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다200317 | 민사 대법원 | 2024.12.12 | 판결
○○○보험 주식회사 (소송대리인 변호사 하경환)
피고(반소원고) 1 외 2인 (소송대리인 변호사 심미숙)
울산지법 2021. 11. 25. 선고 2020나12264, 14352 판결
원심판결 중 예비적 반소청구에 관한 피고(반소원고) 1 패소 부분을 파기하고, 이 부분 사건을 울산지방법원에 환송한다. 원고(반소피고)와 피고(반소원고) 2, 피고(반소원고) 3의 상고 및 피고(반소원고) 1의 나머지 상고를 모두 기각한다. 원고(반소피고)와 피고(반소원고) 2, 피고(반소원고) 3 사이의 상고비용은 각자 부담한다.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피고(반소원고, 이하 ‘피고’라고만 한다)들의 본소청구 및 주위적 반소청구에 관한 상고이유에 대하여
피고들은 원심판결 중 본소청구 및 주위적 반소청구 부분에 대하여도 상고를 제기하였으나, 상고장이나 상고이유서에 이에 대한 불복이유의 기재가 없다.
2. 원고(반소피고, 이하 ‘원고’라고만 한다)와 피고 1의 예비적 반소청구에 관한 상고이유에 대하여
가. 사안의 개요
원심판결 이유와 기록에 의하면 다음과 같은 사실을 알 수 있다.
1) 피고 1은 원고 소속 보험설계사인 소외 1의 권유에 따라 원고와 2014. 4. 2. 및 2015. 4. 23. 남편인 소외 2(이하 ‘망인’이라 한다)를 피보험자로, 망인의 법정상속인을 사망보험금의 수익자로 하는 원심 판시 별지 목록 제2항 기재 각 보험계약(이하 같은 목록 제2항의 가. (보험계약명 1 생략)종합보험을 ‘제1보험계약’, 나. (보험계약명 2 생략)운전자보험을 ‘제2보험계약’이라 하고, 위 각 계약을 통틀어 ‘이 사건 각 보험계약’이라 한다)을 체결하였다. 이 사건 각 보험계약에는 ‘피보험자가 보험기간 중에 이륜자동차를 운전하는 중에 발생한 급격하고도 우연한 외래의 상해사고를 직접 원인으로 보험계약에서 정한 보험금 지급사유가 발생하더라도 보험금을 지급하지 않는다.’는 내용의 이륜자동차 운전 중 상해 부담보특약(이하 ‘이 사건 특약’이라 한다)이 포함되어 있었다.
2) 망인은 이 사건 보험계약 체결 당시 원고의 계열사인 울산 △구에 있는 소외 3 회사의 협력사 직원으로 근무하고 있었다. 망인은 2017. 1. 16. 이륜자동차를 운전하여 소외 3 회사로 출근하던 중 발생한 교통사고에 의한 상해로 사망하였다(이하 ‘이 사건 사고’라 한다).
나. 원고의 상고이유에 대하여
1) 반소의 적법성에 관한 부분(원고의 제1 상고이유)
민사소송법 제412조 제1항은 상대방의 심급의 이익을 해할 우려가 없는 경우 또는 상대방의 동의를 받은 경우 항소심에서 반소를 제기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고, 여기서 ‘상대방의 심급의 이익을 해할 우려가 없는 경우’란 반소청구의 기초를 이루는 실질적인 쟁점이 제1심에서 본소의 청구원인 또는 방어방법과 관련하여 충분히 심리되어 상대방에게 제1심에서의 심급의 이익을 잃게 할 염려가 없는 경우를 말한다(대법원 2005. 11. 24. 선고 2005다20064, 20071 판결 등 참조).
원심은, 이 사건 반소의 주요 쟁점은 원고가 제1심에서부터 본소로써 그 부존재 확인을 구하고 있는 피고들의 원고에 대한 보험금채권 내지 손해배상채권의 존재 여부에 관한 것인데, 피고들은 제1심에서부터 원고가 피고들에게 이를 지급할 의무가 있다고 주장하였고 이에 대하여 원고는 위 각 채권이 존재하지 않는다고 반박하는 등 반소청구의 기초를 이루는 실질적인 쟁점이 이미 제1심에서 본소의 청구원인 및 방어방법과 관련하여 충분히 심리되었으므로, 이 사건 반소청구는 원고에게 제1심에서의 심급의 이익을 잃게 할 염려가 없는 경우에 해당하여 적법하다고 판단하였다.
원심판결 이유를 앞서 본 법리와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이러한 원심의 판단은 정당하고, 거기에 상고이유 주장과 같이 반소의 적법성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는 등으로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없다.
2) 구 보험업법(2020. 3. 24. 법률 제17112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구 보험업법’이라 한다) 제102조 제1항에 따른 손해배상책임의 성립 부분(원고의 제2, 3 상고이유)
가) 원심은 다음과 같은 이유를 들어, 보험설계사인 소외 1은 이 사건 각 보험계약을 모집하면서 이 사건 특약의 적용 범위 및 보험금 지급 여부를 결정짓는 중요한 사항에 관하여 고객인 피고 1이 이해할 수 있도록 구체적으로 설명하여야 하고, 피고 1에게 비운행 확인서 제출의사를 확인하거나 비운행 확인서를 피고 1에게 교부하여 망인의 서명을 받을 수 있는 기회를 부여하고 망인의 출입증 제출을 요구하는 등의 조치를 취하였어야 함에도 이러한 의무를 위반하여 이 사건 각 보험계약을 체결하게 함으로써 피고 1로 하여금 이 사건 사고에 대하여 이 사건 각 보험계약에 따른 보험금을 지급받지 못하는 손해를 입게 하였다고 판단하였다.
(1) 원고는 이 사건 특약에도 불구하고 피보험자가 울산 △구에 있는 원고의 계열사 직원으로 울산 △구 지역에 거주하며 이륜자동차로 회사에 출퇴근하는 경우에 한하여 ‘회사에 출퇴근 시 이외에는 이륜자동차를 운행하지 않는다.’는 취지의 비운행 확인서와 □□ 계열사 출입증(사원증)을 제출하여 보험계약에 가입한 경우에는 출퇴근 시 발생한 이륜자동차 교통사고로 인한 상해 및 사망 보험금을 지급하고 있다.
(2) 보험설계사 소외 1은 망인이 소외 3 회사 협력사 직원으로서 울산 △구 지역에서 이륜자동차를 이용하여 출퇴근한다는 사실을 알고 피고 1에게 ‘망인이 출퇴근 시 이륜자동차를 운전하다가 사고가 나더라도 보험금을 지급받을 수 있다.’고 하면서 이 사건 각 보험계약의 체결을 권유하였다.
이 사건 각 보험계약에 포함된 이 사건 특약에도 불구하고 이륜자동차로 출퇴근 시 발생한 사고에 대하여 이 사건 각 보험계약에 따른 보험금을 지급받기 위해서는 망인의 자필서명을 받은 비운행 확인서와 망인의 출입증을 보험청약서와 함께 원고에게 제출하여야 한다. 이는 이 사건 각 보험계약에 포함된 이 사건 특약의 적용 범위에 관한 것으로서 보험금 지급 여부를 결정짓는 중요한 사항이고 피고 1이 이 사건 각 보험계약을 체결할 것인지 여부를 결정하는 데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사항이다.
(3) 소외 1은 이 사건 각 보험계약을 모집하면서 이 사건 특약에도 불구하고 이륜자동차로 출퇴근 시 발생한 보험사고에 관하여 보험금을 지급받을 수 있는 정확한 요건에 대하여 피고 1이 이해할 수 있도록 구체적으로 설명하여야 함에도 이를 제대로 이행하지 않았다. 나아가 소외 1은 이 사건 각 보험계약 모집 당시 피고 1에게 비운행 확인서 제출의사가 있는지 확인하거나 비운행 확인서를 피고 1에게 교부하여 망인에게 서명할 수 있는 기회를 부여하고 망인의 출입증 제출을 요구하는 등의 조치를 취하였어야 함에도 그러한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
나) 원심판결 이유를 관련 법리와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이러한 원심의 판단은 정당하고, 거기에 상고이유 주장과 같이 보험금 지급요건과 보험설계사의 주의의무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거나 논리와 경험의 법칙을 위반하여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나는 등으로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없다.
3) 소멸시효의 기산점에 관한 부분(원고의 제4, 5 상고이유)
원심은 판시와 같은 이유로, 피고들은 제1심법원이 원고의 본소청구를 받아들인 2020. 5. 27. 원고로부터 이 사건 각 보험계약에 따른 보험금을 지급받을 수 없는 손해가 발생하였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고 봄이 상당하므로, 피고 1의 원고에 대한 손해배상청구권의 소멸시효는 2020. 5. 27.부터 진행한다고 판단하였다.
원심판결 이유를 관련 법리와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고의 소멸시효 항변을 배척한 원심의 판단은 정당한 것으로 수긍할 수 있고, 거기에 상고이유 주장과 같이 이유가 모순되거나 소멸시효 기산점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는 등으로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없다.
4) 책임제한에 관한 부분(원고의 제6 상고이유)
구 보험업법 제102조에 의한 손해배상책임에서 보험계약자에게 손해의 발생 또는 확대에 관하여 과실이 있거나 보험회사의 책임을 제한할 사유가 있는 경우에는 배상책임의 범위를 정함에 있어서 당연히 이를 참작하여야 하나, 과실상계 또는 책임제한 사유에 관한 사실인정이나 그 비율을 정하는 것은 그것이 형평의 원칙에 비추어 현저히 불합리하다고 인정되지 않는 한 사실심의 전권사항에 속한다(대법원 1994. 11. 22. 선고 94다19617 판결, 대법원 2012. 10. 11. 선고 2010다42532 판결 등 참조).
원심판결 이유를 이러한 법리와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이 원고의 손해배상책임을 제한하지 아니한 데에 상고이유 주장과 같이 책임제한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거나 판단을 누락하는 등으로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없다.
다. 피고 1의 상고이유에 대하여
1) 원심은 망인이 자필서명한 비운행 확인서와 망인의 출입증이 제출되어 이 사건 각 보험계약이 체결되었을 경우, 피고 1은 ① 이 사건 각 보험계약 중 월 지급형 특약을 제외한 일시금 합계 2억 5,000만 원(= 제1보험계약 1억 5,000만 원 + 제2보험계약 1억 원), ② 제2보험계약 월 지급형 특약에 따른 정기금으로 지급사유 발생일인 2017. 1. 16.부터 10년이 되는 2026. 12. 16.까지 지급사유 발생 해당일인 매월 16일에 월 지급액 200만 원 중 상속분인 3/7에 해당하는 보험금을 지급받을 수 있었을 것이므로, 원고는 피고 1에게 손해배상으로 위 일시금과 정기금 중 피고 1의 상속분에 해당하는 금액 및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고 판단하였다.
2) 그러나 이러한 원심의 판단은 다음과 같은 이유로 수긍할 수 없다.
가) 구 보험업법 제102조 제1항은 "보험회사는 그 임직원·보험설계사 또는 보험대리점(보험대리점 소속 보험설계사를 포함한다)이 모집을 하면서 보험계약자에게 손해를 입힌 경우 배상할 책임을 진다. 다만 보험회사가 보험설계사 또는 보험대리점에 모집을 위탁하면서 상당한 주의를 하였고 이들이 모집을 하면서 보험계약자에게 손해를 입히는 것을 막기 위하여 노력한 경우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다."라고 규정한다. 위 규정은 보험 모집 과정에서 보험설계사 등의 행위로 보험계약자가 입은 손해에 대하여 보험회사에 무과실에 가까운 손해배상책임을 부담하게 함으로써 보험계약자의 이익을 보호함과 동시에 보험사업의 건전한 육성을 기하고자 하는 데에 그 의의가 있다(대법원 1997. 11. 14. 선고 97다26425 판결 등 참조).
생명보험은 피보험자의 사망, 생존, 사망과 생존에 관한 보험사고가 발생할 경우에 약정한 보험금을 지급하는 내용의 보험이고(상법 제730조), 보험계약자는 보험수익자를 지정 또는 변경할 권리를 가진다(상법 제731조 제1항). 보험계약자는 피보험자의 사망 등에 관한 보험사고로 인하여 발생할 불이익에 대비하여 일정한 사고 발생 시 자신이 지정하는 보험수익자에게 보험금이 지급되도록 할 목적으로 생명보험계약을 체결한다. 따라서 보험계약자와 보험수익자가 다른 타인을 위한 생명보험에서 보험계약자는 유효한 보험계약 체결과 보험금 지급에 관한 법적 이해관계 내지 이익을 가진다. 보험설계사의 위법행위로 보험계약이 무효가 되거나 일정한 사고를 담보하지 못하여 보험계약자가 지정한 보험수익자에게 보험금이 지급되지 않은 경우 그와 상당인과관계가 있는 것으로서 보험계약자에게 발생한 손해는 보험설계사의 위법행위가 없었으면 보험계약자의 의사에 따라 정해지는 보험수익자에게 지급되었을 전체 보험금 상당액이라고 봄이 타당하다.
나) 원심판결 이유를 앞서 본 법리에 비추어 살펴본다.
피고 1은 보험설계사인 소외 1을 통해 피보험자를 망인으로 한 이 사건 각 보험계약을 체결하였다. 그런데 소외 1은 이 사건 각 보험계약을 모집하면서 이 사건 특약의 적용 범위 및 보험금 지급 여부를 결정짓는 중요사항인 보험금 지급요건 사실을 피고 1이 이해할 수 있도록 구체적으로 설명하여 피고 1로 하여금 망인이 자필서명한 비운행 확인서 및 출입증을 제출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야 함에도 그와 같은 의무를 위반하여 원고와 피고 1이 이 사건 각 보험계약을 체결하게 하였다. 그 결과 이 사건 사고의 발생에도 불구하고 피고 1이 지정한 보험수익자의 보험금청구권은 발생하지 않았다. 만약 소외 1의 의무 위반이 없었다면 피고 1이 지정한 보험수익자에게 전체 보험금 상당액이 지급되었을 것이다.
따라서 보험계약자인 피고 1은 보험회사인 원고를 상대로 구 보험업법 제102조 제1항에 기한 손해배상으로 이 사건 각 보험계약에 따른 전체 보험금 상당액의 지급을 청구할 수 있다고 봄이 타당하다.
3) 그런데도 원심은 판시와 같은 이유를 들어 원고가 피고 1에게 이 사건 각 보험계약에 따른 보험금 상당액 중 피고 1의 상속분에 해당하는 부분에 대하여만 손해배상책임을 부담한다고 판단하였다. 이러한 원심판결에는 구 보험업법 제102조 제1항에 따른 손해의 범위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
3. 결론
그러므로 원심판결 중 예비적 반소청구에 관한 피고 1 패소 부분을 파기하고, 이 부분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도록 원심법원에 환송하며, 원고와 피고 2, 피고 3의 상고 및 피고 1의 나머지 상고를 모두 기각하고, 원고와 피고 2, 피고 3 사이의 상고비용은 각자 부담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엄상필(재판장) 이흥구(주심) 오석준 이숙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