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다202228 | 민사 대법원 | 2024.02.29 | 판결
주식회사 ○○은행 (소송대리인 법무법인 세상 담당변호사 우승원 외 2인)
피고 (소송대리인 변호사 나영주)
전주지법 2022. 12. 7. 선고 2022나978 판결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전주지방법원에 환송한다.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원심판결 이유 및 기록에 의하면, 아래와 같은 사실을 알 수 있다.
가. 피고는 2015. 1. 14. 소외인에게 이 사건 아파트를 보증금 2억 3,000만 원, 기간 2015. 2. 17.부터 2017. 2. 17.까지로 정하여 임대하였다(이하 ‘1차 임대차계약’이라 한다).
나. 원고는 2015. 2. 17. 소외인에게 1억 8,000만 원을 변제기를 2017. 2. 17.로 정하여 대여하면서 이를 담보하기 위하여 같은 날 소외인과 사이에 1차 임대차계약의 보증금반환채권에 관하여 담보한도액 2억 1,600만 원의 근질권설정계약(이하 ‘1차 근질권설정계약’이라 한다)을 체결하였고, 피고는 2015. 2. 17. 위 근질권설정계약을 이의 없이 승낙하였다.
다. 피고는 2017. 2. 17. 소외인에게 이 사건 아파트를 보증금 2억 5,000만 원, 기간 2017. 2. 17.부터 2019. 2. 17.까지로 정하여 다시 임대하였다(이하 ‘2차 임대차계약’이라 한다).
라. 원고는 2017. 2. 20. 소외인과 사이에, 2차 임대차보증금반환채권에 관하여 담보한도액 2억 1,600만 원의 근질권설정계약(이하 ‘2차 근질권설정계약’이라 한다)을 체결하였는데, 위 근질권설정계약 제2조 제2항은 임대차계약의 기간연장, 갱신을 한 때에는 그 위에도 근질권의 효력이 미친다(이하 ‘이 사건 조항’이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마. 피고는 2017. 2. 20. 2차 근질권설정계약을 이의 없이 승낙하면서 원고로부터 ‘질권설정승낙서 및 임차보증금반환확약서’를 받아 서명 후 원고에게 교부하였는데, 위 서류 말미에는 "자동연장특약: 임대차계약이 만료되어 동일한 임대인과 임차인이 위 기재된 임대차내역과 동일한 임차조건으로 재계약(갱신)이 된 경우 해당 질권설정에 대한 승낙내용은 재계약된 임차기간에 동일하게 적용됩니다."라는 문구가 부동문자로 기재되어 있다(이하 ‘이 사건 특약’이라 한다).
바. 원고는 2019. 1. 22. 소외인의 통지대리인으로 피고에게, 소외인의 피고에 대한 임대차보증금반환채권(보증금 2억 5,000만 원, 임차기간 2015. 2. 17.부터 2020. 2. 17.까지)에 원고의 질권이 설정되어 있다는 내용의 질권설정통지서를 보냈고, 2019. 1. 25. 위 통지서가 피고에게 도달하였다.
사. 원고는 2019. 2. 13. 소외인과 사이에, 소외인의 피고에 대한 임대차보증금반환채권에 관하여 담보한도액 2억 1,600만 원의 근질권설정계약서(이하 ‘3차 근질권설정계약’이라 한다)를 작성하였는데, 위 계약서의 임대조건 중 임차기간은 공란으로 되어 있었고, 피고가 별도로 위 근질권설정에 승낙한 바는 없다.
아. 피고는 2019. 6. 2. 임대차계약 합의해지로 소외인에게 2019. 8. 30.까지 보증금 2억 5,000만 원을 반환하였다.
2. 원심의 판단
원심은 그 판시와 같은 이유로, 이 사건 조항 및 특약은 「약관의 규제에 관한 법률」(이하 ‘약관법’이라 한다) 제9조 제6호에 의하여 무효이고, 원고는 피고에 대한 통지 및 승낙이 없는 3차 근질권설정계약으로 피고에게 대항할 수 없으므로, 피고에게 근질권설정계약에 따른 보증금의 반환을 청구할 수 없다고 판단하였다.
3. 대법원의 판단
그러나 원심의 위와 같은 판단은 다음과 같은 이유로 그대로 수긍하기 어렵다.
가. 원고와 소외인 사이의 2차 근질권설정계약이 유효하게 성립하였고 피고가 이를 승낙한 이상 2차 임대차계약의 기간만료로 임대차보증금반환채권의 변제기가 도래한 것이고, 원고가 사전 동의한 임대차계약의 기간연장 또는 갱신으로 그 변제기가 연장될 뿐 2차 근질권설정계약이 효력을 상실하지 않으므로, 이 사건 조항 및 특약의 존부와 무관하게, 원고는 사전동의한 기간만료 후 근질권을 실행하여 피고에게 그 피담보채권액 상당의 임대차보증금의 반환을 구할 수 있다.
나. 그뿐만 아니라 약관법 제9조는 "계약의 해제·해지에 관하여 정하고 있는 약관의 내용 중 다음 각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되는 내용을 정하고 있는 조항은 무효로 한다."라고 규정하고, 같은 조 제6호는 "계속적인 채권관계의 발생을 목적으로 하는 계약에서 그 존속기간을 부당하게 단기 또는 장기로 하거나 묵시적인 기간의 연장 또는 갱신이 가능하도록 정하여 고객에게 부당하게 불이익을 줄 우려가 있는 조항"을 들고 있다. 소외인의 특정대출금 및 그 이자채무에 관한 근질권설정계약 또는 그에 대한 피고의 원고에 대한 승낙은 계속적 채권관계의 발생을 목적으로 하는 계약으로 보기 어려우므로, 이 사건 조항 및 특약이 약관법 제9조 제6호의 적용대상이 된다고 볼 수 없다.
다. 근질권설정계약이 유효하게 성립한 후 임대차계약이 기간연장 또는 갱신된 경우 기존 임대차보증금반환채권에 근질권의 효력이 미치는 데 계약당사자의 추가적 합의나 제3채무자의 동의나 승낙이 필요하다고 볼 수 없어, 이 사건 조항 및 특약으로 피고의 제3채무자로서의 지위가 불리하게 변경된다고 볼 수도 없으므로 이를 고객에게 부당하게 불이익을 줄 우려가 있는 조항으로 볼 수도 없다.
그런데도 원심은 이 사건 조항 및 특약이 약관법에 따라 무효라고 보았을 뿐 아니라 3차 근질권설정계약에 유효한 통지나 승낙이 없다는 이유로 원고가 피고에게 근질권설정계약에 따른 보증금의 반환을 구할 수 없다고 판단하였다. 원심의 판단에는 근질권설정계약의 효력이 미치는 범위, 약관법 제9조 제6호에 관한 법리 등을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
4. 그러므로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게 하도록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오경미(재판장) 김선수(주심) 노태악 서경환