 제10조 제1항 제1호, 제2항 제1호의 입법 취지는 세금계산서 발급을 강제하여 거래를 양성화하고, 세금계산서를 발급하지 않거나 발급받지 않아 조세의 부과와 징수를 불가능하게 하거나 현저히 곤란하게 하는 것을 막고자 하는 것이다. 구 「조세범 처벌법」 제10조 제3항 제1호의 입법 취지는 실물거래 없이 세금계산서를 수수하는 행위를 처벌함으로써 세금계산서 수수질서의 정상화를 도모하려는 데에 있고 위 규정들은 조세포탈 여부가 구성요건이 되는 다른 규정과 달리 세금계산서가 갖는 증빙서류로서의 기능을 중시한다(대법원 1995. 7. 14. 선고 95도569 판결, 대법원 2014. 4. 30. 선고 2012도7768 판결 등 참조).
재화 또는 용역(이하 ‘재화 등’이라 한다)을 공급하거나 공급받은 자가 제3자의 위임을 받아 제3자의 사업자등록을 이용하여 제3자를 공급하는 자로 기재한 세금계산서를 교부하거나 제3자가 공급받는 자로 기재된 세금계산서를 교부받은 경우 및 제3자의 명의로 재화 등의 공급에 관한 매출·매입처별세금계산서합계표(이하 ‘세금계산서합계표’라 한다)를 작성하여 정부에 제출한 경우에는, 제3자가 세금계산서 수수 및 세금계산서합계표 작성·제출행위를 한 것으로 볼 수 있으므로 그가 재화 등을 공급하거나 공급받지 아니한 이상 구 「조세범 처벌법」 제10조 제3항 제1호 및 제3호의 정범이 되고, 재화 등을 공급하거나 공급받은 자는 가담 정도에 따라 그 범행의 공동정범이나 방조범이 될 수 있을 뿐 단독정범이 될 수는 없다(대법원 2012. 5. 10. 선고 2010도13433 판결 등 참조).
반면, 재화 등을 공급하는 사람이 실제로는 자신이 직접 사업체를 운영하여 사업자등록을 하면서 형식적으로 그 명의만을 제3자로 한 경우에는, 그 명의자인 제3자가 아니라 실제로 사업체를 운영하면서 재화 등을 공급하는 거래행위를 한 사람을 세금계산서를 발급하고 세금계산서합계표를 기재·제출하여 부가가치세를 납부하여야 하는 주체로 보아야 한다. 따라서 형식적으로 제3자 명의로 사업자등록이 된 사업체를 운영하여 재화 등을 공급하는 사람이 비록 제3자 명의로 세금계산서를 발행하고 세금계산서합계표를 기재·제출하였다고 하더라도, 실제로 그 세금계산서 및 세금계산서합계표에 기재된 수량의 재화 등을 그 기재된 가격으로 공급한 이상, 이에 대하여 재화 등을 공급하지 아니한 사람이 세금계산서를 발급하거나 그 공급에 관한 세금계산서합계표를 거짓으로 기재하였다 할 수 없으므로 구 「조세범 처벌법」 제10조 제3항 제1호 및 제3호에 해당한다고 할 수 없다. 그리고 이러한 경우 실제로 재화 등을 공급하는 사람으로부터 재화 등을 공급받고 제3자 명의의 세금계산서를 발급받은 상대방도 구 「조세범 처벌법」 제10조 제3항 제1호에서 정한 재화 등을 공급받지 아니하고 세금계산서를 발급받은 경우에 해당한다고 할 수 없다(대법원 2015. 2. 26. 선고 2014도14990 판결 참조).
위와 같은 구 「조세범 처벌법」 제10조의 문언과 입법 취지, 세금계산서와 관련된 부가가치세법령의 내용과 세금계산서의 기능 등에 비추어 보면, 세금계산서의 기재나 세금계산서합계표의 작성·제출이 제3자 명의로 되어 있음에도 예외적으로 실제로 사업체를 운영하면서 재화 등을 공급하거나 공급받는 거래행위를 한 사람을 세금계산서를 발급·수수하고 세금계산서합계표를 작성·제출하는 주체로 볼 수 있는지를 판단할 때에는 다음과 같은 사정을 고려하여야 한다. 즉, 명의자인 ‘제3자’와 ‘실제 사업체를 운영하는 자’의 경력, 지위 및 관계, 해당 사업장에 제3자 명의로 사업자등록을 하게 된 동기나 목적, 경위 및 시기, 해당 사업장에서 제3자 명의로 운영하는 사업의 구체적인 내용, 그 형태나 방식, 해당 사업장에서의 수익이나 비용 등의 자금운영 및 거래방식, 세금계산서 발급·수취 등에 명의자인 ‘제3자’가 관여한 정도와 그와 같은 발급·수취 등을 통해 ‘제3자’가 얻은 이익의 유무 등과 같은 사정들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제3자’ 명의의 세금계산서를 통한 거래가 부가가치세, 소득세, 법인세의 세원포착 등 과세행정에 곤란을 야기한 정도와 세금탈루의 조장가능성을 기준으로 신중하게 판단하여야 한다. 이는 부가가치세법에 따른 세금계산서 및 세금계산서합계표와 유사한 기능을 수행하는 소득세법과 법인세법에 따른 계산서, 매출·매입처별계산서합계표(이하 ‘계산서합계표’라 한다)에 있어서도 마찬가지이다.
나. 원심의 판단
원심은 아래와 같은 이유를 들어 피고인들에 대한 공소사실 중 피고인 3 회사(변경 전 상호 ○○○ 주식회사, 이하 ‘피고인 3 회사’라 한다)와 주식회사 △△△(이하 ‘공소외 회사’라 한다) 사이의 거래, 피고인 4 회사(변경 전 상호 주식회사 □□□, 이하 ‘피고인 4 회사’라 하고, 피고인 3 회사와 통틀어 ‘피고인 3 회사 등’이라고 한다)와 피고인 5 회사(이하 공소외 회사 등과 통틀어 ‘공소외 회사 등’이라 한다) 사이의 거래(이하 위 각 거래를 통틀어 ‘이 사건 내부거래’라 한다)를 제외한 나머지 부분에 관한, 피고인 1에 대한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이하 ‘특정범죄가중법’이라 한다) 위반(허위세금계산서교부등) 부분 및 각 「조세범 처벌법」위반 부분, 나머지 피고인들에 대한 각 「조세범 처벌법」위반 부분을 무죄 또는 이유무죄로 판단하였다.
1) 피고인 3 회사 등이 자기의 계산과 책임으로 사업을 영위하지 아니하는 공소외 회사 등의 명의와 사업자등록을 이용하여 온전히 자기의 계산과 책임으로 일정한 범위의 사업을 영위하면서 해당 부가가치세를 신고·납부한 이상 공소외 회사 등의 등록번호는 실제 사업자인 피고인 3 회사 등의 등록번호로 기능하였다고 보아야 한다.
2) 명의자인 공소외 회사 등이 아니라 실제로 사업체를 운영하면서 재화 또는 용역을 거래하는 행위를 한 피고인 3 회사 등을 세금계산서를 발급·수취하거나 세금계산서합계표를 작성·제출하는 주체로 보아야 한다.
3) 이 사건 내부거래를 제외한 나머지 부분 거래에 관하여 피고인 3 회사 등이 해당 세금계산서, 세금계산서합계표에 상응하는 거래를 한 이상, 피고인들이 이 사건 내부거래를 제외한 나머지 부분 거래 관련 공소사실과 같이 세금계산서를 발급·수취하지 않거나, 거짓으로 세금계산서를 발급·수취하거나, 거짓으로 세금계산서합계표를 작성·제출하였다고 볼 수 없다.
다. 대법원의 판단
그러나 원심의 판단은 다음과 같은 이유로 수긍하기 어렵다.
1) 원심판결 이유와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를 통해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을 앞서 본 법리에 비추어 살펴보면, 이 사건 내부거래를 제외한 나머지 부분 거래에 관하여도 세금계산서, 세금계산서합계표를 발급·수취하거나 작성·제출행위를 한 것은 실제 거래를 한 피고인 3 회사 등이 아닌 그 명의자인 공소외 회사 등으로 봄이 타당하다. 따라서 피고인 1이 이 사건 내부거래를 제외한 나머지 부분 거래 관련 공소사실과 같이 세금계산서를 발급·수취하지 않거나, 세금계산서, 세금계산서합계표를 거짓으로 발급·수취하거나 작성·제출한 행위를 하였다고 볼 수 있으므로, 피고인 1에 대하여 특정범죄가중법 위반(허위세금계산서교부등)죄, 「조세범 처벌법」위반죄가 성립하고, 양벌규정이 적용되는 나머지 피고인들에 대하여 각 「조세범 처벌법」위반죄가 성립한다.
가) 피고인 3 회사 등과 공소외 회사 등은 그 설립이나 사업자등록이 시기를 달리하여 별도로 이루어졌고, 피고인 3 회사 등이 사업자등록단계에서 공소외 회사 등의 명의만을 빌려 피고인 3 회사 등의 사업장에 사업자등록을 한 것으로도 보이지 않는다. 오히려 피고인 3 회사 등이 공소외 회사 등을 인수한 이후 피고인 3 회사 등의 매출을 공소외 회사 등 앞으로 이전하는 과정에서 공소외 회사 등에 의하여 신청·등록되어 공소외 회사 등이 보유하고 있던 기존의 사업자등록을 이용한 것으로 보인다.
나) 이 부분 거래가 이루어진 해당 사업장은 이전부터 이미 피고인 3 회사 등이 그 명의로 사업자등록을 하고 사업체를 운영하여 왔으므로, 기존 피고인 3 회사 등 명의의 사업자등록이 해당 사업장의 실제 사업자인 피고인 3 회사 등의 사업자등록으로 기능하고 있었다. 과세당국의 입장에서는 해당 사업장에 대한 공소외 회사 등 명의로 된 사업자등록의 실질적인 귀속자가 실제 사업자인 피고인 3 회사 등인지 명의자인 공소외 회사 등인지 혼동을 일으킬 가능성이 높다.
다) 공소외 회사 등은 피고인 1이 ◇◇◇의 임원직을 사임한 이후 스스로 구상하는 사업을 추진하기 위하여 설립 또는 양수되었다가 피고인 1이 ◇◇◇ 그룹의 경영 일선에 복귀한 이후 피고인 3 회사 등에 인수되었다. 이후 공소외 회사 등 명의로 수행된 사업은 피고인 3 회사 등이 기존에 수행하던 방식으로 이루어졌고, 공소외 회사 등이 그 외에 새로운 사업을 수행하거나 독자적으로 사업을 진행하였다는 사정은 보이지 않는다. 공소외 회사 등은 명의가 이전된 거래로 인한 수익만을 올리면서도 자기의 명의로 그에 대한 비용을 지출한 흔적은 거의 보이지 않고, 지출금액의 대부분은 대표이사 등의 횡령자금으로 지급되었을 뿐이다. 위와 같은 공소외 회사 등의 설립 및 인수 경위, 사업의 운영 및 방식, 자금의 관리 및 지출용도 등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 1이 운영하는 회사들인 피고인 3 회사 등은 공소외 회사 등의 명의만을 빌려 사업자등록을 하고 실제 사업을 하려는 것이 아니라, 횡령의 목적으로 피고인 3 회사 등의 매출을 공소외 회사 등으로 이전시키면서 공소외 회사 등 명의의 기존 사업자등록을 이용하여 세금계산서를 거짓으로 발급·수취하거나, 거짓으로 세금계산서합계표를 작성·제출하는 행위를 하였다고 봄이 타당하다.
라) 한편 피고인 1은 피고인 3 회사 등과 공소외 회사 등 사이의 거래인 이 사건 내부거래를 대상으로도 공소외 회사 등 명의로 세금계산서를 발급·수취하거나 세금계산서합계표를 작성·제출하기도 하였다. 이는 공소외 회사 등을 피고인 3 회사 등과는 독립적인 세금계산서의 발급·수취나 세금계산서합계표의 작성·제출의 주체로 볼 수 있는 근거가 될 뿐만 아니라 적어도 피고인 3 회사 등의 의사가 공소외 회사 등의 명의만을 빌려 실제 사업을 할 의사였다기보다는 세금계산서의 발급·수취나 세금계산서합계표의 작성·제출 등에 있어 공소외 회사 등 명의의 사업자등록을 이용할 의사였음을 보여준다.
2) 그런데도 원심은 판시와 같은 이유만으로 이 사건 내부거래를 제외한 나머지 부분 거래 관련 공소사실을 무죄로 판단하였다. 이러한 원심의 판단에는 논리와 경험의 법칙을 위반하여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나거나 특정범죄가중법 제8조의2 위반죄, 구 「조세범 처벌법」 제10조 위반죄의 성립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 이를 지적하는 검사의 상고이유 주장은 이유 있다.
2. 피고인 1, 피고인 3 회사, 피고인 4 회사, 피고인 5 회사의 상고이유에 관하여
원심은 판시와 같은 이유로 피고인 1, 피고인 3 회사, 피고인 4 회사, 피고인 5 회사에 대한 공소사실(무죄 및 이유무죄 부분 제외)을 유죄로 판단하였다. 원심의 판단에 논리와 경험의 법칙을 위반하여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나거나 특정범죄가중법 위반(허위세금계산서교부등)죄, 「조세범 처벌법」위반죄의 고의에 관한 법리 등을 오해한 잘못이 없다.
3. 파기의 범위
원심판결 중 피고인들에 대한 무죄(이유무죄 포함) 부분은 파기되어야 하는데 위 파기 부분은 원심이 유죄로 인정한 부분과 포괄일죄 또는 형법 제37조 전단의 경합범 관계에 있으므로, 결국 원심판결은 전부 파기되어야 한다.
4. 결론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도록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엄상필(재판장) 이흥구(주심) 오석준 이숙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